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24일 뉴욕 유엔 양자회담장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스콧 모리슨 총리. 사진은 청와대 제공.
9월 24일 유엔 양자회담장에서 정상회담… 방산 및 자원개발 협력키로
뉴욕 유엔총회에 참석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24일(현지시간) 같은 목적으로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에 방산과 에너지 분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현지 및 한국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양국 정상은 약 30분간 진행된 회담에서 한국과 호주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서로 긴밀히 협력해왔음을 높이 평가하면서 앞으로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양국간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2014년 발효된 한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양국의 경제협력이 확대돼 왔다고 언급하며 모리슨 총리에게 호주의 국내 인프라 사업에 대한 한국 기업들이 참여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호주 군에서 추진 중인 방산 사업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호주는 한국전쟁에 1만7000명 이상을 파병한 전통 우방이자 진정한 친구”이고 “양국의 우정은 활발한 경제 교류와 인적 교류로 이어졌고 자원 및 인프라 분야의 깊은 협력 관계로 발전해왔다”고 평가했다. 또한 “앞으로 국방과 수소경제, 핵심 광물로 협력의 지평을 넓혀 진정한 동반자 관계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는데, 이에 대해 모리슨 총리는 “방산과 인프라 및 자동차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기술이 매우 우수하다”고 화답했다.
이어 양 정상은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논의했는데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호주 정부의 지지에 감사드린다”며 “국제사회의 노력을 통해 한반도 평화가 앞당겨지도록 양국이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한 유해 발굴 사안에 대해 언급하면서 “(화살머리 고지에서) 지금까지 신원이 확인된 유해들은 모두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호주군 참전자 유해 확인도 양국 간 협의를 거쳐 잘 진행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모리슨 총리는 “유해발굴과 송환에 큰 힘을 쏟고 있는 한국 정부에 깊이 감사드린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성공하도록 앞으로도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겠다”고 답했다.
회담에서 모리슨 총리는 “한국 정상이 호주에 온 지 10년이 됐다. 이번에 문 대통령께서 오신다면 많은 사람이 환영할 것”이라며 문 대통령을 호주로 초청했다. 모리슨 총리는 또 “(문 대통령이 방문한다면) 호주 대 한국의 축구 친선경기를 하면 어떨까 한다. ‘프레지던트 컵’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이에 대해 “과거에 한국이 호주에 져서 월드컵에 진출하지 못한 적이 있다. 만일 친선경기가 성사되면 꼭 이기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호주 연방 총리실 또한 25일 보도 자료를 통해 모리슨 총리가 이날 회담에서 “한국 대통령을 여러 번 만났고 한국은 우리의 네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라고 말한 뒤, “한국이 참여하고 있는 호주내 인프라 구축 및 방산 조달 등 모든 프로젝트를 포함한 (양국 간) 경제 관계와 희토류 및 희귀 광물들에 대해 폭 넓은 파트너쉽 구축에 관해 상의한 좋은 기회였다”고 평했다고 전했다. 특히 총리실의 로사 스타씨스(Rosa Stathis) 홍보 담당관은 본사 편집부에 전화를 걸어와 이번 모리슨 총리와 문대통령간의 정상회담에 관해 호주 한인사회에 널리 홍보해 줄 것을 당부하는 등 한인사회에 대한 홍보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한국 청와대는 이날 양 정상이 민주주의, 시장경제, 인권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양국이 유엔 및 중견국 협의체인 믹타(MIKTA) 등 국제무대에서도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믹타(MIKTA)는 2013년 9월 제68차 유엔총회를 계기로 출범한 중견국 협의체로서 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호주가 소속되어 있는데 한국은 내년 믹타 의장국이다.
문 대통령과 모리슨 총리의 정상회담은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당시의 1차 회담애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자유-국민 연립당이 승리한 올해 5월의 호주 총선을 거쳐 모리슨 총리가 재집권한 이후로는 첫 번째 회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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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태 기자 / francislee@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