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roh=황룡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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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친구부부, 원주 선배부부와 함께 춘천 선배네 집에 모여 길 떠나는 설레임에 수다가 길어졌다. 청춘인 아이들을 모두 세상에 내놓은 初老(초로)의 健脚(건각)들이 그 아이들에게 평화로운 세상을 넘겨줘야 한다는 걸음일텐데 정작 청춘들은 평화를 생각할 만큼 평화롭지 못하고 바쁜듯싶다.

 

화천으로 해서 평화의 댐으로 가는 길은 분단의 역사만큼 심했던 굴곡을 지나는 듯, 굽이 굽이 산은 높고 골이 깊었다. 연록과 어우러진 산벚의 흰 꽃은 푸르름이 지배하는 산의 단조로움을 경계하는지... 소풍가기 참 좋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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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댐ᆢ 한반도의 평화를 결코 원치 않던 전두환 군부독재 정권이 국민을 기만하며 권력 유지를 위해 대국민 협박용으로 지었던 댐의 이름 앞에 평화를 갖다 붙인 건 아이러니다. 그 댐 위에 평화를 외치려 모인 인파는 벌써 식전 행사를 마치고 자신의 위치를 찾아 움직이고 있었다.

 

우리는 개인 지원자들이라 '공갈댐' 아래로 배정된 D지역의 길로 내려갔고, 어린 아이에게 오늘을 기억하게 보여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과 나들이가 좋은 강아지까지 평화를 위해 모인 마음들은 이미 평화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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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높은 콘크리트 댐 위로 단체 참가자들의 줄지어 선 띠잇기 모습들이 감동으로 보이고, 발틱 3국의 독립을 위한 띠잇기와 우리의 평화를 위한 띠잇기는 절박함의 무게는 다를 수 있겠으나 억압과 단절을 극복하려는 평화를 추구하는 같은 마음이리라 생각했다.

 

손잡기는 한 곳에 집중되어 모이는 행사가 아니기에 전체가 통일된 의식을 진행할 수 없었다. 단체는 오가는 과정에서 그 의미를 더하고 공감으로 연대할 수 있겠으나 개인 참가자들은 다소 행사 뒤 허무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평화선언문을 낭독하기는 여의치 않았고 아쉽지만 '평화통일 만세삼창'으로 허무함을 달랠 수 밖에 없었다. 다시 또 이런 행사를 하게 되면 참고할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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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 오는 길, 선배가 강집되어 군생활 하던 양구의 대암산 정상 용늪이 있는 곳에 들러 보려 올라갔다. 방문 예약 신청을 해야 된다는 것을 확인하고 내려오는 길 가에서 37년 전 상병이던 그가 등짐으로 시멘트를 날라 지은 벙커를 발견하곤 잃어버린 청춘을 찾은 듯 선배는 감격했고 처음 듣는 그의 군생활 얘기도 저녁 식사 메뉴의 일부로 오늘은 오래 기억 될 것이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룡의 횡설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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