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한인회, 한국 이민자의 날 행사 개최
에세이 공모전 시상식도 함께 거행
장원회장, “가족 이민사를 공유하는 에세이 공모전 행사는 멕시코 이민의 의미를 더욱 빛내줄 것”
재 멕시코 한인회(회장 장원)는 지난 19일 한국 이민자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는 멕시코시티 한인 후손회(회장 마르타 김)와 공동으로 주관하고, 주 멕시코 대한민국 대사관(대사 허태완)과 대한민국 보훈부가 후원했다.
이 날 행사에서는 행사를 주최, 주관한 장원 한인회장과 마르타 김 한인 후손회장을 비롯하여 허태완 대사, 대사관의 이장 총영사, 최진철 영사, 박래곤 민주평통 중미카리브 협의회장, 정상구 시민경찰대장, 박상권 한인회관 및 한글학교 운영위원장, 양민정 한글학교장, 강덕수 사랑의 손길 회장과 멕시코시티 내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들과 한인 후손들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냈다. 부득이 행사에 직접 참석하지 못하거나 지방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및 한인 후손들은 Zoom을 이용하여 화상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원래 한국 이민의 날 행사는 종전에는 5월에 행사가 진행됐으나, 올해에는 지난 날 한인 이민자들이 조국을 위해 헌신했던 독립운동의 의미를 기리고자 광복절이 있는 주인 19일에 행사가 열리게 됐다.
허태완 대사는 “한국 이민의 날 행사에 참석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오늘의 이 행사는 우리의 정체성을 찾고, 우리의 한인 선조들의 헌신과 희생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축사를 전했다.
장원 한인회장은 축사에서 “이민자인 우리에게 오늘 행사는 우리 모두에게 특별한 순간”이라면서 “이 자리에 모여, 우리의 다양한 경험과 문화를 공유하며, 우리가 함께 했던 이민 여정을 기념하고 이어가는 시간이기도 하고, 특히 이번 차세대의 가족 이민사를 공유하는 에세이 공모전 행사는 멕시코 이민의 의미를 더욱 빛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한국 이민의 날 행사에서는 이채문 경북대학교 사회학과의 교수의 강연과 이번에 처음으로 실시되는 2023년 멕시코 이민 에세이 공모전 시상식이 거행됐다.
이채문 교수는 일제강점기 때 미국과 멕시코에서의 우리 한인들의 독립운동 전개과정을 비교하면서 설명했다.
양국 한인들의 독립운동에서의 큰 차이는 미국의 경우는 개인들의 선택에 의한 독립운동이었다면 멕시코에서의 한인 독립운동은 집단적 의사결정의 성격을 띤다고 이 교수는 전했다.
재미 한인들은 초기 이민시절 주로 샌프란시스코에 많이 자리잡았는데, 처음 이민을 시작했을 때는 하와이에서 시작했지만 하와이보다 임금이 높은 샌프란시스코로 많이 이주했다.
당시의 농업 국가였던 한국에서 가질 수 있는 기술이라고는 벼농사 기술밖에 없었기에 이들은 벼농사부터 시작하여 포도농사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여 캘리포니아 중북부 지방에서 많은 부를 축적했고 이를 바탕으로 독립운동 자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특히 김종림 선생은 포도농사, 벼농사에 크게 성공하여 당시 미국에서 ‘벼농사의 왕’이라고 불리기도 했으며, 독립운동 자금을 기부하다가 후일 안창호 선생의 흥사단 창립에 기여하기도 했다.
멕시코 한인들의 독립운동은 대한인국민회(KNA)가 그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멕시코 에네깽 농장 계약이 끝날 무렵 1909년 대한인국민회가 멕시코에 창설됐다. 대한인국민회는 민족의식을 고취하고, 한인 정체성 강화를 위해 설립됐으며, 한인들의 적극적 참여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들은 1차 세계대전이후에 개최된 파리강화회의에 중국과 러시아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하던 한국의 독립지사들도 회의에 참석할 수 있도록 1인당 20페소를 모금하기도 했다.
KNA 중앙총회는 1919년 3.1운동 자금으로 당시 1,000달러를 기부하기도 했으며, 멕시코시티에서 시계사업으로 성공한 이순여 선생은 김규식과 이승만의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공채를 기증하기도 했다.
대한인국민회가 창설된 1909년 메리다 지방회도 설립됐다. 창설당시 314명의 회원으로 시작했고 창립연도말에는 444명까지 회원수가 늘었다. 3.1운동 자금지원을 하기도 했었고, 일본화폐 배제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2년뒤 1911년에는 메리다 중심지에 한인무관양성을 위해 숭무학교를 설립했는데, 과거 대한제국 출신 군인 200여명이 군사교육에 참여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멕시코 한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1917년에서 1918년까지 멕시코의 각 지역을 방문하면서 한인들의 독립운동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이후 멕시코의 경제사정이 어려워 짐에 따라 멕시코의 일부 한인들은 쿠바로 이동하여 정착하면서 한국의 독립운동을 끊임없이 지원했다.
이채문 교수의 화상 강연이 끝나고 2023년 제1회 이민 에세이 공모전 시상식 및 수상작 발표가 있었다. 에세이에 대한 시상은 중등부, 고등부, 대학부, 청년부 각 부문별로 별도 시상이 이뤄졌으며, 1등은 2,000페소, 2등은 1,500페소, 3등은 1,000페소의 상금을 받게 되고,에세이에 참가한 모든 이들에게는 200페소의 스타벅스 기프트카드가 증정됐다.
수상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중등부
1등 양희 앙헬릭 알마라스 송(YANGHEE ANGELIK ALMARAZ SONG)
2등 오겸비
3등 박주은
3등 연서영
고등부
1등 길로열
2등 사울 아구스틴 구메스 엔리케스(SAUL AGUSTIN GÜEMES ENRIQUEZ)
3등 김상은
3등 루시아 로페스 신(LUCIA LOPEZ SHIN)
대학부
1등 길유라
2등 파올라 바네사 로페스 파앗(PAOLA VANESSA LOPEZ PAAT)
3등 다니엘라 아우로라 킴(DANIELA AURORA KIM)
3등 노우정
30세 미만 청년부
1등 레오나르도 키옹 수 구그만 콩(LEONARDO KIONG SU GUZMAN CONG)
2등 마리나 정이 킴 모랄레스(MARINA JONG YI KIM MORALES)
3등 이탈리 사만다 사라수아 아길라르(ITALY SAMANTHA ZARAZUA AGUILAR)
3등 김훈민
수상자들은 본인들의 에세이를 모든 참석자들에게 발표했으며, 자신들의 에세이를 통해 본인들의 가족 이민사를 전달했다. 특히 여러 청소년 참가자들이 멕시코인들 사이에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성찰하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이민자로서 느끼는 이방인의 정서에 공감했다. 또 한인 후손 참가들은 한국인이라는 자신의 뿌리를 대하는 본인의 심경이나 주위 반응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해 최근 더욱 강력해진 한류의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올 해 처음 진행된 이민 에세이 공모전임에도 짧지만 긴 여운이 담긴 글들을 통해 서로가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
지난 날 우리 선조들의 이민사를 써내려 갔듯 이제 우리들과 차세대의 이민사를 써내려 갈 수 있다는 점에서 해당 에세이 공모전은 그 의의가 깊다고 하겠다.
끝으로 모든 참석자들이 한인회에서 정성스럽게 준비한 김치, 쌀밥, 모듬전, 김밥, 불고기,무침회 등 한식을 함께 먹으며 한국의 정을 나눴다. 식사 시간 중에는 행운권 추첨 행사를 진행하여 멕시코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 믹스커피와 라면 등의 경품을 증정해 여흥을 돋우기도 했다.
한인회 측은 “이 행사로 한인동포와 한인 후손 모두 서로의 공통된 뿌리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이 됐다”고 전했다.
http://www.kmnews.info/2023/08/21/한인동포와-한인-후손-모두-서로의-공통된-뿌리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