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여론의 반발에 직면했던 연방정부의 시민권 취득 요건 강화 계획이 백지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퀸슬랜드 주의 쿠리어 메일은 “연방정부가 호주식 가치관 증진과 국내 일자리 보호의 명목을 내걸고 추진했지만 거센 여론의 반대에 맞닥쳤던 호주시민권 취득 요건 강화 계획을 사실상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연방정부는 시민권 신청을 위한 영주권자들의 대기기간 연장 및 영어 실력 입증 등 시민권 취득 요건 강화조건을 추진해왔으나 거센 여론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수위를 낮춰왔다.
연방정부는 당초 시민권 취득을 위한 영어실력조건으로 해외유학생의 대학입학 수준인 IELTS시험의 6점을 요구하기로 방침을 세웠으나 상원에서 법안이 부결되자 5점으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정부는 또 시민권 신청자가 IELTS 시험에 3차례 떨어질 경우 마지막 시험을 치른지 2년 동안 시험 응시 유예 조치를 취한다는 조건도 내세웠으나, 이 조건 역시 이미 유야무야된 것으로 쿠리어 메일은 보도했다.
즉, 이미 3차례 시험에 떨어진 신청자들의 재응시가 허용됐다는 것.
이민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8만5267명이 시민권 시험에 응시했으나 4807명이 20문항의ㅏ 4지 선다형 필기시험에서 불합격 처리됐고 3381명이 합격처리됐다. 이 가운데 1213명이 앞서 3차례 불합격됐던 신청자로 파악됐다.
연방정부는 올해 초까지도 “시민권 취득 요건 강화법을 반드시 관철시킬 것”이라는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쿠리어 메일의 보도에 대해 데이비드 콜먼 이민장관은 “정부는 향후 인구정책과 관련해 지난 3월 청사진을 발표했고 여기에 맞춰 향후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며 직답을 회피했다.
콜먼 장관은 “정부는 시민권 취득 요건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수렴할 것이며 호주시민이 될 각오가 돼 있는 이민자들에게 최대한의 기회를 부여한다는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표적 이민자단체인 연방소수민족협의회(FECCA)는 “연방정부의 시민권 취득 요건 강화법 추진 계획 포기 움직임을 적극 환영한다”는 반응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