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음악이 생 마르탱 운하에 별들이 내려 앉아 춤을 추는 밤에 재즈를 만났다.
한국의 전통음악과 서양음악이 경계를 허물고 만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의 대금 연주자 이아람과 프랑스의 플루트 연주자 죠슬렝 미에니엘(Jocelyn Mienniel)의 만남이 이미 있었기 때문이다.
재즈 가수 나윤선씨의 소개로 둘은 이미 한국과 프랑스에서 협연 공연을 했었다. 지난 2015년 12월 18일에 파리 뿌야 문화원 (Centre Culturel Pouya)에서 공연은 두 사람만의 협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아랍의 전통악기인 다프와 하모니카도 함께 연주한 즉흥 재즈 공연이었다.
파리 뿌야 문화원은 생 마르탱 운하 근처에 있는 이란 문화원이다.
전통악기로 연주하는 즉흥 재즈와 마임의 만남
이번 콘서트는 음악 프로젝트 W&S 의 일환으로 이아람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프랑스 재즈 플루티스트 죠슬랭 미에니엘(Jocelyn Mienniel)과 듀오를 구성, 국악과 재즈의 환상적인 공연과 이색적인 아랍의 악기와 우리에게 친숙한 하모니카가 조화를 이루는 공연이었다.
1부에는 4명의 뮤지션이 듀엣 혹은 네 명의 연주자들이 호흡을 같이 하며 전통음악과 현대음악이 빚어내는 즉흥성의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특히 이아람과 죠슬렝이 꾸미는 무대는 국악과 양악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아름다운 조화를 통해 색다른 음악세계의 접점을 보여주는 놀라운 연주였다.
보통 대금과 가장 닮은 악기가 플루트라고 한다. 두 악기는 목관과 금관이라는 재료에서부터 소리가 다른 듯 하면서도 서로 닮은 악기로, 두 연주자의 연주에 따라 묘한 앙상블을 이루며 듣는 이의 가슴에 깊은 파장을 일으켜 관객의 숨소리마저 음악의 선율에 전율케 했다.
2부는 마임 연출가 김원이 이끄는 마임배우와 연주자들이 관객들로부터 받은 프랑스어 단어에 맞추어 즉흥연주에 마임배우들이 즉흥 마임을 펼치는 무대였다. 즉흥적으로 연기하고, 연주를 한다는 것이, 그것도 서로가 하나의 테마로 순간 묶일 수 있다는 것이 힘들고 어려운 일인데 무대의 8사람은 미리 리허설을 한 것처럼 프로로써의 기량을 맘껏 펼치는 환상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이에 관객들은 연주자와 마임주자들이 펼치는 퍼포먼스에 매번 환호와 감동의 박수갈채를 아낌없이 보내며 공연을 즐겼다.
대금 연주자 이아람은?
이 공연을 이끈 이아람(35세)은 한국에서는 물론 프랑스에서 전통음악에 새로운 장르와의 협업을 통하여 새로운 음악을 추구하며 활동 영역을 꾸준히 넓혀가는 젊은 음악가이다. 그의 다양한 장르와의 협업을 통한 즉흥 연주와 작곡은 다른 음악가들과 음악적 영향을 서로 주고받으며 예술적 영감을 통해 자신의 음악적 세계를 구축하는 음악 탐험가이자 모험가인 것이다.
대금 연주자인 이아람이 서양 악기인 플루트 연주자인 죠슬랭 미에니엘을 만나게 된 것은 2013년 재즈가수 나윤선씨의 소개였다. 죠슬랭은 클래식과 재즈를 넘나드는 플루트 연주자로 세계 민속음악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두 사람은 처음 소개 받은 자리에서 내리 5시간동안 호흡을 맞추며 연주를 했다.
이 때 이아람은 플루트 소리가 대금 소리와 닮았다고, 죠슬렝은 이아람의 대금연주가 플루트를 연상시키다며 서로의 악기는 다르지만 악기가 내는 소리는 닮았다는 것에 뜻이 일치했고, 서로의 음악세계를 존중하는 자리가 되었다. 곧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서울에서 협연 공연으로 이어졌고, 파리에서도 즉흥 음악을 펼치며 네 번의 공연을 함께 하며 이번 공연으로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
이아람은 제18회 동아국악콩쿠르 일반부 금상, 제3회 PADAF 대상(작품 ‘나비가루’:연출 임선경/안무 박수정/음악 이아람), 2013 서울 국제 안무 페스티벌(SCF) Grand Prix (작품 ‘자’:안무 김재승/음악 이아람) 수상, 2013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차세대예술인력육성사업 (AYAF) 선정, 2014 이아람 다섯번째 독주회 '살아가다 2014' : 국립국악원 우면당 공연, 2015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국제교류중기프로젝트 - 한, 불 프로젝트 'Wood & Steel' 선정, 2015 여우락페스티벌 '믹스 & 매치' <Wood & Steel> :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 했다. 현재 음악그룹 나무의 대표이자, 한국음악앙상블 바람곶의 멤버이며, 월드뮤직밴드 Black String 멤버로, 다국적극단 UnikaJi의 음악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이런 활동을 통해 그는 전통의 깊은 맛을 현대음악에 녹아내는 작업으로 동시대성을 추구하며 악기가 낼 수 있는 음향과 음색의 한계를, 창의적인 상상력의 한계를 넓혀가는 중이다. 그의 몇 년 사이의 행보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전통 음악의 경계를 넓히고 다양한 분야와 협연을 하며, 전좌석 매진이라는 대중적인 성공과 음악적 성공을 거두며 아우토반을 질주하듯 거침없는 대금연주자 이아람의 2016년 봄 파리공연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위클리 / 조미진 chomijin@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