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호주 실업률이 3.9%까지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호주통계청(ABS)에 따르면 구인광고는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일자리를 메울 숙련 인력은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사진은 직원을 구하는 한 소매점의 알림판. 사진 : Unsplash
1978년 ‘월별’ 실업률 집계 이후 처음, 지난 달 만들어진 새 일자리는 고작 4천 개
낮은 실업률이 이어지는 가운데 새로운 일자리는 크게 확대되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 달 호주 전역에서는 고작 4천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음에도 실업률은 4% 아래로 낮아진 3.9%를 기록했다.
이 같은 수치는 월별 실업률 집계(이전에는 분기별로 집계)가 시작된 1978년 이래 가장 낮은 것(소수점 한자리까지 반올림한 것임)이다.
호주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BS) 노동통계국의 비욘 자비스(Bjorn Jarvis) 국장은 “호주 월별 실업률이 이보다 낮았던 때는 1974년 8월로, 당시 분기별 조사가 마지막이었다”고 말했다.
ABS 수치는 노동시장 참여율이 66.3%로 다소 완화되어 실업률 감소를 주도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하락
이와 함께 보다 나은 소식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호주를 강타하면서 시작된 불완전 고용률(underemployment rate)이 6.3%에서 6.1%로 다소 하락했다는 점이다. 이는 2008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호주국립은행(NBA)의 아이반 콜훈(Ivan Colhoun) 경제연구원은 “실제로 9만2,000개의 정규직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8만8,000개의 파트타임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노동시간도 지난 달 1.3%가 늘어났다. 이는 불완전 고용 감소뿐 아니라 3월까지 이어졌던 NSW 및 퀸즐랜드 주의 홍수 상황 완화를 반영한 것이다. 자비스 노동통계 국장은 “최악의 홍수 등 악천후로 평소보다 적은 시간 동안 일하는 사람들의 수가 지난 3월 최고치였던 50만 명에서 4월에는 7만 명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제 컨설팅 사인 KPMG 호주의 선임 경제연구원 사라 헌터(Sarah Hunter. 사진) 박사는 “호주 경제가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필요 인력은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 : Twitter / BIS Oxford Economics
반면 질병으로 인해 근무시간이 짧아진 이들의 수는 계속해 비정상적으로 높게 유지되었다. 이는 COVID-19 ‘오미크론’(Omicron) 변이로 인해 지속된 혼란을 반영한다.
자비스 국장에 따르면 근무시간이 줄어든 이들 중 약 34만 명은 아예 일을 한 시간이 없다. 이는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의 약 3배에 이르는 것이다.
자격 갖춘 (예비)근로자,
거의 없는 상태
글로벌 경제 컨설팅 사인 KPMG 호주의 선임 경제연구원 사라 헌터(Sarah Hunter) 박사는 “일자리 증가율이 낮고 근무시간이 늘어나고 있음은 적절한 자격을 갖춘 근로자가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헌터 박사는 “구인광고가 기록적으로 최고 수준의 수치를 유지하고 있고 고용을 원하는 기업 비율 또한 평균보다 높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 달(4월) 동안 일자리는 4천 개가 증가하는 데 그쳤다”면서 “이로 인해 불완전 고용률이 6.1%로 떨어졌지만 노동력 부족은 많은 산업 부문에서 구속력 있는 제약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헌터 박사는 “고용주가 (근로자 확보를 위해) 서비스를 놓고 경쟁함에 따라 근로자들은 보다 큰 급여인상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속적인 (노동력) 수요 강세와 제한된 국내 공급을 감안할 때, 이 시점(불완전 고용률이 하락한 지금)에서 임금상승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NSW 주, 올 들어
두 번째 최저 실업률
한편 호주 경제를 주도하는 NSW 주 실업률은 지난 달(4월) 3.5%로 전월에 비해 0.4%포인트 낮아져 올해 두 번째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ABS가 1978년부터 실업률을 월별로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NSW 수치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 2월에는 3.7%로 역대 가장 낮은 실업률을 보인 바 있다.
1978년, 호주 실업률이 월 단위로 집계되기 시작한 이래 NSW 주 실업률은 지난 2월 3.7%에 이어 4월에는 3.5%로 사상 최저 수치를 보였다. 사진은 버우드(Burwood) 소재 센터링크(CentreLink) 밖에서 상담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 사진 : 김지환 / The Korean Herald
지난 달 NSW 주에서는 약 1만9,300명이 정규직으로 고용되었으며 전체 노동시간도 2.5%가 늘어났다.
NSW 재무부 매트 킨(Matt Kean) 장관은 이처럼 낮은 실업률에 대해 “NSW 주의 자유-국민 연립 정부가 지난 10여 년간 강력한 경제관리를 이어온 결과이며, 이는 NSW 주 경제의 기본적 강점을 잘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장관은 “NSW 주 실업률은 지난 몇 개월 동안 호주 각 주(State)에 비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임으로써 우리 주 노동시장이 가장 강한 위치에 있음을 보여주었다”면서 “주 정부는 수년 전의 산불, COVID 발병 및 최근 발생한 최악의 홍수 상황에서도 더욱 강력한 경제를 위해 효과적이고 맞춤화된 지원조치를 취해 왔다”고 덧붙였다.
주 정부에 따르면 NSW 주에서는 COVID-19 팬데믹 사태 이전에 비해 9만3,200명이 추가로 고용되었으며, ‘델타’(Delta) 변이 바이러스 파동 이전 수준과 비교하면 추가고용은 5만1,600명에 이른다. NSW 주 실업률은 호주 전국 평균(4월 3.9%)보다 낮은 수준을 이어오고 있다.
NSW 주 재무부는 이 같은 성과에 대해 “20만 명 이상의 등록자를 끌어 모은 ‘Jobtrainer’, 20만 명 이상의 견습생 및 직업훈련생을 위한 무료 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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