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사이 크게 치솟은 주택가격의 여파로 시드니 지역 임대료 또한 상승하고 있다. 이는 팬데믹 기간의 높은 공실률이 빠르게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사진 : Sweeney Estate Agents
‘도메인’의 3월 분기 임대보고서, 89%의 단독주택-59%의 유닛 임대료 ↑
지난 한해 사이 크게 치솟은 시드니 주택가격이 잠시 주춤하는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의 여파로 임대료 상승이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최근 나온 새로운 자료에 따르면 광역시드니 일부 지역(suburb)은 40% 이상 임대료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반적으로 10개 지역 중 9개 지역에서 단독주택 세입자는 지난해에 비해 더 많은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 정보회사 ‘도메인’(Domain)이 내놓은 임대보고서(‘Domain Rental Report’)를 보면 시드니 교외지역(suburb)의 89%에서 단독주택 임대료가 크게 올랐으며 유닛 임대료가 상승한 지역은 전체의 59% 지역에 달했다.
‘도메인’의 이번 임대 보고서에 따르면 노던비치 지역(northern beaches region), 엘라노라 헤이츠(Elanora Heights)의 단독주택 임대료는 올해 3월까지 12개월 사이 무려 45.7%가 높아져(400달러 인상) 현재 주(week) 임대료는 1,275달러에 달한다.
시드니 동부(eastern suburbs) 더블베이(Double Bay)의 임대료 또한 같은 기간 41.8%의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해 현재 주 임대료는 2,000달러가 됐으며, 노스 맨리(North Manly) 41.2%, 버클루즈(Vaucluse) 및 말라바(Malabar)도 각 36%가 높아졌다.
광역시드니의 대부분 지역에서 임대료(단독주택)가 오른 가운데 하락한 교외지역은 26곳에 불과했다.
유닛에 대한 임대수요도 크게 높아져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졌다. 록스(The Rocks) 인근의 바랑가루(Barangaroo)는 올해 3월까지 12개월 사이 24.4%가 올라 현재 임대료는 주 1,400달러에 이르며 포인트파이퍼(Point Piper)의 유닛 임대료는 주 1,100달러가 됐다. 이는 1년 사이 18.9%가 높아진 수치이다.
‘도메인’의 이번 임대보고서에 따르면 시드니의 단독주택 및 유닛 임대료는 각각 13년 및 8년 만에 가장 높은 연간 상승률이다.
이 회사의 연구 분석 책임 연구원인 니콜라 파월(Nicola Powell) 박사는 “임대시장의 흐름이 바뀌었다”면서 “세입자와의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있는 임대주택 소유자는 현 임대료 상승 추세를 보고 있을 것이며, 계약기간이 남은 채 거주하는 세입자들도 인상된 임대료를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광역시드니 각 교외지역(suburb) 중 단독주택은 89% 지역에서, 유닛은 59% 지역에서 임대료가 높아졌으며, 일부 지역은 올해 3월까지 12개월 사이 40% 이상 인상되기도 했다. 사진은 임대로 나온 시드니 도심 인근의 한 테라스주택. 사진 : NestGen Property Management
이어 파월 박사는 “이는 어쩔 수 없이 세입자의 생활비와 가계 예산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서 “다른 지역, 즉 아직 임대료가 상승하지 않은 곳에서도 점차 높아지는 흐름을 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파월 박사에 따르면 이 같은 임대료 상승은 전염병 사태가 최고조에 이를 즈음 6%에 달하던 임대주택 공실률이 현재 1.5%로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이 같은 흐름과 달리 임대료가 하락한 지역에서 주거지를 구하려는 이들은 도심(Central Business District)에서 서쪽으로 약 35km 거리에 있는 프라이리우드(Prairiewood. 지난 1년 사이 10.7% 하락, 현재 단독주택 중간 임대료는 주 460달러)로 가야 한다. 또 유닛을 구하려는 이들은 도심 서쪽 약 28km 거리의 사우드 웬트워스빌(South Wentworthville)에서 찾을 수 있다. 사우스 웬트워스빌은 지난 1년 사이 유닛 임대료가 9.1% 낮아져 시드니에서 가장 많은 하락폭을 보인 곳이다.
대학과 직장에서 가까운 곳을 원하는 이너웨스트(inner west) 지역의 세입자 조 데이빗슨(Zoe Davison. 23)씨에게 있어 임대료 때문에 더 먼 지역으로 가야하는 것은 선택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녀는 2명의 하우스메이트와 함께 저렴한 임대주택을 찾는 데 몇 주를 보냈지만 각 주택마다 치열한 경쟁에 직면했다.
그 동안의 임대내역(rental history), 추천서, 은행거래 내역, 저축액 등 광범위한 서류를 제출하고 주택소유자가 제시한 주 임대료보다 20달러를 더 내겠다고 제안한 뒤 간신히, 비교적 저렴한 임대주택을 구할 수 있었다.
데이빗슨씨는 “이 과정에 얼마나 스트레스가 많은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노숙자가 되기 이틀 전에 임대주택을 승인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임대주택 여건은 우리가 지불하는 임대료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현 상황이 소유자 위주의 시장이기에 계약을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제는 250달러의 예산으로 쉐어하우스에 살아야 하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고 허탈해 했다.
독립 공공정책 싱크탱크인 ‘호주연구원’(Australia Institute) 내 ‘미래직업센터’(Centre for Future Work)의 수석 경제학자 앨리슨 페닝턴(Alison Pennington) 연구원은 “팬데믹 상황에서의 주택 붐은 ‘내집 소유’와 ‘안정적 거주’에 대한 경쟁의 강도를 높여 주택을 소유한 이와 그렇지 못한 이들 간의 격차를 더욱 벌려놓았다”고 말했다.
전염병 사태와 함께 폐쇄됐던 국경에 재개되고 유학생을 비롯해 해외 근로자 유입이 늘어나는 가운데 시드니 도심 아파트 공실률 하락과 함께 임대료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사진 : Homely
호주 공공서비스협의회인 ‘Australian Council of Social Service’(ACOSS)의 최고경영자인 카산드라 골디(Cassandra Goldie) 박사는 “이제 소득이 낮은 이들은 주요 도시 및 일부 지역(region)에서 점차 소외되고 있다”면서 “정부의 소득지원금에 의존하고 사회주택에 접근할 수 없는 이들은 주택 선택의 폭이 거의 없으며, 종종 부적절하고 안전하지 않으며 사회서비스나 직업으로부터 격리된 상황에서 살도록 강요받는다”고 우려를 전했다.
그녀는 “임대료 지원은 1인 기준으로 주(week) 73달러에 불과하며 그나마 지난 20년 동안 실질증액이 없었다”며 “그런 반면 주택임대료는 지난 2년 사이 극적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골디 박사는 “정부의 주택정책에 획기적인 변화가 없다면 이런 상황은 계속 악화될 것”이라며 “차기 연방정부는 무엇보다 주택구입 가능성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시드니 임대료 상승 상위 10개 지역
(Suburb : 주 임대료 / 연간 상승률)
-Elanora Heights : $1,275 / 45.7%
-Double Bay : $2,000 / 41.8%
-North Manly : $1,200 / 41.2%
-Vaucluse : $2,775 / 38.8%
-Malabar : $1,300 / 36.8%
-McMahons Point : $1,500 / 36.4%
-Willoughby : $1,300 / 34.0%
-Noraville : $530 / 32.5%
-Dover Heights : $2,100 / 31.3%
-Copacabana : $795 / 30.3%
Source : Domain Rent Report, March quarter 2022
■ 시드니 임대료 하락 상위 10개 지역
(Suburb : 주 임대료 / 연간 하락률)
-Prairiewood : $460 / -10.7%
-Padstow Heights : $510 / -7.3%
-Greenfield Park : $430 / -6.5%
-Botany : $800 / -5.9%
-Allawah : $530 / -5.4%
-Bilgola Plateau : $950 / -5.0%
-Heckenberg : $383 / -4.4%
-North Curl Curl : $1,200 / -4.0%
-Clovelly : $1,298 / -3.9%
-Collaroy : $1,300 / -3.7%
Source : Domain Rent Report, March quarter 2022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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