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브레이크뉴스 서울 윤보미 객원기자>
전 남편 살해 혐의 고유정이 법정에서도 반성은 없었다.
10일 오후 제주지법 201호 법정. 전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37)이 자신의 범행을 완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의붓아들 살해에 대한) 모든 것을 연출해 놓고 나서 의붓아들 사망 당일 어머니와의 통화에서 돌연사했다고 말한 것은 아니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전혀 아니다”라고 흐느끼며 말했다.
고유정은 또 재판부가 의붓아들 사망 후 현장을 치운 점 등을 추궁하자,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판사님과 저의 뇌를 바꾸고 싶을 만큼 답답하다”고 했다.
고유정은 지난해 5월 25일 제주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모(사망당시 36세)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은닉한 혐의로 기소됐다. 고유정은 또 지난해 3월 2일 충북 청주의 자택에서 잠을 자던 의붓아들 A군(사망당시 5세)을 숨지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고유정이 이날 마지막 재판에서도 반성보다는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방청객 분노를 샀다. 재판부는 이날 최후진술을 앞둔 고유정에게 수면제 등을 구하게 된 경위와 현 남편과 싸우던 도중에 뜬금없이 그의 잠버릇을 언급한 이유, 피고인의 아이가 아닌 A씨의 아들인 피해자를 먼저 청주집으로 오도록 설득한 이유 등을 물었다.
이에 고유정은 대부분 “기억이 제대로 안 난다”라거나 “화제전환을 하려고 했다”고 대답했다. 방청객들은 재판부의 거듭되는 질문에 답변하면서도 반성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자 분노했다.
또 재판부가 “수차례 유산을 겪던 중 현 남편이 친자만을 예뻐하자, 복수할 마음으로 살해계획을 세우고 피고인의 자식(친아들)을 늦게 청주 집으로 올린 것은 아닌가”라고 묻자 “전혀 아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고유정은 재판부가 의붓아들 사망 후 현장을 치운 점과 현 남편이 제주에서 부모를 만나 손자의 사고 소식을 알린 후 청주로 올라온다고 해도 김포로 가겠다고 한 점 등이 범행 의도와 관련 있는 게 아니냐고 묻자 “판사님과 머리와 뇌를 바꿔서 보여주고 싶은데…”라며 결백을 주장하기도 했다. 의붓아들 사망 후 침대 매트 등을 현장을 치운 점에 대해서는 “현 남편과 상의 후 한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제주지검은 지난달 20일 오후 열린 고유정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극단적인 인명 경시 살인”이라며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이 지난해 7월 1일 구속 상태로 고유정을 재판에 넘긴 지 204일 만이었다. 당시 검찰은 “피고인(고유정)은 아들 앞에서 아빠를, 아빠 앞에서 아들을 참살하는 반인륜적 범죄를 두 차례나 저지름으로써 아들에게서 아빠를, 아빠에게서 아들을 영원히 빼앗는 범행을 저질렀다”고 강조했다.
기소 후 검찰은 전남편 살해의 결정적 증거로 숨진 강씨의 혈흔에서 졸피뎀 성분이 발견된 점을 꼽아왔다. 검찰은 “피해자(전남편)의 혈흔에서 졸피뎀이 검출됐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피고인의 범행이 우발적이라는 주장 전체가 무너지는 것”이라며 “피고인은 범행 전 졸피뎀을 준비하고, 범행에 사용할 흉기들도 준비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