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애호가 ‘자전거 친화적 도시 조성 노력 필요’
코비드19 팬데믹 기간 홍콩 내 자전거 판매가 급증했다. 일부 자전거 애호가들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늘어난 만큼 정부가 자전거 친화적 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한 이후 지난 1년여간 홍콩 정부는 강도 높은 코비드19 확산 방지 정책을 시행했고, 해외여행도 못 가고 답답한 도시 생활에 지친 홍콩 주민들은 산으로 들로 향해 하이킹과 사이클링을 즐겼다.
홍콩 대표 중고 판매 온라인 사이트인 캐러셀(Carousell)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많이 거래된 물품이 자전거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만 캐러셀에서 거래된 자전거는 약 4만 대에 이른다. 로드 자전거와 접이식 자전거가 가장 많이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캐러셀은 팬데믹이 시작된 후 지난 3월부터 운동 관련 용품들의 수요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동안 자전거 수요가 44% 급증했다.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시장에서 자전거 키워드 검색 횟수가 지난해에 총 1,850만 회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1.6배 늘었다. 올해도 자전거 키워드가 매월 평균 160만 회 이상 검색되어 자전거의 인기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루카스 누(Lucas Ngoo) 캐러셀 대표는 “다수 시장 보고서에서 아시아태평양 내 자전거 시장이 2025년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됐다. 정부의 각종 장려 혜택과 더불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인한 국내 여행 증가, 안전한 출퇴근 수단 및 운동 등으로 자전거에 대한 수요가 계속 높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홍콩 내 자전거 판매점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홍콩에서 접이식 자전거의 인기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성수이에서 자전거 판매점을 운영하는 제이슨 리(Jason Lee)는 지난해 3월부터 재택근무가 실시되고 휴교들이 휴교되면서 자전거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45%나 증가했다. 지난해 2~4월 기간에는 어린이용 자전거 판매가 가장 많이 늘었으며 접이식 자전거가 그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판매되었다. 현재 전체 매출 중 60%가 접이식 자전거가 차지하고 있다”고 현황을 소개했다. 그는 이어 “팬데믹 이전에는 자전거 애호가들이 주로 가게를 찾았으며 로드 자전거나 산악 자전거 등이 많이 판매됐다. 그러나 지금은 캐주얼하게 자전거를 타거나 가족 단위로 사이클링을 즐기기 위해 가게를 찾는 사람들이 늘었으며 접이식 자전거를 많이 찾는다. 접이식 자전거는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거주 공간이 협소한 홍콩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자전거 애호가인 영국인 앤서니 어서(Anthony Arthur)는 9년 전 처음 홍콩에 와서 자전거를 탔을 때만 해도 홍콩 현지인보다는 외국인들이 주로 사이클링을 즐겼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전거를 타는 현지인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이클링 초보자들이 늘어난 만큼 차량 운전자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로에서 자전거를 발견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 또한 도로 운전을 배울 때 어떻게 자전거를 지나쳐야 하는지 등에 대한 교육을 포함시켜야 한다. 자동차 운전자들의 운전 인식을 높여야 자전거 운전자들이 더 안전하게 도로에서 사이클링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1995년부터 홍콩에서 거주한 미국인 라이언 블레이어(Ryan Blair)는 지난 20년 동안 도로와 산길을 따라 사이클링을 즐겼다. 그는 “주로 차량이 많이 다니지 않는 폭푸람, 스텁스 로드, 섹오 등 지역에서 사이클링을 즐긴다. 그러나 최근 타이포, 샤틴, 타이메이턱 등 차량이 많이 지역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것을 목격했다”며 “정부는 자전거 친화적 도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홍콩섬 같은 경우, 교통 차량이 많고 가파른 길들이 많아 자전거 초보들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시민들의 운동과 자전거 통근을 장려하고 교통 체증과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도록 자전거 도로와 자전거 전용 지역들을 더 많이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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