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화나 성분 낮춰 오일 등 여러 형태로 생산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화를 위해 주민 서명 수거 작업이 한창이던 당시 롱우드시 윈딕시 수퍼마켓 인근에서 서명 수납인 남성이 사진에 응하며 포즈를 취해 주었다. ⓒ 코리아위클리 |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플로리다주가 의료용 마리화나 시판에 들어간다. 주 보건부(FDH)는 20일 마리화나 재배 농장인 '트루리브 앤 해크니 너서리(Trulieve and Hackney Nursery)'에 항정신성 물질(THC)을 대폭 낮춘 의료용 마리화나(대마초) 공급을 수락했음을 밝혔다. 북서부 가스덴 카운티에 위치한 재배농장은 플로리다 6개 의료용 마리화나 재배 및 공급 지역 중 첫 개시 통보를 받은 곳이다.
트루리브는 이번 주부터 플로리다 전역에 배달 작업과 더불어 탤러해시 소재 공급처에서 판매한다.
2014년 주 의회는 의료용 마리화나 공급을 인정하는 일명 '샬롯스 웹' 안을 통과시켜 주지사 서명을 받았다. '샬롯스 웹'은 같은 해 11월 선거에서 유권자의 투표로 일반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화를 실현시키려는 일각의 노력을 저지시키기 위해 주정부가 미리 마리화나 성분을 낮춘 대체품으로 승인한 법이다.
'샬롯스 웹'에 따른 의료용 마리화나는 2015년 초기부터 시판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법적 문제와 행정상 이유로 한동안 교착상태에 빠졌었다.
시판에 들어간 대마초는 환각효과를 억제시키는 성분인 CBD를 높인 대신 환각 화학작용을 이끄는 THC는 낮춘 것이다. 복용 방법은 대부분 흡연이 아닌 오일, 증기, 캡슐, 틴크제 형태이다.
2014년 중간선거에서 '주민발의안2'에 오른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안은 '샬롯스 웹' 보다 강도 높고 다양한 성분의 마리화나를 여러 질환에 사용토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발의안은 찬반 양측이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인 가운데 입법에 필요한 60%의 문턱을 넘지 못한 57% 찬성에 그쳐 부결됐다.
발의안은 올해 11월 선거에 다시 오를 전망이지만, 주 의회는 올해 ‘시행에 대한 권리(Right to Try)’ 법을 적용해 THC 성분이 더 많이 포함된 의료용 마리화나를 시한부 환자용으로 허락함으로써 입법화의 김을 빼려는 모양새를 보여 주었다.
한편 주 보건부는 추첨제로 마리화나 생산업체를 본래 5개로 선정했으나 이후 한 개 업체가 도전에 성공해 총 6개가 됐다.
의료용 마리화나는 암 환자를 비롯해 루게릭병 등 심한 근육 경련 질환이나 발작 질환 등 중병에 사용된다. 플로리다 환자 등록은 주 보건국 관할에 두며 특별 처방 훈련을 받은 의사들은 환자의 치료 플랜을 제출해야 하는 등 일정 규제를 지켜야 한다.
올랜도 존 모건 변호사,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화 주도
플로리다에서 마리화나 승인은 무척 의외라 할 수 있다. 몇년 전만 해도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주 하원은 의료용 마리화나와 관련한 법 개정 심의 청취조차 거절해 왔다. 그러나 올랜도 유명 변호사 존 모건이 마리화나 합법화 운동의 선두에 서면서 단번에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모건은 '의료용 마리화나 지지 연합(People United for Medical Marijuana)'을 이끌며 주 의회에 마리화나 합법화를 위한 주민 발의안을 올리기 위해 청원 운동을 벌였다. 또 서명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사비를 들여 캘리포니아에서 서명 운동 전문단체까지 끌어들였고 결국 2014년에는 발의안이 주민 투표지에 올려지는데 필요한 유권자 서명(68만 3천 159명)을 거뜬히 받아냈었다.
'포 더 피플(For the people)'이란 모토로 유명한 ‘모건 앤 모건’ 개인상해법 로펌 운영자인 모건은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화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안전성과 효과를 강조했다. 특히 그는 근래 문제가 되고 있는 진통제 남용을 끄집어 내고 대다수 환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처방 진통제 옥시콘틴으로 인해 연 1만 6천명이 사망하고 있고 중독성도 강하다고 주장하며 제약회사만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하나님이 만든 식물로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게 허락할 때가 됐다"며 "사람이 만든 약은 중독을 이끌고 결국 죽음으로 몰고 간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