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과 슬픔끼리
호월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내밉니다
한 아픔이 다른 아픔의 어깨에 머리를 기댑니다
슬픔과 아픔이 만나 서로 버텨 주고 있습니다.
둘 다 버려진 운명에
서로 위로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버려진 폐품도 함께 있으면 외롭지 않습니다.
외진 길가 잡초 무성한 빈터
한쪽 다리 부러져 깨진 찬장이
문짝 떨어진 녹슨 냉장고에 기대어 있습니다
슬픔과 아픔이 만나 서로 버텨 주고 있습니다.
*호월: 올랜도 거주 시인, 2019년 12월 <시 나무 접목>(좋은땅) 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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