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5년여,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매진하면서 여러 변화를 겪었지만 뚝심 하나로 모든 위기를 극복한 ‘레이보우앤네이쳐’ 사의 이병구 대표이사는 오랜 작업 끝에 혈관 기능을 개선하는 검증된 제품을 선보였고, ‘레이델’(Raydel) 브랜드로 글로벌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사진은 각국 의약품 규제 당국으로부터 기능성을 공식 인정받은 뒤 공격적인 광고를 위해 선정한 ‘레이델’ 모델인 배우 김명민씨. 사진 : 레인보우앤네이쳐 제공
‘기회를 놓치지 않는 집념, 한 우물에 전념한 뚝심’이 ‘레이델’ 브랜드 만들어
그는 1982년 호주로 건너왔다. 그리고 4년 후, 시드니 북부 고든(Gordon)에서 건강식품 소매점을 시작했고, 건강보조식품 회사 중에서는 가장 먼저 동결 로열젤리 캡슐을 개발해 나름 성공을 거두는 듯했다. 그의 로열젤리는 한국에서도 소문이 나 당시 한국 관광객을 물론 항공사 승무원들까지 고든까지 찾아와 그의 제품을 구매할 정도였다. 여기서 그는 사업을 확장하기로 마음먹었다. ‘사람들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더 개발하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기업인으로 돈을 벌고자 하는 욕심은 두 번째 자리에 놓았다. 그래서 새로이 문을 연 회사가 ‘레인보우앤네이쳐’(Rainbow and Nature)였다. 그것이 1991년이었다. 꼭 30년이 지난 지금, 이 회사는 주식회사로 전환했고, 그는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그가 처음 건강식품 소매점을 시작했을 때, 연 매출은 13만 달러 정도였다. 당시 소매점으로써는 적은 매출은 아니었다. 지금, 그의 회사는 호주 본사와 한국, 일본지사를 합쳐 연간 7천만 달러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호주에서의 첫 사업으로 건강보조식품을 시작, 이 분야에 매진해 온 이병구 대표이사의 기업 소개를 아주 간단하게 소개하면,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듯하다.
한국의 외환위기 사태를 버티게 한 ‘뚝심’
어느 기업이든 부침이 있고 시련을 만나게 되는 것처럼 그의 회사 역시 여러 가지 변화의 바람을 피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문을 닫거나 근근이 이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과 달리 그는 나름 확고한 시장을 일구었고, 비교적 안정적이라 할 만큼 연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것에 대해 이 대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는 이런 이야기만 내놓았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내가 받을 돈을 포기하더라도 내가 주어야 한 돈은 꼭 해결하려 노력했고, 직원들도 그러했다”고.
그를 아는 이들은 그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로 ‘뚝심과 집념’을 떠올린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두 가지 요소가 지금의 레이보우앤네이쳐를 만들어온 버팀목임을 이해하게 된다.
특별한 기술이 없었던 그는 호주로 건너와 가리지 않고 일을 해야 했다. 배움이 많은 것도, 특정 분야의 기술을 가진 것도 아니어서 편하고 수입이 좋은 일을 찾는 게 어려웠다. 그러다 ‘내가 직접 좋은 일자리를 만들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했고, 청소일 등을 하면서 모아놓은 얼마간의 자금으로 고든에 건강식품 소매점을 열었다. 이미 한국에서는 해외여행 규제가 풀린 상태였고, 80년대 초반의 세계경제 호황 속에서 한국민들의 해외여행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즈음이어서 그의 건강식품점은 ‘잘’ 운영되었다. 특히 그가 개발해 선보인 동결 로열젤리 캡슐은 호주 현지 동포는 물론 한국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그러다 1997년 말 한국 정부가 국제금융기구에 외환자금을 지원받아야 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그의 회사는 한순간 위기를 맞았다. 한국 관광객 대상의 시장이 그야말로 전멸된 것이었다. 모든 기업 경영자들이 그렇듯 이 대표도 수요를 예측해 물량을 대규모로 확보해 둔 상태였고, 고객이 없어진 상태에서 그의 회사를 키워주었던 제품은 고스란히 악성재고가 됐다. 미리 준비해놓은 물량 대금을 주어야 하는데, 그가 거래처에 공급한 제품 대금은 회수되지 않았다. 많은 업체들이 비슷한 상황에서 회사운영을 포기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그때, 이 대표는 ‘거래처와 직원에 대해 끝까지 책임진다’는 자세와 그만의 원칙을 끝까지 고집했다.
‘레이보우앤네이쳐’가 미래를 대비해 투자한 대구 소재 ‘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에 ‘레이델 연구원’(사진). 혈관 질환에 대한 연구를 전담하는 연구소로 인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 레인보우앤네이쳐 제공
그는 거래처의 독촉을 피하는 대신 직접 일일이 찾아가 ‘언제까지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양해를 구했고, 직원들에 대해서도 ‘개인사정으로 퇴사는 어쩔 수 없지만 원하는 직원은 끝까지 함께 할 것이며, 불가피하게 밀린 주급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시간이 걸렸지만 이 대표는 이를 지켜냈다. 그 당시의 어려움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이 대표는 자신을 믿어준 거래처와 직원들 덕분이라고 말한다.
‘외환위기’의 위기를 극복케 한 집념
이 대표에게 있어 한국의 외환위기는 갑작스런 변수였다. 예상하지 못했던 만큼 타격이 컸다. 그의 건강보조식품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새로 등장한 동종 업체들과의 경쟁과는 차원이 달랐다. 이미 동결 로열젤리 캡슐을 만들어냈던 이 대표는 외환위기 사태를 계기로 막연하게 ‘좋은 제품이라고 하더라’라는 것보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특별한 제품, 그리고 남들이 손대지 않은 제품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이를 고민하던 중 한국의 지인 및 쿠바에 있던 지인의 가족을 통해 ‘쿠바인들이 줄을 서 기다려야 살 수 있을 만큼 잘 알려진 지방간 효능 건강식품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건강식품을 해 왔던 이 대표에게 있어 ‘이거다!’라는 ‘촉이 왔다’. 그는 곧장 쿠바로 향했다. 그것이 이 대표에게 있어 운명과도 같은 ‘폴리코사놀’과의 만남이었다. 시드니에서 쿠바까지는 1만6천km 거리, 오랜 기간 미국의 제재를 받던 이 나라를 여행하는 이들은 거의 없던 때였다.
직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시간이 날 때마다 쿠바를 찾았다. 당시에는 통신도 원활하지 못해 쿠바로 가면 시드니에 있는 회사와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하루 이상을 가야 하는 항공기 여행, 현지의 열악한 사정 등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누군가로부터 듣는 정보’보다는 쿠바 현지에서 이 제품의 효능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그리고 처음, 이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느꼈던 ‘촉’은 그를 비켜가지 않았다. 그가 직접 확인한 폴리코사놀은 건강식품을 하는 그에게 놀라움을 주었다.
당시 쿠바는 비록 독재 정부와 미국의 제재로 인해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던 국가이지만 의약품 연구에서는 상당히 앞서 있던 국가였다. 콜레스테롤 조절을 위해 쿠바에서 개발한 이 제품은 서구 국가에서 만들어낸 콜레스트롤 강하제와는 전혀 다른 것으로, 기존의 제품들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강제로 낮춤으로써 여러 부작용 가능성이 있었던 것에 비해, 쿠바에서 개발된 제품은 사탕수수 왁스에서 추출한 천연유래 물질인데다 좋은 콜레스테롤(HDL)은 올려주고 나쁜 콜레스테롤(LDL)은 낮춰주기에 부작용을 낮추며 혈관을 건강하게 지켜준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실제로 쿠바에서 이 제품을 개발, 국민들에게 보급하기 시작한 1990년대부터 이 나라 사람들의 콜레스테롤 수치는 물론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률이 급격하게 감소했다는 세계보건기구(WHO) 자료도 이 대표는 직접 확인했다. 살아 있는 쿠바 국민들이 바로 임상 데이터라는 것을 실감한 것이다.
이 대표는 IMF 외환사태의 어려움 속에서 제품을 만들어내 자금을 확보하기보다는 경쟁 제품이 없는 좋은 제품을 만들어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는 집념으로 마침내 이 제품을 선택했다. ‘외환위기’에서의 ‘위기’를 극복하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 결정은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광고’의 힘 알지만
‘좋은 제품’이 우선
건강기능식품은 수시로 새로운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대대적인 ‘광고’로 한순간 ‘반짝’하는 경향이 있다. 오래 사랑받는 제품이 많지 않은 것은 이 때문이다. 이 대표는 “건강기능식품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유명 인사가 광고하는 제품인가가 아니라 각국 식약처가 인정한 안전성과 기능성”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서둘러 폴리코사놀의 효능을 ‘광고’하기보다 한국 식품의약처, 호주의 Therapeutic Goods Administration(TGA), 일본과 대만 등의 관련 부처로부터 ‘콜레스테롤 조절 가능 및 안전성’을 인정받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하여 호주 일본 대만은 물론 2006년에는 한국 식약처로부터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여기에다 2019년, 한국 식약처가 ‘혈압 조절 기능성’을 추가로 인정한 것은 레인보우앤네이쳐 입장에서 ‘쾌거’라 할 만하다.
‘레인보우앤네이쳐’는 세계적 프로골퍼이자 호주 동포인 이민지 선수를 후원하고 있다. 이민지 선수의 경우 밝고 건강한 이미지, 그리고 경기에 임해서는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은 ‘레이델’ 브랜드가 내건 ‘건강 자신감’(Health Confidence)과도 잘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 사진 : 레인보우앤네이쳐 제공
이 때부터 이 대표는 보다 공격적으로 폴리코사놀 광고를 시작했다. 그만큼 제품에 대한 자심감이 있었던 것이다. 현재 한국 내 TV, 기타 매체에 집행되는 ‘레이델’(Raydel. 레인보우앤네이쳐의 폴리코사놀 제품 브랜드) 광고에는 명품 연기로 인정받은 배우 김명민씨가 모델로 등장한다. 이 대표가 그를 선정한 것은 김명민씨가 오랜 시간 보여준 시청자 신뢰 때문이다. 유명 배우들의 경우 특정 제품의 광고 모델 의뢰를 받으면 본인의 이미지를 위해 요청한 회사에 대해 꼼꼼하게 확인한 뒤 광고에 출연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이미지가 곧 연예인으로서의 생명’이기 때문이다. 김명민씨도 폴리코사놀 제품은 물론 레인보우앤네이쳐 사에 대해 철저하게 확인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이 대표와 김명민씨는 단순히 ‘모델과 광고주’를 떠나 서로를 신뢰하면서 발전을 모색하는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대표가 세계적 골프 선수이자 호주 동포인 이민지 선수를 후원하게 된 것도 이와 유사한 배경이다. 골프선수로서 이민지 선수가 한결같이 견지해 온 선수로서의 자세를 확인한 이 대표는 선뜻 이 선수를 후원하기로 결정했다. 레인보우앤네이쳐의 폴리코사놀 제품은 ‘레이델’(RADEL)이라는 브랜드로 판매된다. 이는 빛을 뜻하는 ‘Ray’와 기쁨을 표현하는 ‘Delight’의 합성어로, 이민지 선수의 경우 밝고 건강한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또한 경기에 임해서는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통한 것이다. ‘레이델’ 브랜드가 내건 ‘건강 자신감’(Health Confidence)과도 잘 어울리는 셈이다.
‘준비’와 ‘연구 투자’로
변화하는 경영환경 대비
외환위기에서 이 대표는 암울한 상황을 경험했고, 이를 회복하기까지 오랜 시간을 힘들게 보내야 했다. 그리고 이 경험은 ‘경영 측면에서의 유연성’을 갖추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했다. COVID-19의 세계적 전염병(pandemic) 사태 또한 예상하지 못한 충격이었다. 하지만 그가 느끼는 어려움의 강도는 25년 전의 속칭 ‘IMF 사태’ 때와는 크게 다르다. 이 대표는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일정기간 흔들리지 않도록 ‘준비’를 해 왔고, 현재까지 2년여 이어지는 팬데믹 속에서도 ‘아직은’ 큰 어려움이 없다.
또한 지속적인 연구 부문에의 투자가 향후 회사 생존을 좌우하는 경쟁력이라는 점에서 이에 대한 집중에도 상당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콜레스테롤 연구 권위자인 영남대 생명공학과 교수 출신의 조경헌 박사를 중심으로 대구 소재 ‘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에 ‘레이델 연구원’을 설립한 것은 중요한 투자의 하나이다. 이곳에서는 현재 한국인의 HDL과 LDL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며, ‘레이델’에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기업의
‘사회적 책임’ 노력할 것”
최근에는 서울대 서유헌 명예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동물실험을 통해 폴리코사놀이 여러 치매유발 인자 분비를 줄이고 기억력 증진 가능성이 있음을 증명한 연구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이런 점에서 이 대표는 인류의 가장 큰 과제로 떠오른 치매 예방과 인지기능 개선에 폴리코사놀이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연구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나와 내 가족들은 더 나은 삶을 위해 건강식품점을 시작했고, 지금은 ‘레이델’이라는 브랜드의 글로벌 간강기능식품 전문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이 대표이사는 “진실로 건강에 이로움을 주는 원료를 찾아내고 이를 제품으로 만들어 고객에서 꾸준히 알려온 노력의 결과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직원들에게도 ‘제품을 판매하려 하기에 앞서 그 제품이 어떤 것이지에 대한 지식을 먼저 제공하라’고 말한다면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모든 이들에게 진정 이로운 제품을 내놓은 것이 건강기능식품 기업의 사회적 책임 중 하나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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