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묻는다
김명곤
경상도 양반동네 예천에서 태어나
구공탄 냄세 밴 전라도 익산에 사는
'연탄재 시인' 안도현은 이렇게 물었다.
"연탄재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토끼하고 발 맞추던 전라도 벽촌에서 태어나
농산물 넘치는 미국에서 1파운드 1달러면 사는
당근 농사 짓는 나는
이렇게 묻는다.
당근 우습게 여기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당근같은 말을 한 적이 있었더냐.
(* 당근 : 산형과 식물 채소. 젊은이들 사이에서 '당연한 말' 또는 '이치에 맞는 말'이라는 뜻의 은어로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