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 파견된 유엔평화유지군이 주둔 24년 만에 철수하기로 가닥이 잡혔다.
유엔 민주콩고안정화임무단(MONUSCO)은 22일(현지시간) "민주콩고 정부와 신속하면서도 단계적이며 질서정연하고 책임감 있는 철수 계획을 담은 문서에 공동 서명했다"고 밝혔다.
빈투 케이타 MONUSCO 단장과 크리스토푸 루툰둘라 민주콩고 부총리 겸 외무장관이 전날 수도 킨샤사에서 서명한 이 문서에는 철군 계획과 시기 등이 담겼다.
철수가 3단계로 실행된다는 내용 외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루툰둘라 부총리는 "이 문서는 MONUSCO 병력의 철수는 물론 임무와 책임을 민주콩고 정부에 이양하는 계획을 담고 있다"며 "이 철수 모델이 민주콩고의 국가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케이타 단장은 "MONUSCO의 주둔 기간 거둔 성과를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철수가 진행되도록 민주콩고 정부와 긴밀한 공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펠릭스 치세케디 민주콩고 대통령과 루툰둘라 부총리는 지난 9월 유엔 총회에서 MONUSCO의 철수를 올해 12월부터 시작하기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달 16일 관련 의장성명을 채택했고, 민주콩고 정부와 MONUSCO가 철수 계획을 수립해 왔다.
민주콩고 정부는 1999년부터 주둔한 유엔평화유지군이 민간인에 대한 반군의 공격을 제대로 막지 못한다면서 철군을 주장해 왔다.
특히 광물이 풍부한 동부에서는 투치족 반군인 M23, 민주군사동맹(ADF) 등 120여 개 무장단체의 준동으로 정세가 불안해졌고 국내 반(反)유엔 정서로 치안 유지를 담당하는 MONUSCO의 철수를 요구하는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1만4천명 안팎의 군경을 포함해 1만6천여명으로 구성된 MONUSCO는 연간 예산이 약 10억 달러(약 13조원)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유엔평화유지군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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