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비용·정치적 복잡성’등의 이유 들어
▲ 홍콩주둔 PLA 군인들은 홍콩이 영국령에서 중국 주권으로 돌아온 후부터 홍콩에 주재하고 있다. (사진=scmp)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가 격화되면서 중국 중앙 정부가 중국 인민해방군(PLA)를 홍콩 투입 가능성 여부가 큰 논쟁이 되고 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군사 투입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군사 투입에 대한 논평이 온오프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24일(수)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국방백서 발간 기자회견에서 21일(일)에 발생한 일부 급진 시위자들의 중앙인민정부 홍콩특별행정구 연락판공실(연락사무소)을 공격한 사건에 대하여 “홍콩과 중국의 주군법에 명확하게 명시됐듯이 사회질서 유지를 위해 홍콩 정부의 요청에 따라 PLA 투입이 가능하다. 중국정부는 홍콩의 사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 21일 급진 시위자의 중국홍콩연락사무소 공격은 중앙 정부의 권위와 일국양제에 도전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홍콩 기본법 제 14조와 제 18조에 따라, 홍콩 내 PLA 군대의 주둔 및 개입이 법적으로 가능하다. PLA 군대 투입이 합법적이나 전문가들은 천문학적 정치적 비용과 정치적 복잡성을 감안할 때, 군대 투입의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한다.
심지어 중국 민족주의 신문인 글로벌 타임즈(Global Times)도 ‘막대한 정치적 비용’과 ‘극심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PLA 군대 투입에 반대했다. 글로벌 타임즈는 “PLA 군대가 홍콩 시위와 폭동을 진압한다면 그 후폭풍은 더 커 질것이다. PLA 개입으로 인한 국제 사회적 비난과 홍콩 시민들의 격렬한 반발이 이어질 것이다”고 경고했다. 홍콩에 주둔하고 있는 PLA 군대는 국가 주권의 상징일 뿐 홍콩의 법과 질서를 지키기 위한 부대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홍콩 및 마카오 중국학 협회 또한 PLA 군대 투입은 “오히려 사태를 자극하고 시민들의 저항과 반란을 일으켜 유혈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PLA 군대 투입은 ‘홍콩인이 홍콩을 통치하는 고도 높은 자치권 보장’ 원칙을 무너트릴 것이며 최후 수단으로만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마지막으로 민주주의 시위 진압을 위하여 PLA 군대를 투입했던 것은 1989년 6월 4일 천안문 사태였으며, 이 사건은 수십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국제적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외교정책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래리 워트젤(Larry Wortzel)씨는 “중국 정부는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1989년 PLA 군대를 투입했던 것은 실수였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후 대규모 민주주의 시위가 있을 때면 PLA 군대가 아닌 인민무력경찰(PAP) 또는 공안국(PSB)를 투입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가능한 홍콩 사태에 대하여 PLA 군대 투입을 피할 것이다”고 말했다. 래리 워트젤씨는 오랫동안 PLA 군대를 관측해왔으며 30년 전 천안문 사태를 목격한 자이다.
리앙 윈샹(Liang Yunxiang) 북경대 국제정치 전문가 또한 홍콩에 PLA 군대를 투입하는 것은 국제사회적 질타와 압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홍콩 일국양제 체제가 보장되지 못할 경우 오랜 기간 홍콩을 통치했던 영국 정부가 가장 혹독하게 질타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또한 중국 정부의 정책적 태세 변화는 홍콩이 국제금융허브로써의 지위를 잃고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의 홍콩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의회는 1992년 홍콩이 무역·경제적 자치권을 보장하는 미국-홍콩 정책 법안을 언급하며 중국 정부는 홍콩 사태에 대하여 매우 조심스럽게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첸 다오인(Chen Daoyin) 정치전문가는 “중국은 홍콩을 외부 세계와의 개방 통로로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홍콩에 중국군을 배치한다면 이는 중국이 세계와의 문을 닫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워트젤씨는 시위대 또한 선을 지키지 못한다면 중국 정부의 군사 개입을 유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최악의 경우, 시위대가 PLA 주둔지나 전초기지까지 공격한다면 시설을 방어하기 위해 군사적 대응이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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