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관리 해방 등 편리함에 집 팔고 아파트 생활 자처
그러나 <시카고트리뷴>은 현재 은퇴 연령에 속속 진입하고 있는 베이비 부머 세대들은 이같은 어메리칸 드림을 정석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최근 보도했다. 더구나 이들 세대 일부는 오히려 살던 집을 팔고 임대를 선택하기도 한다. 이들은 도시 근교의 주택에서 자녀들을 키우고 떠나 보낸 뒤 도심지 럭셔리 아파트로 옮겨간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오르락 내리락 하며 걸어서 레스토랑에 가서 점심을 먹고 인근 상점에서 쇼핑을 즐긴다. 요즈음 도심지 아파트나 콘도로 몰려들고 있는 젊은 밀레니얼 세대와 비슷한 생활 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이같은 렌트 빌딩은 수영장, 테니스장, 실내 체육관, 회합 장소 등 각종 시설을 갖추고 있는 데다 잔디도 깎을 필요가 없어 집관리에 따른 각종 일거리에서 해방될 수 있다. 무엇보다 상점들이 지척에 있어 노년에 운전량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물론 이전에도 은퇴를 앞둔 이들은 집 규모를 줄이거나 정원일을 관리인에게 맡기는 등 생활을 조정해 왔다. 그러나 집 규모를 줄인다는 것은 통상 기존의 주택보다 작은 집 혹은 콘도를 구입한다는 것이지 결코 렌트를 의미하지는 않았다. 최근 일리노이주 글렌뷰에 있는 집을 팔고 아파트로 이사간 윙켈스타인씨 부부는 삶이 자유롭다고 전한다. 다운타운에 있는 직장에 걸어서 출근을 하고 집 관리를 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식당, 영화관, 예술 공연 등을 지척에 두어 20대 같은 삶을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베이비부머 중 렌트를 택한 이들의 비중은 여전히 낮다. 그러나 하바드 대학 주택 연구소 제니퍼 몰린스키 교수에 따르면 지난 2005년 50대와 60대의 렌탈 인구가 1000만명이었으나, 10년 후인 2015년에는 1500만명으로 늘었다. 몰린스키는 이 같은 변화를 "드라마틱 하다"고 표현하고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전미 다세대주택 컨퍼런스에서도 부동산 상담가들은 집을 팔고 럭셔리 아파트를 찾는 베이비부머들이 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콘도 및 아파트 임대는 많은 베이비부머들에게 매우 특기할만한 전환이다. 이들은 70년대와 80년대 미국의 주택값이 치솟을 당시 성인이었던 탓에 렌트는 돈을 낭비하는 것으로 여겼고, 주택 구입을 필요 불가결한 투자로 여겨왔다. 그러나 근래 부동산 시장 파동을 겪으며 이같은 주택에 대한 관점이 변색됐고, 렌트에 대한 시각도 그만큼 달라졌다. 더이상 이전과 같은 에퀴티 축적을 바랄 수 없는 탓이다. 또 렌트는 세입자의 마음이 달라질 경우 주택 클로징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옮길 수 있는 등 장점도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마이홈에 대한 애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견해도 여전하다. 로렌스 윤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 회장은 대부분의 베이비 부머들의 집에 대한 생각은 지난 세대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한다. 베이비부머의 주거지 개념이 대폭 바뀐 것이 아니라 숫자가 이전 세대보다 많기 때문에 렌트 수도 그만큼 높아졌다고 보는 것이 무난하다는 것이다. 전미은퇴자협회(AARP) 자료에서 베이비부머의 80%가 집을 소유하고 있거나 홈오너가 되길 원하고 있다. 또 74%는 은퇴 후에도 현재 주택에서 계속 살기를 원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2005년에서 2013년 사이에 50세에서 64세 연령대에서 홈오너십은 5%가 줄었다. 부분적으로는 차압이나 실직 등 강압에 의한 것일 수 있지만 상당수는 나이 들어 육체적인 힘을 소모하지 않고 비용도 줄일 수 있는 방편으로 렌트를 택한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특히 아이패드와 아이폰을 사용하는 베이비부머 세대는 젊은이들의 트렌드인 도심지 럭셔리 아파트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베이비부머의 연령이 높아질 수록 적정 가격대의 아파트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