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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NSW 주 선거에서 어번 지역구 자유당 후보로 출마했던 강 크리스티나 후보.

 

2019년 NSW 주 선거가 막을 내렸다. 지난 8년간 자유-국민 연립에 정권을 내주었던 노동당이 절치부심했지만 박빙으로 예상됐던 유권자 표심은 자유당으로 더 기울었다. 마이크 베어드(Mike Baird)의 뒤를 이어 총리 자리에 오른 뒤 첫 선거를 주도한 베레지클리안(Gladys Berejiklian) 주 총리는 NSW 주 선거 사상 최초로 선거를 통해 선출된 여성 주 총리라는 기록을 가져갔다.

그리고 시드니 한인 커뮤니티에서도 하나의 기록(?)이 더해졌다. NSW 주 선거에 한인사회에서는 처음 나온 여성 후보(자유당) 강 크리스티나씨는 주 선거를 앞두고 큰 관심을 받았다.

전통적 노동당 텃밭이며, 그런 만큼 다른 정당에서 선뜻 후보로 나서기를 주저하는 어번 지역구(Auburn Electorate)에서 NSW 자유당의 지명을 받아 출마한 강 후보는 이 지역에서 36.20%의 지지(14,315표 획득)를 끌어냈다. 당선자인 노동당 린다 볼츠(Lynda Voltz. 19,871표, 50.20%)와의 표 차이도 5,556표로 좁혀 놓았다. 이는 근래의 선거에서 자유당이 어번 지역구에서 거둔 가장 성공적인 득표였다.

선거 후 개표가 시작되고 중반까지만 해도 강 후보는 40% 지지를 넘겨 노동당을 긴장하게 만들었으며, 이를 중계하던 한 방송사는 “Too close to call”이라며 강 후보가 NSW 자유당에 자신감을 주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자유당 헤드오피스에서도 강 후보의 선전을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처럼 높은 득표가 순전히 강 후보의 노력에서 비롯된 것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선거 캠페인이 시작된 후 지난 6주간 강 후보는 아침 6시부터 저녁 7시까지 지역구를 돌고 7시 이후에는 어번 지역구 90여 커뮤니티 단체 관계자들과의 만남을 이어왔다. 노동당 볼츠 후보보다 많은 자원봉사자를 끌어들였으며, 자유당의 다른 지역구 후보들보다 10배 많은 홍보물을 지역민들에게 직접 배포했다. 한인 동포뿐 아니라 다양한 소수민족 캠페이너들이 강 후보를 지원한 것 또한 주목할 만하다. 지역구를 위한 그의 진정성에 이 지역 90여 소수민족 그룹이 한 마음으로 지지를 보내고 선거 캠페인에 동참했다.

선거 결과는 아쉬운 점이 있지만 강 후보의 선전은 한인사회에도 교훈을 남겼다. 한인 이민 반세기를 넘도록 높은 문턱이었던 정계 진입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준 것, 그 목표를 설정하고 노력하면 좋은 결과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 지역을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다문화 커뮤니티와의 지속적인 교류가 필요하다는 것, 여기에다 이제까지 행동으로 구체화되지 않았던 한인사회의 정치적 파워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 등으로 정리할 수 있을 듯하다. 사실 이번 강 후보의 캠페인에는 많은 한인 봉사자들이 참여했다. 반면 조직력에서는 노동당에 밀렸다는 분석이다. 물론 선거를 준비하는 후보 개인의 역량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특정 개인을 떠나 한인사회 정치인을 배출하는 일에 커뮤니티 차원의 기반이 있다면 그 문턱을 낮출 수 있음은 분명할 듯하다. 굳이 정계 진입이 아니더라도, 승원홍 전 한인회장의 지적처럼 이런 주요 선거에서 한인 커뮤니티가 메이저 정당을 상대로 ‘빅딜’을 추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주 화요일(26일) 저녁, 기자와 만난 강 후보는 “이번 선거를 위해 긴 시간을 할애해 준 한인 봉사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집권 여당인 자유당 최고 권력자가 특정 커뮤니티의 종교기관을 찾아 엄청난 기금을 직접 전달하는 것을 지켜보았다”고 말했다. 자유당 2명의 프론트벤처가 한인회관에서 ‘향후 4년간 한인사회 다문화 행사에 7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라는 조건부 약속과는 크게 다른 특정 커뮤니티의 유권자 파워를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다는 것이었다.

이번 선거에서 강 후보는 NSW 자유당이 직접 지명한 후보였다. 지명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연방 자유당 최장기간 의원직을 역임한 필립 러독(Philip Ruddock) 전 이민부 장관(현 혼스비 시장)을 비롯해 당내 내로라하는 5명의 정치 인사를 마주한 채 2시간 가까운 인터뷰 과정을 거쳤으며, 똑같은 심사를 받은 다른 2명 등 3명의 후보 가운데 선택된 것이었다. 그만큼 개인적으로는 ‘준비된 역량’을 인정받았다. 다만 캠페인 과정에서의 조직력 부분은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그런 점에서도 커뮤니티 차원의 지원 단체가 필요하며, 이는 한인 젊은이들이 정치에도 발을 들이는 기회이자, 이런 이들을 육성하는 장이 될 것이다.

어쩌면 강 후보는 이런 부부들에 대한 ‘길닦이’ 역할을 잘 수행했다고 할 수 있다. 4년 후(현재 NSW 자유당에서는 강 후보에 강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에는 보다 많은 한인후보가 나오고 조직적 차원에서 이들을 지원하는 커뮤니티의 힘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그것이 한인 공동체 발전의 기반이라는 점에서이다. 게다가 이런 시스템이 구축되었을 때 ‘누군가 앞장서면 엉뚱한 말 만들어내 맥 빠지게 하는, 동포사회 일각의 어처구니없는 행위’들도 바로 이런 기반에서 청산할 수 있을 터이므로.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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