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시드니를 기반으로 ‘조국사랑 독도사랑 호주연합회’를 결성한 뒤 독도 알리기 활동에 주력해 온 고동식 회장(사진). 그 동안 독도 관련 강연회, 시드니 도심 행진, 마라톤, 음악회, 각국 언어로 된 홍보 책자 제작 및 다민족 커뮤니티 대상 배포 등을 펼친 그는 지난해 연말, 그간의 공로로 ‘동북아역사재단’으로부터 ‘독도사랑상- 개인 부문’을 수상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타스마니아(Tasmania)에 조성한 독도 공원 개원에서의 고동식 회장. 사진 : 독도연합회 제공
14년째 이어지는 ‘독도 지킴이’ 활동, “역사적 진실 근거한 영토 인식 확산” 강조
동아시아의 섬을 영토로 하는 일본은 여러 국가들과 영토 다툼 또는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대만과는 대만 북동쪽에 있는 센카쿠 열도(또는 댜오위다오)를 놓고 대립각을 세운 상태이다. 현재 이 섬은 일본이 실효 지배 중이지만 중국은 수차례에 걸쳐 센카쿠 접속수역을 침범하면서 이 섬을 차지하려 시도하고 있다. 러시아와는 쿠릴열도를 두고 갈등을 이어간다. 이 지역은 일본 홋카이도와 러시아 캄차카 반도 사이에 있는 수십 개의 섬으로, 엄밀히 말하면 쿠릴 열도 남쪽에 있는 4개의 섬(이투루프섬, 쿠나시르섬, 허모 바이 군도)이 그 대상이다.
그리고 독도가 있다. 사실 독도는 일본이 일방적으로 영토 주권을 주장하는 ‘문제’일 뿐이지 결코 ‘분쟁’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한국이 독도를 수백 년간 실질적으로 지배해 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1952년 한국은 독도를 포함한 인근 해양 주권에 대한 대통령 선언을 통하여 독도가 우리의 영토임을 분명하게 천명했다. 그러자 일본은 ‘1905년 이 섬을 다케시마라 했고 국제법상 선점 원칙에 따라 합법적으로 취득한 영토’라고 주장하면서 오늘날 독도 ‘문제’가 생겨나게 된 것이다.
일본이 국제법의 선점 원칙을 주장하기 이전, 수많은 역사서(세종실록지리지, 동국여지승람, 설종실록 등)는 독도가 조선 영토였으며, 또한 실질적으로 지배해 왔음을 밝히고 있다.
그러기에 한국 정부는 일본의 주장에 대해 역사적-국제법상으로 독도가 한국 영토임이 분명한 이상 ‘분쟁’이라 할 수 없으며 한국 정부 또한 이 용어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본이 국제법을 근거로 하여 독도를 ‘영토 분쟁’ 지역으로 몰아가려 하지만 한국정부 입장에서는 일관되게 ‘조용한 외교’ 틀을 견지하는 것이다. 일본의 의도와 속셈이 무엇인지를 훤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한국 내 민간 차원에서의 대응은 상당히 활발하다. 독도 지킴이 역할을 자처한 개인들이 있으며 각 사회단체에서의 독도 대응 또한 매우 적극적이다. 물론 정부 산하의 공공기관도 있다. 그 대표적인 기구 중 하나가 동북아역사재단(교육부 산하)으로 동북아 역사 문제 및 독도 관련 사항에 대한 종합적 연구, 분석, 체계적-전략적 정책 개발로 올바른 역사 정립에 일조한다는 취지의 역사연구 기관(2006년 설립)이다.
전 세계 재외동포사회에서도 ‘한국 영토로써의 독도 알리기’가 매우 활발하다. 호주에는 지난 2009년 ‘조국사랑 나라사랑 독도연합회’(이하 ‘독도연합회’)가 조직되어 ‘독도 지킴이’에 앞장서고 있다. 이를 주도한 이가 고동식 회장(현 민주평통 대양주협의회 회장)이다.
호바트(Hobart, Tasmania) 북쪽에 자리한 교외지역, 허니우드(Honeywood)에 ‘Dokdo’ 이름을 붙인 거리(Dokdo Rise). 고동식 회장과 독도연합회의 한 회원이 도로 표지판 앞에서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사진 : 독도연합회 제공
호주에서 민간 차원의 ‘독도 수호’를 자처한 고 회장이 동북아역사재단으로부터 2022년도 독도사랑상- 개인부문을 수상한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이는 그가 독도연합회를 이끌면서 호주 각지에서 전개한 독도 알리기 활동과 그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도 넘은 일본의 영토 도발,
개인적 분노에서 시작
고 회장이 독도 지킴이 역할을 자처하게 된 것은 일본의 ‘독도 도발’이 크게 수위를 넘기면서이다. 지난 2005년 일본 정부가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한 내용의 중학교 교과서 간행을 실행하자 모든 이들이 그렇듯 그 또한 상당한 분노를 느꼈다고 말했다. 그리고 호주 현지에서 자란 동포 차세대들에게 ‘역사적 진실’을 알릴 필요성을 절감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개인 비즈니스(피아노 유통)와 종교 활동에 전념했던 그는 같은 신앙을 가진 한 모임에서 독도 문제를 제기하며 호주에서의 독도 알리기 활동의 필요성을 제안했고, 곧 이어 ‘조국사랑 독도사랑 호주연합회’를 발족(2009년 5월)했다.
그해 9월, 고 회장은 샌프란시스코 강화 조약, 카이로 및 포츠담 선언에 기초하여 일본의 주장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하면서 중학교 교과서에 독도를 자국 땅으로 명시한 일본 정부에 대한 항의서를 작성, 시드니 주재 일본총영사관(Martin Place 소재)에 직접 전달하는 것으로 독도연합회의 첫 활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같은 날 고 회장은 다수의 동포들과 함께 일본 영사관 앞에서 ‘교과서 문제’를 항의하는 시위를 주도했다.
이후 독도연합회의 활동은 다양한 방식으로, 활발하게 이어졌다.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대형 광고물을 제작, 시드니 국제공항에 마련된 가장 큰 광고판(가로 6m+세로 4m)에 설치하고 호주 주류 언론에도 이를 게재하는가 하면 호주 전국 일간지 <The Australian>에 한국 영토로서의 독도를 알리는 광고 게재했으며, 시드니 기반의 일간지 ‘Sydney Morning Herald’에는 도선 김용현 화백의 ‘아름다운 독도’ 그림을 광고로 소개, ‘작은 섬 독도의 아름다움’ 그리고 ‘그 섬이 바로 한국 영토’임을 인식케 했다.
또한 시드니 도심에서의 독도 알리기 마라톤, 사이클링, 도보 행진 등을 이어왔으며 동포 청년들을 선발해 시드니에서 캔버라(Cnaberra) 소재 연방 의회까지 약 300km 거리를 사이클로 주행하며 독도 홍보를 전개하기도 했다.
다문화 국가에 맞게 다양한 언어로 ‘동해’(Japan Sea가 아닌)에 있는 ‘독도’라는 이름의 섬, 그리고 그 섬이 한국 영토임을 소개하는 소책자, 팜플릿을 제작해 각 이민자 커뮤니티에 배포하는 작업도 독도연합회의 주요 사업에 포함됐다.
호주 한인사회를 대상으로 한 수차례의 강연회(독도 수호자를 자처한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등), 동포 어린이 대상의 독도 및 동해 그림그리기를 통해 올바른 역사의식을 고취하는 활동도 병행됐다.
문화교류 활동 병행하며
‘독도 알리기’ 주력
고 회장의 독도 지킴이, 독도 알리기 활동은 올해로 14년째 지속되고 있다, 지난 2020년 전염병 대유행으로 이를 위한 활동이 일시 중단되었지만 공공보건 차원의 제한이 거의 해제된 만큼 ‘한국 영토로써의 독도’를 인식시키는 활동을 다시 전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동해’(East Sea)에 있는 섬 ‘독도’(Dokdo)를 폭넓게 인식시키고자 열린 시드니에서의 마라톤 이벤트에서 고동식 회장이 해당 코스를 달리고 있다. 사진 : 독도연합회 제공
독도연합회를 설립하면서 민간 차원의 사회 활동을 시작한 고 회장은 이와 연계된 사업으로 호한문화재단을 설립해 호주와 한국간 문화교류, 호주 내 한국문화 이벤트 등을 전개하고 있다. 여기에는 지난 10여 년 사이 전 세계에 파고든 한국 대중문화 바람을 이어감으로써 자연스럽게 ‘독도=한국 영토’을 인식시키겠다는 의도가 들어 있다.
NSW 주 의회에서 4주간 마련한 ‘독도 사진 전시회’, 시드니 공항 외부의 대형 광고판에 독도 관련 홍보물을 게시했다가 일본 측 항의에 공항관리회사가 계약을 파기함에 따라 불가피하게 철회해야 했던 일, 시드니에서 캔버라까지의 사이클 종주를 통한 독도 홍보, 독도 음악회, 호주 각 도시를 순회한 강연회(호사카 유지 교수 등), 타스마니아(Tasmania)의 한 카운슬과 협의, ‘Dokdo Park’를 조성하고 거리 중 하나에 ‘Dokdo Rise’라는 도로명을 붙인 것(Hobart 북쪽 Honeywood 교외지역. Rise는 호주에서 도로의 유형을 설명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Road, Street, Avenue 등이 많이 쓰이지만 이외에도 도로 특성에 따라 Way, Drive, Lane. Grove. Place, Gardens, Close, Square, Rise, Row 등의 명칭을 사용하기도 한다) 등 그가 자비를 들여 펼친 독도 관련 활동들은 이제 ‘독도 문제’를 넘어 한일간 과거사 문제에 대한 폭넓은 이해로 확대되고 있다.
“어린 나이의 동포 자녀들에게 한국 역사의 중요성을 알리면서 독도가 어떤 근거로 한국 영토인가를 인식시켜온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 생각한다”는 고 회장은 “또한 ‘독도 알리기’에 모든 동포들이 하나로 호응해주고 연합회 활동에도 적극 나서 준 것에 큰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고 회장은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영토 분쟁’으로 가는 것을 피하려 하며 이는 모든 이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고, 그렇기에 민간 차원의 활동이 중요하다”면서 “일본의 도발이 멈추기까지, 그들이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가질 때까지 호주에서의 독도 알리기 활동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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