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들에게 동물 생명 윤리 경각심 환기
▲홍콩과학박물관의 디지털화면과 3D 기술을 이용한 가상수족관이 운영 중이다.(사진=scmp)
홍콩 과학 박물관은 멸종 위기에 놓인 고래와 돌고래를 디지털 화면과 3D 기술을 이용해 형상화해 방문객들이 실물과 동일한 동물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는 특별 전시를 선보였다. 이번 전시는 과학박물관과 홍콩 돌고래 보존 협회가 연계하여 주최한 특별 전시로 방문객들에게 야생 동물의 생명 윤리와 동물 보호 인식의 중요성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19일(금), 홍콩 과학 박물관에서 부활절 연휴 기간 동안 디지털 화면을 통해 만든 가상 수족관에서 5가지 종류의 고래와 돌고래를 선보였다. 3D 실물크기의 고래와 돌고래들이 화면에서 나타나면서 방문객들은 야생현장을 가지 않더라도 포유동물과 상호 교류하고 공부할 수 있다.
이번 전시를 설치한 디지털 기술 개발 회사 라이트애니멀(LightAnimal)은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설치 전시가 인공적인 사육 공간인 동물원과 수족관을 대체해서 궁극적으로 동물들이 야생에서 보존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번 홍콩 전시를 통해 해양 생물의 생명 윤리 중요성을 보여줌으로써 관람객들에게 해양 생물들이 멸종되지 않도록 보호해야한다는 경각심을 환기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한다. 이렇게 조금씩이나 인식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물보호가들은 야생의 동물들을 인공 서식지인 동물원과 수족관에서 사육하는 것은 동물들에게 정신 신체적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라이트애니멀은 2006년에 설립된 이후 미국, 영국 등 다양한 나라에서 이러한 전시를 설치했지만 홍콩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홍콩 전시에서 멸종 위기에 놓여 야생에서조차도 만나보기 어려운 다양한 해양 생물들을 3D로 재현했다. 전시된 5종은 혹등고래, 범고래, 긴부리 돌고래, 인도 태평양 혹등고래 그리고 ‘기능적으로 멸종’된 양쯔강 돌고래 등이 전시된다. 특히 양쯔강 돌고래와 인도 태평양 혹등고래는 홍콩과 중국 양쯔강에서 서식하는 멸종 위기 동물로 이번 홍콩 전시를 위해 특별 제작되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수력 발전 프로젝트 인 삼협댐을 포함해 양쯔강 주변의 오염, 남획, 도시화 등 이유로 위기에 처해졌다. 양쯔강의 여신이라고 불리는 양쯔강 돌고래는 2002년에 마지막으로 관찰된 이후 오랜 시간동안 야생에서 발견되지 못하면서 2006년에 ‘기능적 멸종’으로 선언되었다. ‘기능적 멸종’ 동물이란 단 한 마리 혹은 몇몇 늙은 개체만 살아있을 뿐, 새로운 개체가 태어나지 않는 멸종 위기 동물을 말한다. 인도 태평양 혹등고래의 경우, 2017년 4월에서 2018년 3월 사이 단 47마리만이 관찰되어 역사상 최저 개체수로 집계되었다.
돌고래 보존 협회의 15명 회원과 자원 봉사자팀이 전시장에서 야생 동물들의 습성과 이들이 직면해 있는 위협에 대한 이야기를 해설할 예정이다.
라이트애니멀은 천장에 설치된 CCTV를 통해 방문객이 그래픽 화면과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모니터링하고 제어실에서 동물들의 움직임을 조작한다. 예를 들어, 방문객이 돌고래 앞에서 제자리 돌기를 하면 화면 속 돌고래도 이에 대답하듯 똑같이 제자리 돌기를 한다.
돌고래 보존 협회는 “이번 전시가 관람객들에게 동물을 가둬서 사육하는 생명 윤리에 대한 생각을 시작할 수 있는 중요한 전시가 될 것이다. 미국에서는 동물 생명 윤리에 대한 인식과 논쟁이 일찍이 논의되어왔지만 홍콩을 포함해 아시아에서는 동물 생명 윤리 인식이 높지 않았다. 우리는 첨단 기술을 이용해 아이들에게 교육의 장소뿐만 아니라 인기 관광 명소를 제공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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