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인 저유가,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활동 제약 등 앨버타 경제의 미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향후 수년 내 앨버타의 곳간이 비어 원조를 받아야만 하는 주로 전락할 것이라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지난 주 캐나다 싱크 탱크 프레이저 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Great Convergence: Measuring the Fiscal Capacity Gap Between `Have' and `Have-not' Provinces” 보고서에서 현재와 같은 경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앨버타는 지난 수 십 년 동안 캐나다 경제를 이끌어 온 엔진 역할을 멈추고 연방 형평성 프로그램에 의지하는 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캐나다 구스가 더 이상 황금알을 낳지 못하는 시대가 곧 도래하며 이는 캐나다 경제 전체에 상당한 충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비유했다.
보고서의 공동저자 벤 아이젠 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쁜 소식이지만 현 상황에서는 경제학자가 아닌 누구라도 앨버타의 미래를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캐나다 각 주의 재정적 능력을 평가하고 있다. 즉, 공공서비스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주정부 자체의 수입 창출 능력을 평가하는 것으로 연방 형평성 프로그램의 핵심 척도이다.
아이젠 씨는 “앨버타의 재정적 능력의 붕괴는 역사적으로 기록될 만큼 충격적이다. 2007~08회계연도 이후 이전 92.8%에서 4%로 사실상 바닥까지 떨어 졌다. 2020~21 회계연도의 경우 앨버타의 1인당 재정 능력은 9,189달러로 추락해 캐나다 전체 평균 8,832달러와 근접한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수치는 53년 만에 처음 발생하는 것이다. 앨버타는 지금까지 캐나다 전체에서 1인당 최고 수준의 재정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제 BC주, 사스카치완 주에 이어 3위로 내려 앉게 된다. 주정부의 부채는 2015년 이후 매년 60억 달러씩 증가하고 있다. 에너지 의존 경제 구조는 지속적으로 주정부의 세수 확보를 저해했으며 고비용 지출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U of C 론 니본 경제학자는 “앨버타 에너지 산업의 붕괴로 가계 소득 저하, 일자리 상실, 소비 감소로 이어지는 경제의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 마치 눈덩이가 구르면서 더욱 커지는 상황과 같다. 앨버타의 재정 능력 악화는 더욱 심화되어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주정부는 향후 매우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 펜데믹 상황 속에서 논의를 꺼내기 힘들지만 주정부의 전체 예산 중 50%를 차지하는 헬스 부문에 대한 감축이 불가피하다. 헬스 예산에 대한 논의가 없다면 교육 등 다른 핵심 공공서비스에 투입할 예산은 점점 더 줄어 들 수 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주정부 또한 이런 점을 알고 있다. 주정부 재무부 트래비스 토우 장관은 이미 “마치 부잣집 아들처럼 계속 돈을 쓰며 살 수 없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는 이제 부자가 아니다.”라며 긴축 정책의 필요성을 수 차례 전한 바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현 재정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앨버타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들은 엄청난 부채를 짊어 지게 될 것이다.”라고 경고하고 있다.
황금알을 낳던 캐나다 구스는 단순히 현재의 국제 에너지 가격 상황뿐 아니라 연방정부의 미래의 캐나다 에너지 정책 방향으로 인해 병들어 가고 있으며 조만간 황금알 생산을 중단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서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