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부산의 옛 정취를 복원
부산의 맛과 멋을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 11월까지 이어져
은하 사진관, 광명 왕대포, 아맛나 매점, 전당포, 부산다방 등 한국에서 6,70년대에나 볼 수 있었던 촌스러운 간판들이 파리 시내에 내 걸렸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한국 문화원이 '2023 테이스트 코리아! 부산 특집' 행사를 펼치고 있는데, 개막식 행사로 부산의 옛 정취를 재현해내고,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들을 제공하는 K-Food 행사를 펼친 것이다.
현지 유력인사, 언론인, 인플루언서들이 대거 참가한 이날 행사에는 문화원 중앙 정원에서 부산 포장마차를 컨셉으로, 탁자 대신 드럼통을 놓고, 둘러서서 한국의 길거리 음식과 맥주, 소주, 막걸리 등을 무한 리필로 제공했다.
동래파전, 어묵탕, 씨앗호떡, 참쌀떡, 잡채, 떡볶이 부스에는 끊임없이 줄이 이어지며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한국 길거리 음식의 인기를 실감했다.
또한 피란수도 부산 시절 다방의 대명사인 ‘밀다원’에서 영감을 받은 팝업 카페 ‘부산 다방’을 열흘 간 운영해 커피 도시 ‘부산’의 멋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했다.
행사에 참가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한국을 좋아하는 프랑스인들로, 한국에도 여러차례 다녀왔던 사람들이 많았기에 한국음식에 이미 익숙한 듯 매운 음식들도 곧잘 먹는 모습이었다.
이날 참석자 중 '세실 마리안느' 씨(24)는 "한국음식을 좋아해 일주일에 한두번씩은 파리에 있는 한식당에 가거나, 친구들을 초대해 한국식품점에서 사온 재료로 한식을 해먹는다."며 "한국의 시끌벅쩍한 홍대 분위기도 좋지만,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이런 옛날 감성의 장소도 너무나 좋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여흥을 즐기다가 삼삼오오 전시장을 돌며 관람을 하거나 여러가지 체험 활동을 하기도 했는데,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 당시 선보였던, '대한제국관'을 오마주하여 기와, 처마 등 한국적인 ‘선’을 활용한 부산세계박람회 홍보관도 인기를 끌었다.
홍보관에는 만국박람회 당시 인기가 많았던 기와, 갓 등의 아이템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오브제를 전시하고, 특히 한국 전통 병풍 형식의 미디어아트를 통해 현지인에게 부산세계박람회 주부제를 새롭고 흥미롭게 소개하고 있다.
대한제국관을 배경으로 한 '포토존'도 인기가 많았는데, 이곳에서 찍은 자신들의 동영상에 화려한 장식들이 합해지는 모습을 보며 신기한 듯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는 증강현실을 이용한 인터랙티브, '즉 인간과 기술의 만남'이라는 컨셉인데, 이날 찍은 영상을 이메일을 통해 바로 전송해 주자 참가자들은 놀라워 했다.
<활기 넘치는 부산, 바다로 통하는 도시> 특별전은 9월 16일까지 이어진다.
개항기부터 피란수도, 산업화 시기까지 부산의 역사와 ‘마도로스’, ‘깡깡이 아지매’, ‘재첩국 아지매’ 등 부산에서 삶을 개척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부산의 국가무형문화재 ‘동래야류’부터 부산 피란시절 문화예술인들의 아지트 ‘밀다원’, 아시아 최대 영화 축제 ‘부산국제영화제까지’ 시대에 따라 고유의 문화를 형성한 부산의 다양한 문화예술이 집중 조명되고 있다.
이날은 한국과 유럽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 중인 DJ 디디한(Didi Han)을 초청해 부산 영상을 배경으로 환상적인 공연을 선사하기도 했다. 한국의 경쾌한 댄스곡에 몸을 맡기며 춤 삼매경에 빠져들기도 했다.
마치 봇물이 쏟아지듯 밀려오는 한국 문화의 전방위적인 공략에 취하듯 참석자들은 또한번 한국의 옛 정취에 흠뻑 빠져든 날이었다.
한국문화가 세계인들에게 호기심을 주는 단계에서 함께 즐기는 단계로, 친근감있게 젖어드는 문화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하며, 2030 부산 세계박람회도 반드시 유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 이석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