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집에 보관 중이던 미술품 앞에 선 알란 박서(Alan Boxer)씨. 지난해 86세를 일기로 별세하기 전 그는 소장품 가운데 20세기 호주 유명 작가들의 작품 19점을 호주 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 of Australia)에 기증했다.
20세기 호주 최고 예술가들 작품... 총 800만 달러 가치
20세기 호주 최고의 화가로 꼽히는 이들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던 한 미술품 애호가가 소장품들을 호주 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 of Australia. NGA)에 기증한 사실이 알려졌다.
금주 수요일(18일) A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NGA에 기증한 19편의 미술품 총 가치는 800만 달러에 달한다.
미술품 기증자는 캔버라 연방 재무부 공무원으로 근무했던 알란 박서(Alan Boxer)씨로 그가 기증한 소장품은 로이 드 마이스터(Roy de Maistre), 아서 보이드(Arthur Boyd), 알버트 터커(Albert Tucker), 존 올슨(John Olsen), 찰스 블랙맨(Charles Blackman), 존 퍼스벌(John Perceval), 브렛 위틀리(Brett Whiteley) 등의 작품들이다. 이들 작가는 모두 20세기 호주 최고의 작가로 꼽히는 이들이며 이들의 작품 가격 또한 최상위 급에 속한다.
NGA의 제러드 보건(Gerard Vaughan) 관장은 “박서씨의 이번 미술품 기증은 국립 미술관 역사에서 보기 드문 사례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는 우리 미술관의 소장 예술품을 더욱 풍부하게 해 주었다는 점에서 정말 감격스런 일”이라는 그는 예술품이 전시되어 있는 한쪽 벽면을 가리키며 “저쪽 벽면의 작품들은 찰스 블랙맨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시리즈로, 우리 미술관이 수집해온 작품들 중 1950년대 중반의 매우 중요한 첫 번째 시리즈”라고 말했다.
이번 박서씨의 기증으로 이 시리즈를 완성시킬 수 있었다는 그는 “이 때문에 이번 기증은 우리에게 있어 진실로 중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기증된 작품 중 또 하나의 중요한 작품은 시드니 놀란(Sidney Nolan)이 호주 개척 초기 ‘의적’으로 알려진 네드 켈리(Ned Kelly)를 묘사한 작품이다. 네드 켈리 이미지는 시드니 놀란을 유명 화가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으로 이번에 기증된 ‘켈리’(Kelly) 이미지는 놀란이 1962년 완성한 것이다.
19편의 미술품을 기증한 알란 박서씨는 1940년대 대학에서 예술 및 경제학을 공부했으며 1950년대부터 진지하게 미술품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는 정기적으로 갤러리를 방문하면서 작품을 보는 시야를 넓혔고 작품에 대한 가치에 눈뜨기 시작했으며, 더불어 원주민 미술품 수집에도 관심을 가졌다.
1986년 재무부 공무원 생활을 접고 은퇴한 그는 미술관 방문자들에게 호주 예술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자원봉사자로 일했다.
박서씨의 친구이자 예술품 딜러인 크리스탄 피티(Kristan Pithie)씨는 “박서씨는 자신이 소장할 예술품을 고르는 데 있어 매우 신중했다”고 회고했다.
피티씨는 “순간적인 감정으로 미술품을 구입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면서 “그는 작품에 대해 배우고 공부하며 해당 작품의 의미를 확인한 뒤 소장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타입이었다”고 덧붙였다.
박서씨는 캔버라 북쪽의 평범한 주택에서 거주하면서 이 작품들을 보관해 왔고 지난해 8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NGA의 제러드 보건 관장은 “그는 부자는 아니었지만 자신의 마음에 드는 작품을 구입하는 데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온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로그인해주세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