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로의 출퇴근이 가능하며 한적한 삶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이주하는 트리체인저(trechanger)들이 늘어난 것은 최근 수년 사이의 일이다. 여기에는 시드니의 높은 주택가격도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NSW 유명 타운의 주택가격은 대도시와 버금갈 정도로 상승한 곳도 있다. 사진은 바이런베이 인근의 레녹스헤드(Lennox Head) 해변
비싼 시드니 집값 피해서 이주... 교외 인근 지역들 새로이 주목 받아
NSW 북부 해안의 바이런베이(Byron Bay)에서 남부 보랄(Bowral)까지, 시드니 외곽의 일부 크고 작은 도시들이 최근 수년 사이 전원생활을 선호하는 트리체인저(treechanger- 도시를 떠나 녹색 숲이 있는 지방으로 이주하는 사람들) 또는 씨체인저(seachanger)들로부터 크게 주목 받고 있다.
시드니의 높은 주택가격으로 인해 출퇴근 거리가 멀어지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인근 교외에 내 집을 마련하고 또 한적한 삶을 즐기려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비교적 거리가 가까운 교외들 가운데는 중간 주택가격이 시드니에 버금가는 곳도 있다.
이런 이유로 순전히 ‘트리체인지’를 원해 지방으로 이주하려는 이들은 조금 더 먼 곳으로 눈을 돌리기도 한다. 비록 유명 타운에 비해 문화적 특성이 뒤처지기는 하지만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저렴한 주택가격은 이를 충분히 상쇄하기 때문이다.
최근 부동산 정보회사 도메인(Domain)은 도시 거주자들이 주목하는 시드니 인근 5개 지역의 주택가격과 입지조건들을 상세히 풀이해 눈길을 끌었다. 시드니 한인 트리체인저들을 위해 이 기사를 정리, 소개한다. [편집자 주]
시드니 및 브리즈번(Brisbane)에서의 이주가 늘면서 바이런베이(Byron Bay)의 주택가격이 크게 상승함에 따라 인근 타운인 레녹스헤드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많아졌다. 바이런베이에서 21킬로미터 거리의 이곳은 아름다운 해변과 자연 풍경으로 최근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 Lennox Head
NSW 북부, 노던리버스 지역(Northern Rivers region)의 레녹스헤드(Lennox Head)는 바이런베이(Byron Bay) 남쪽에 자리한 해안 타운이다. 바이런베이의 주택가격이 최근 수년 사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한적한 해안 타운으로 이주하려는 시드니 및 브리즈번(Brisbane) 거주자들이 바이런베이의 대안으로 선택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깨끗한 모래 해변과 서핑 장소이기도 한 레녹스헤드의 아름다움은 이제 비밀이 아니다. 그 동안은 북쪽으로 불과 21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바이런베이의 명성으로 빛을 보지 못했으나 보다 작은 타운이면서 멋진 해변과 아름다운 풍경을 가진 이곳이 최근에 주목받으면서, 시드니에서 먼 지방 타운임에도 중간 주택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이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부동산 회사 Elders Real Estate Lennox Head의 마이클 킹(Michael King) 에이전트에 따르면 현재 레녹스헤드의 중간 주택가격은 84만5천 달러이지만 가격대가 매우 다양하다. 지난해 8월, 벌리나 스트리트(Ballina Street) 상의 한 주택은 380만 달러에 매매됐다. 하지만 레녹스헤드에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이들은 30만 달러대의 주택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킹씨는 “레녹스헤드는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 주는 해변 타운의 정취를 갖고 있다”면서 “시드니 등 대도시에서 이곳으로 이주하려는 이들은 바로 이런 풍광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바이런베이의 주택가격은 엄청나게 치솟았고 그야말로 파티 타운(party town)인데, 레녹스헤드는 바이런베이에서 자동차로 불과 15분 거리이며 그곳과 달리 이곳에서는 진정한 공동체 의식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킹씨에 따르면 레녹스헤드의 주택 수요는 매우 강한 편이다. 하지만 ‘Epiq Lennox 주거지’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바다 전망을 가진 저렴한 가격의 주택들도 관심을 끌고 있는 실정이다.
“브리즈번에서도 주택구입 문의를 받고 있지만 시드니사이더(Sydneysider)들의 구입문의가 더 많다”는 그는 레녹스헤드의 또 다른 매력으로 중심가의 멋진 레스토랑과 카페들, 인근에 지역 공항(Ballina Byron Gateway Airport, Lismore Airport)이 자리해 있다는 점을 꼽았다.
시드니 남부, 서던하일랜드(Southern Highlands)의 중심 도시인 보랄(Bowral)의 주택가격이 크게 오름에 따라, 이곳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모스베일(Moss Vale)이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모스베일의 한 교외 풍경.
■ Moss Vale
시드니에서 자동차로 1시간 반 거리의 보랄(Bowral)은 서던 하일랜드 지역(Southern Highlands region)의 중심 도시이면서 시드니사이더들이 하루 여행으로 방문하는 곳들 중 하나이다. 멋진 카페와 골동품 숍, 패션 부티크, 좋은 품질의 와이너리들이 즐비한 보랄은 중간 주택가격이 이미 91만 달러에 달할 만큼 상승했다.
하지만 보랄에서 자동차로 10분 이내 거리에 자리한 모스베일(Moss Vale)에 주택을 마련한다면, 보랄에 비해 20만 달러 이상 절약할 수 있다. 거의 붙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보랄에 비해 모스베일의 중간 주택가격은 현재 68만5천 달러이다.
지난 5년 사이 모스베일의 주택 가격은 무려 70%나 상승했다. 이 기간, 보랄의 주택 가격이 55.8% 올라간 것과 크게 비교된다. 그만큼 보랄의 높은 주택가격을 피하려는 트리체인저들이 바로 옆에 있는 모스베일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지난 1년 6개월 이상 이어진 호주 부동산시장 침체에서도 가격하락은 거의 없었다. 지난 1년 사이 보랄의 주택가격이 4.2% 하락한 데 비해 모스베일은 0.4% 떨어졌을 뿐이다. 그만큼 수요가 꾸준했던 것.
이 지역 부동산 회사 Highlands Property의 스티븐 벌린(Steven Berlyn)과 로산나 웹(Rosanna Webb)씨는 “주거지 세분화 및 중저밀도 단지 개발로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장지역인 모스베일은 백인 정착초기의 전형적인 코티지(cottage) 주택부터 에이커 크기의 농장주택 등이 다양하게 공존해 있다.
거주자가 늘어나면서 쇼핑 편의시설도 속속 자리 잡고 있다. 대형 가정용품, 슈퍼마켓 ‘알디’(Aldi)가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는다. 인근에 유명 와이너리에서 운영하는 고급 레스토랑들도 많다.
벌린과 웹씨는 현재 시드니사이더들로부터 50만 달러에서 90만 달러 사이 주택 구입 문의를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시드니와 남부 울릉공(Wollongong) 사이의 작은 타운 티롤(Thirroul)은 서핑 명소이면서 아름다운 풍경으로 시드니 거주민들이 자주 찾는 곳이며, 이주자들의 수요가 높아 주택 가격이 상당히 올랐다. 이로 인해 시드니를 벗어나고자 하는 이들이 티롤 인근의 우노나(Woonona)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사진은 우노나 해변.
■ Woonona
시드니와 울릉공(Wollongong) 사이의 티롤(Thirroul)은 울릉공 북부지역(northern suburbs)에서 가장 유명한 타운으로, 서핑 가게들 및 특색 있는 바(bar)들이 있으며, 시드니에서 멀지 않는 출퇴근 거리여서 시드니사이더들이 많이 이주하는 곳이다.
이 때문에 티롤의 중간 주택가격은 광역시드니의 여러 지역들보다 오히려 높은 110만 달러에 달한다. 특히 지난 5년 사이 티롤의 주택가격은 무려 61.8%가 올랐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지난 1년 사이 1.2%가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여전히 주택가격은 높은 편이다.
이처럼 높은 티롤의 주택가격 때문에 시드니 남부 타운으로 이주하려는 이들이 눈을 돌리는 곳이 바로 우노나(Woonona)이다. 티롤에서 불과 4킬로미터 거리인데도 주택가격은 티롤에 비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노나의 중간 주택가격은 83만 달러이다.
물론 티롤에 비해 매력이 덜 하지만 아름다운 해안은 티롤과 마찬가지이며 제법 명성을 가진 레스토랑, 카페들도 있다.
우노나의 부동산 회사 Molenaar & McNeice의 트로이 맥니스(Troy McNeice) 에이전트는 “시드니사이더들이 우노나 지역을 찾기 시작한 것은 5년 전부터”라며 “티롤에서 주택구입이 버거워지자 인근인 불라이(Bulli)와 우노나로 눈을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노나의 주택가격은 티롤에 비해 5년 정도 뒤쳐져 있다고 할 수 있다”면서 “근래 시드니에서 이주하는 이들이 늘어남에 따라 우노나 중심가 풍경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맥니스씨에 따르면 근래 우노나에 주택을 구입하는 이들 중 60% 이상은 시드니 등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다. 현재 보통 규모의 3개 침실 주택은 75만 달러에서 110만 달러 사이이며, 중간 규모의 타운하우스나 빌라는 이보다 더욱 저렴한 비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센트럴코스트(Central Coast)의 한적한 해안마을인 우미나 비치(Umina Beach)는, 같은 지역의 유명해변 아보카 비치(Avoca Beach)에 버금가는 풍경을 자랑하는 곳으로, 아보카 비치의 주택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우미나 비치가 시드니사이더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우미나 해변 풍경.
■ Umina Beach
시드니에서 북쪽으로 약 100킬로미터 내외의 센트럴코스트(Central Coast)의 여러 서버브(suburb)들 가운데 아름다운 비치로 유명한 아보카 비치(Avoca Beach)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드니사이더들에게 인기 주거지로도 부상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곳의 중간 주택가격은 이미 150만 달러에 달한다.
반면 아보카 비치에서 남서쪽으로 약 16킬로미터 지점에 위치한 우미나 비치(Umina Beach)로 눈을 돌린다면 상당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현재 우미나 비치의 중간 주택가격은 69만 달러로 집계되어 있다. 부동산 침체 영향은 이곳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1년여 전인 2018년3월 72만251달러에서 많이 하락한 가격이다.
센트럴코스트의 부동산 회사 Belle Property Killcare, Umina Beach의 캐시 베이커(Cathy Baker) 에이전트에 따르면 우미나 비치는 센트럴코스트에서 주택가격이 저렴한 지역 중 하나였으며 실업률이 높았었다. 하지만 시드니 주택가격이 엄청나게 치솟았던 지난 5년 사이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베이커씨는 “시드니 북부 해안 주거지역에 거주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주가 많아졌다. 무엇보다 저렴한 주택가격과 시드니로의 출퇴근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사람들이 우미나 비치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Belle Property Killcare, Umina Beach 사에 따르면 우미나 비치의 해변 가까이에 자리한 주택은 100만 달러가 넘지만 해안 뒤쪽 주택가의 경우 60만 달러에서 70만 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아보카 비치에 비해 매우 저렴한 수준이다.
블루마운틴(Blue Mountains)의 인기 타운 루라(Leura)의 주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부동산 에이전트들은 루라와 비슷한 분위기이면서도 주택가격이 훨씬 저렴한 블랙히스를 추천한다. 사진은 나무가 무성한 블랙히스의 한 거리.
■ Blackheath
블루마운틴(Blue Mountains)은 시드니의 주택들에 비해 가격은 낮지만 훨씬 좋은 가치를 가진 주택이 많은 지역이다. 블루마운틴의 각 서버브(suburb)를 찾아보면 ‘내집 마련’ 예산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동네들이 있다.
현재 블루마운틴에서 주택가격이 가장 높은 곳은 루라(Leura)로, 중간 가격은 80만 달러 정도이다. 반면 북서쪽으로 14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블랙히스(Blackheath)로 가면 거기서 약 21만 달러를 추가로 절약할 수 있다.
Belle Property Leura의 맷 그리마(Matt Grima) 에이전트에 따르면 루라와 블랙히스는 비슷한 인구 규모를 갖고 있음에도 루라의 부동산 가격이 블랙히스 보다 훨씬 높다. 루라의 프리미엄 주택이 200만 달러에 거래되는데 블랙히스에서는 150만 달러 선에서 구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마씨는 “블루마운틴으로 이주하는 이들이 첫 번째로 원하는 지역은 루라이지만 블랙히스에서는 예산에 비해 훨씬 나은 조건의 주택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루라의 분위기에 끌린 이들이라면 블랙히스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을 것”이라며 부시워킹, 암벽등반, 멋진 전망대 등 블루마운틴의 자연 명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현재 블랙히스의 주택은 55만 달러에서 75만 달러 사이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그리마씨는 18년 전 블랙히스에서 일했던 당시를 회상하며 “당시만 해도 주말이면 너무나 조용해 고스트타운 같은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카페와 레스토랑이 많이 늘어났고 블랙히스를 찾는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념품, 골동품 숍들도 활기를 띤다”고 덧붙였다.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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