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마다 자녀 두고 중국갈 수 밖에 없는 중국인 편모
홍콩인 남편의 사망, 이혼등으로 One-way 비자발급 어려워
▲Sham Shui Po 지역 사회기구 (Society for Community Organization)가 주최한 기자 회견에서 중국출신편모 자녀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사진=scmp)
부활절을 맞이해 홍콩 비영리인권단체인 소코(SoCO)는 홍콩 내 중국 출신 편모와 자녀들이 홍콩에서 비자 걱정 없이 거주할 수 있도록 홍콩 정부가 원웨이 홍콩 이주비자(one-way permit) 발급 권한이 강화되도록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원웨이 홍콩 이주 비자는 중국인이 홍콩에서 영구적으로 살 수 있도록 허가하는 비자로, 중국 당국의 관할이다.
중국 본토 출신의 41세 편모 팽(Feng)씨는 8살 아들을 혼자 친척에게 맡겨두고 홍콩을 떠나야할 때면 아들 걱정에 눈물이 난다. 6년 전 홍콩인 남편과 결혼한 팽씨는 남편과의 이혼 이후 자신의 홍콩 비자를 갱신하기 위해 3개월마다 고향인 중국 광둥성 샨웨이(Shanwei)에서 열흘에서 보름정도 머물러야 한다. 다행히 홍콩에 친척이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ADHD와 난독증을 앓고 있는 아들을 두고 맘 편히 떠나있을 수가 없다. 그녀는 홍콩 정부에게 “내가 막다른 길에 내몰려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극단적 선택을 할 때까지 가만히 보고만 있을 것이냐”며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위해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국인 편모에게 자라는 200명이 넘는 어린이들을 돌보고 있는 소코는 “지난 10년 동안 홍콩 정부를 통해 우리 단체가 신청한 약 200건 비자 신청 중 단 100건만이 원웨이 비자가 나왔다. 우리는 홍콩 정부가 이러한 여성들의 처치를 고려해 이들에게 비자를 발급할 수 있는 더 많은 권한을 부여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안국 대변인은 2018년 말 기준 소코를 통해 접수된 중국인 편모 비자 신청 건수는 184건이며 그중 100여명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원웨이 비자를 받았고 나머지 신청자들은 홍콩에 장기 거주가 가능한 1년 복수 비자를 받았다고 전했다. 소코와 같은 단체가 아닌 개인이 직접 이민국에 도움을 요청한 경우에도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중국 당국에 신청인들이 처한 상황을 설명하는 등 중간에서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원웨이 비자는 쿼터제로 일일 최대 150명까지만 발급이 된다. 그러나 지난 8년간의 통계를 보면 일일 평균 발행된 원웨이 비자는 125개였으며 즉 약 7만 3천 건의 비자가 발급될 수 있었음에도 낭비되고 있다.
팽씨는 결혼 실패로 복잡한 처지에 놓였다. 외도한 남편과의 이혼 이후 남편이 자신의 원웨이 비자 신청에 필요한 서명을 거부하면서 3개월 비자로 홍콩에 머물 수가 없게 됐다. 그녀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취업 비자이지만 ADHD와 난독증을 앓고 있는 아들을 두고 취업전선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다.
그녀는 “아들은 세심한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아이이다. 비자 갱신으로 열흘씩 떠나 있을 때면 방황을 해 감정 컨트롤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난다”고 말했다. 하는 수 없이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성인이 되어 자신의 스폰서가 되어 원웨이 비자를 신청해줄 때까지 3개월마다 중국을 오가야 한다.
소코가 작년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팽씨와 같은 가정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일반 가정의 아이들보다 중증 우울증에 앓을 확률이 5배가 높았다.
팽씨의 아들은 “나의 부활절 소원은 엄마가 더 이상 비자 때문에 나를 떠날 필요 없이 함께 사는거다”며 팽씨 모자씨는 홍콩 정부에게 ‘삶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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