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적 인물 Hans-Dietrich Genscher를 떠나보내면서
한태격=뉴스로 칼럼니스트
Hans-Dietrich Genscher www.en.wikipedia.org
공교롭게도 독일에서 제3당 FDP (Freie Democratische Partei) 당수(黨首)를 역임하였고 부수상 겸 외무장관을 역임하였던 선, 후임 두 분을 지난 3월 2 주 사이로 저 세상으로 떠나 보냈다.
3월 18일에는 Angela Merkel 현 수상(Chancellor) 내각에서 2009년부터 4년간 외무장관직을 봉직하였던 Guido Westerwelle(1961년 출생)였고, 다른 한 분은 Helmut Schmidt 수상과 Helmut Kohl수상 내각에서 부수상과 외무장관을 1972년부터 18년간 봉직했던 전설적인 인물, Hans-Dietrich Genscher 이다. 개인적으로 Hans-Dietrich Genscher는 Guido Westerwelle에게 있어 대부(代父)같았던 분이고 사부(師父-Mentor)같은 분이었다.
‘제자’와 ‘사부’가 2 주일 사이를 두고 별세한 것이다. 사부되는 Hans-Dietrich Genscher가 서독에 있었기에 통일된 독일에 동독 Rostock 출신 Angela Merkel 수상정부가 탄생할 수 있었고 서독 Bonn 근처 Bad Honnef 출신 Guido Westerwelle가 그녀 밑에서 부수상, 외무장관이 될 수 있었다.
4월3일 자 독일 권위지 Bild am Sonntag은 Hans-Dietrich Genscher 장관의 업적은 세계 제 2차 세계대전의 전화(戰禍)속에서 ‘통일’보다 ‘서방 자유진영’을 선택하여 다시 독일을 재건시키고, 원죄(原罪)를 진 패전국으로서 불완전했던 국격을 복원시켜 놓은 Konrad Adenauer(1876~1967)수상의 그것 못지않게 지대한 것이기에 Genscher 장관의Veranstaltung (영결식)도 Staatsakt(국장 國葬)으로 엄숙하고 성대하게 치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럼 젊은 세대들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는 Hans-Dietrich Genscher가 어떤 인물인지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그는 독일 Sachsen-Anhalt주 Reideburg시에서 1927년에서 태어났다. Nazi가 정권을 잡은 1933년은 그가 여섯 살되던 해였고 세계 제 2차 세계대전의 서곡(序曲), 폴랜드 침공이 있었던 1939년은 Teenager가 막 되던 해였다. Nazi병사로 참전 후, 전쟁포로가 된다. 1945년 제2차대전이 종식됨과 동시에 패전국 독일은 한반도처럼 분단이 되었고 그의 고향 Sachsen은 쏘련군 점령지로 동독에 귀속되게 된다. 고향으로 돌아 온 그는 Halle와 Leipzig에서 법학을 수학하였다. 스물 여섯 되던 1952년 자유를 찾아 서독으로 월경(越境), 항구도시 Bremen에 정착한다. 바로 FDP에 입당한 그는 13년 후인 1965년 의회-Bundestag에 진출한다. 그로부터 33년간 의정활동을 하게 된다.
1974년 부수상 겸 외무장관 직을 맡아 1994년까지 18년간 봉직한다. 그가 쏘련 Gorbachev를 상대로 1987년 군축(軍縮)협상을 일구어 내었고 1989년~1990년에는 당시 Helmut Kohl 수상을 도와 Gorbachev로 부터 동독에 대한 서독 주권(Full Sovereign Rights)을 확보하는데 성공하였다.
1990년 10월 3일 두 독일이 분단 45년만에 재통일(Wiedervereinigung)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Hans-Dietrich Genscher이라는 외교의 달인(達人), 외교술의 장인(匠人)의 집념이 있었기에 가능하였고 18년이라는 오랜 세월 한 사람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지도자의 신뢰와 정치체제가 일구어낸 합작품이었다고 확신한다.
그의 업적은 필설(筆說)로 다 할 수 없겠다. 필자는 냉전시절인 80년 대 전반 몇 년간 현장에서 그의 활약상을 직접 눈으로 볼 기회가 있었다. 분단국가 출신으로 큰 행운이 아닐 수 없었다.
대한민국에서 통일을 논할 때면 언제나 재통일을 이룩한 독일의 경우를 언급한다. 우선 독일의 재통일을 일구어낸 Hans-Dietrich Genscher의 인물연구도 병행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도 그런 인물을 양성, 배출(輩出)시켜야 통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통일을 이룰 수 있는 외교(Diplomacy)란 힘을 바탕으로 설득과 포용 그리고 인내가 전제되어야 한다. Genscher 외무장관은 18년동안 일관되게 동서균형외교와 실리를 추구하는 능수능란한 외교술로 평화통일을 이룩해낸 전설적인 재상으로 우리들 기억속에 영원히 살아 남아있을 것이다.
고인(故人)이시여 당신은 Vaterland(조국)를 위해 누구도 할 수 없었던 세계사적 업적을 남기셨습니다. 기적을 이룩하셨습니다. 이제 편히 잠드소서!
글 = 韓 泰格(www.TedHan.com)/
독일 프랑크푸르트 은행주재원 생활(4년)을 마치고 뉴욕 최대일간지 ‘New York Daily News’와 美 최대은행 ‘Bank of America’ 에서 근무하는 등 뉴욕에서 30년 가까이 살고 있다. 'Bridge Enterprises'라는 사업체를 경영하며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에 100개 이상의 민족이 어울려 살고 있는 美國과 뉴욕, 이민가정 子女들이 겪는 이야기를 '韓泰格의 架橋세상'을 통해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