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밴쿠버 한인사회의 중심지인 한인타운에는 한인들이 선호하는 아파트들이 40년 넘은 아파트에서 갓 지어지는 아파트까지 다양한 형태로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고 있다.(밴쿠버 중앙일보 DB)
10년 평균의 절반 수준
모든형태주택 가격 하락
적체 매물도 크게 증가
메트로밴쿠버의 주택시장이 뚜렷하게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주택 가격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춰지지 않는 한 해결되지 않을 모양세다.
메트로밴쿠버부동산협회(Real Estate Board of Greater Vancouver. REBGV)가 2일 발표한 3월 주택거래 동향을 보면 총 1727건이 이루어져 작년 3월의 2517건보다 31.4%가 줄어들었다. 2월보다는 16.4%가 늘어났지만 지난 10년간 3월달 평균주택 거래량에 비해서는 거의 절반 수준인 46.3%나 낮은 수준이다. 이는 1986년 이후 3월로는 가장 적은 거래로 기록됐다.
REBGV의 애슬리 스미스 회장은 "주택 수요가 현재 경기 성장세나 낮은 실업률과 잘 맞지 않는 모양세"라며, "이런 현상은 지난 3년간 각 단위 정부가 새로운 세금을 도입하고 대출을 규제하면서 생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런 스미스 회장의 주장은 밴쿠버가 최근 소득 대비 주택가격을 비교해 전국 최고로 과도하게 주택가격이 형성됐다는 연구결과에 대해서는 전혀 인식을 하지 못한 채 대출만 받을 수 있으면 주택을 살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세계적으로 중국의 부동산 투기자금이 압박을 받으며 세계 많은 도시들이 주택거래 정체와 가격 하락세를 보인다는 관련 기사와도 배치되는 얘기만 늘어놓았다.
스미스 회장은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주택 수요자가 구매를 연기할 뿐 구매는 이루어진다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주택 가격이 정상적인지에, 어떻게 하면 주택여유도 우려를 해결해 실 수요자들이 주택을 살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메트로밴쿠버의 주택시장이 붐을 이루던 지난 4-5년간 많은 한인 리얼터들이 비거주 중국계 부동산 구매자에게 높은 가격에 한인들이 소유한 주택들을 팔아 주었지만, 결국 이후 투기자들끼리 더 높은 주택가격으로 거래를 해 올려 놓으며 한인들은 자신이 판 주택이 다시는 살 수 없을 정도로 비싸지는 것을 목격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곽지대로 내몰리듯 이사해야 했다.
또 그 파장으로 밴쿠버나 버나비 그리고 심지어 코퀴틀람 등에서 더 이상 주택을 구매할 한인도, 팔 한인도 없어지면서, 한인 리얼터들 중 상당수가 작년말부터 올해까지 단 한 건도 중계를 하지 못하고 있다.
많은 한인 리얼터들은 실수요자들이 주택을 살 수 있는 정적한 가격대로 주택가격이 빨리 조정이 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밴쿠버의 Multiple Listing Service® (MLS®)에 올라온 주택매물 수는 1만 2774채로 작년에 비해 52.4%나 늘어났다. 3월에만 총 4949 건의 새 매물이 등록돼 3월 거래량보다 2.5배 가량 늘어나 2월에 비해 총 매물 건 수도 10.2%가 늘어났다.
3월 전체주택 매물 대비 거래 비율에서 13.5%로 10채가 매물로 나오면 1채가 조금 넘게 거래 되는 것으로 나왔다. 주택형태별로 보면 단독주택은 9.4%로 10채가 매물로 나오면 한 채가 겨우 팔리고, 타운하우는 15.9%로 1.5채가 그리고 아파트는 17.2%로 2채가 채 못 팔리는 상황이다.
MLS® Home Price Index에 의한 메트로밴쿠버의 주택 가격은 101만 1200달러이다. 이는 작년 3월에 비해 7.7%가 하락한 수준이며 전달에 비해서도 0.5%가 떨어졌다.
단독주택은 143만 7100달러로 전년에 비해 10.5%, 전달에 비해 0.5%, 아파트는 5.9%와 0.5%, 그리고 다세대는 6%와 0.7% 각각 하락했다.
그 동안 주택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아파트도 상승세가 꺾인 모양세다.
주택 거래량에서도 아파트는 3월에 총 873건이 성상돼 작년 3월 1349건보다 35.3%가 감소했다. 다세대도 325건으로 27.1%가 줄었으며, 단독주택은 529건으로 26.7%가 줄었다. 결국 가격 뿐만 아니라 거래 건 수도 모든 주택형태에서 똑같이 나타나는 양상이다.
밴쿠버 중앙일보 표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