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격 상승은 국부(national wealth)의 증가보다 부의 분배가 젊은 세대에서 고령층으로의 편중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호주 중앙은행(RBA)가 지적했다.
젊은 세대→고령층으로 부(wealth)의 이동 ‘심각’
개인의 수입을 앞질러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부동산 가격으로 인해 호주인들의 부(wealth)가 젊은 세대에서 고령층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국가 발전을 가로막는 심각한 장애가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고 금주 목요일(13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보도했다.
호주 중앙은행(Reserve Bank of Australia) 부총재인 필립 로우(Philip Lowe) 박사는 최근 수년간 이어진 토지 및 부동산 가격 성장은 투자용 부동산을 소유한 이들과 자녀가 없는 고령층을 포함, 일부 호주인들에게 그야말로 ‘노다지’(windfall gains)를 안겨주었다고 지적했다.
로우 박사는 이어 “이는 분명 임대인의 경제적 상황을 더욱 궁색하게 만들고 있으며, 젊은 부모들은 어린 자녀들이 나이가 들었을 때 높아진 부동산 가격으로 주택구입이 불가능해질 것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근래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부동산 가격에 대한 RBA 측의 공식 입장에서 가장 강력한 경고 중 하나로, 로우 박사는 부동산 가격상승의 주요 영향은 국부(national wealth) 증가라기보다는 부(wealth)의 분배가 젊은 세대에서 일부 고령층으로 편중된 변화를 가져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로우 박사는 부동산 분야에서의 자본 이득이 발생됐음에도 불구, 향후 자녀들을 위한 부동산 주거비용 상승에 대한 우려로 많은 호주인들이 더 경제적 궁색함을 느끼고 있음을 인정했다.
“전국의 많은 부모들이 엄청나게 치솟고 있는 주택가격을 확인하고 있으며, 이런 추세 속에서 자녀들은 높아진 주거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인 로우 박사는 이어 “높아진 주택가격으로 인해 젊은 세대들이 고령층으로부터 가계비용을 지원받고 있다”며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런 한편 로우 박사는 또한 높아진 주거비용으로 인해 호주인의 가계 대차대조가 이전에 비해 다소 위험 수준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낮은 기준금리는 경제 성장의 과도기에 도움이 되지만 호주 경제의 지속적인 확장을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가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통 부분을 포함, 기반시설에 더 많은 투자를 통해 성장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한 로우 박사는 “보다 나은 교통시설은 더 많은 주거 지역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많은 호주인들에게 적합한 가격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