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비나=호치민, 윤준호 기자] 베트남 토종 전기차제조업체 빈패스트(VinFast 나스닥 증권코드 VFS)에 대한 미국 로펌들의 집단소송 제기 움직임으로 17일 베트남증시의 빈그룹(Vingroup 증권코드 VIC) 주가가 급락했다.
빈그룹 주가는 이날 오전장을 약보합세로 마쳤으나 빈패스트가 미국 증권법 정보공개규정 위반으로 집단소송 우려 소식이 전해지자 오후들어 급락세를 보이며 전거래일보다 2900동(6.43%) 내린 4만2200동(1.74달러)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하한가(7%)를 기록하기도 했다.
빈그룹 주가 급락에는 빈패스트에 대한 미국 로펌 2개사의 집단소송 이슈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이날 로빈스갤러루드만&도우드(Robbins Geller Rudman & Dowd)는 빈패스트가 투자자들에게 허위정보를 내놓거나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데 따른 증권법 규정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다른 로펌인 포메란츠(Pomerantz)도 빈패스트 피해 주주들을 대표해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며 소송 참여를 희망하는 투자자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이에대해 같은날 밤 호 응옥 럼(Ho Ngoc Lam) 빈그룹 법제부 부장 “미국 로펌들로부터 소송을 당하지 않았다”며 미국 로펌 2개사의 소송 관련소식을 공식 부인했다.
럼 부장은 “미국증시 상장사들이 집단소송 이슈에 직면하는 것은 시장에서는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안”이라며 “빈패스트 또한 미국시장 사업을 결정한 직후 이러한 상황들을 예상하고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럼 부장은 “미국 로펌들이 빈패스트를 대상으로 한 소송참여 투자자를 모집한다거나 관련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 빈패스트가 위법행위를 저질렀다거나 피소당했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빈패스트는 투자자들에 항시 투명한 정보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동시에 미국시장 사업도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투자자들의 우려를 일축했다.
증시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국 상장사들을 대상으로한 현지 로펌들의 집단소송 움직임은 기업광고와 고객유치를 위해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이른바 ‘기획소송’의 일종으로, 빈패스트에 앞서 테슬라와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Lucid), 제약사 모르픽(Morphic) 등도 이와같은 상황을 겪은 바 있다.
실제로 미국 증시 상장후 1년내 주가 하락으로 인해 집단소송에 직면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데 빈패스트 또한 같은 이유로 현지 로펌들의 표적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8월15일 시초가 22달러로 나스닥시장에 데뷔한 빈패스트는 상장 첫날 250%가 넘는 상승세로 시장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이후 주가는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며 8월28일 82.35달러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이후 하락을 거듭하며 지난 17일 전고점 대비 93.4% 내린 5.41달러로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