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심장마비 추정... 호주 내 ‘한국학’ 발전 헌신
대학 내 ‘한국학 연구원’ 개설 제안서에 ‘한류’ 용어 처음 사용
지난 1988년 NSW 대학 경제학교 교수로 임용된 이후 경제학을 강의하면서 동 대학 내에 한국학 연구원을 설립, 한국학 진흥과 차세대 학자 양성의 견인차 역할을 해 왔던 서중석 교수(사진)가 금주 화요일(25일) 오후 급작스런 심장마비로 자택에서 타계했다. 향년 58세.
1957년 충남 공주에서 출생한 서 교수는 경기고 및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호주로 이민, NSW 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8년 동 대학 경제학과 교수로 임용된 서 교수는 2003년 국제경영학과 학과장을 역임했으며 2010년 정교수(Professor)로 현재까지 ‘School of Management’에 재직해 왔다.
경제학자이면서 호주 학계에서 소외됐던 한국학에 눈을 돌린 서 교수는 2000년 6월 동 대학 내에 ‘한국학 연구원’(Korea Research Institute, KRI)을 설립, 연구원장으로 재직하면서 호주와 한국, 동남아시아 국가를 연결하는 연구 교류 네트워크의 허브를 구축했으며, 동 지역의 한국학 진흥과 차세대 학자 양성에 주력해 왔다.
이어 2003년에는 동남아 주요 국가의 선도 대학들과 함께 ‘동남아시아 한국학회’(Korean Studies Association of Southeast Asia)를 주도하기도 했다. 현재 이 학회는 동남아 8개 국가(태국, 말레이지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의 최고 국립 대학교들이 참여하는 각 지역 한국학 발전의 중요한 구심점이 되고 있다. 서 교수는 동 학회의 자문위원 역을 수행해 왔다.
학자로서뿐 아니라 서 교수는 한인 커뮤니티 내에서도 동포자녀 장학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등 차세대 한인 청년인재 육성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헌신했다.
한편 2000년대 이후 한국 대중가요와 영화, 드라마 등이 동남아를 시작으로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생겨난 ‘한류’라는 용어를 서 교수가 처음 사용한 이야기도 있다. 가족들에 따르면 서 교수가 NSW 대학 내 ‘한국학 연구원’ 설립을 위해 고국인 문화체육관광부에 지원을 요청하면서 제출한 제안서에서 ‘한류’라는 용어를 사용했고, 문화체육관광부의 한 고위 담당 직원이 당시 한국 대중문화의 전 세계적인 인기를 표현하는 용어로 ‘공식화’ 하여 사용할 것을 제안했으나 당시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같은 이야기는 실제 서 교수의 제안서를 검토했던 문화체육관광부 해당 직원을 통해 나온 이야기라는 게 가족들의 말이다.
발인예배는 내일(29일, 토) 오전 10시 스트라스필드 소재 세인트 앤드류스 교회(St. Andrews. 37 Swan Avenue, Strathfield)에서, 하관예배는 낮 12시 매콰리파크 공원묘지(Macquarie Park Cemetery)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