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 주택을 소유하는 것도 좋지만 임대 주택에서 거주하는 것이 결코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주택을 관리하거나 수리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등 반대급부도 여러 가지가 있다.
“책임 없는 자유... 주택 수리비용도 없다”
자가 주택을 소유한 후 임대를 하게 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 아니다. 관리가 허술했거나 나쁜 운 탓일 수도 있다. 이런 경험은 남은 인생에 경종을 주기도 한다.
자기 소유의 주택에서 거주하다 임대 주택의 세입자가 된 소피아 고드윈(Sofia Godwin)씨는 “2급 시민(충분한 권리를 부여받지 못한 시민)으로 추락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 부동산 섹션인 ‘도매인’은 인터넷 판 최근호에서 자가 소유 주택에서 거주하다 임대주택으로 옮긴 A씨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A씨는 지난 10여 년 동안 주택구입 대출금을 상환한 뒤 최근 임대주택으로 옮긴 사람으로, 그는 임대주택 거주가 행복한 5가지 이유를 언급, 눈길을 끌었다.
■ 주택을 수리하지 않아도 된다= 내 집을 소유하고 있을 당시, 나는 집을 수리하기 위해 많은 여가시간과 주말은 하드웨어 숍(Hardware Shop)을 다니며 보내야 했다. 하지만 임대 세입자가 된 후 나는 집을 수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내 삶을 즐기고 있다. 뿐 아니라 집수리에 낭비했던 시간을 가족과 함께 하거나 휴식으로 보내고 있다. 올해 부활절은 특히 즐거웠다. 이전 부활전 기간 동안 과중한 업무와 씨름을 했다면 올해 부활절에는 낚시를 하러 갔다.
■ 요금 부담 없이 수리를 외부에 위탁할 수 있다= 식기 세척기가 망가졌을 때 주인에게 전화를 걸기만 하면 된다는 게 너무 기뻤다. 비싼 수리비용 때문에 가전제품 수리 기사에게 연락을 해야 하나 하는 문제로 고민하지 않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심지가 내가 식기 세척기 수리 기사에게 수리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더욱 행복해졌다.
■ 집을 꾸며야 한다는 압박감이 없다= 자가 주택에 거주할 때, 가구와 장식품을 새 것으로 마련하거나 집을 다르게 꾸며 더 좋게 보여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곤 했다. 임대 중인 지금, 더 이상 집 전체에 내 취향을 반영하거나 세세하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도 되어 편안하다. 뿐 아니라 서로 매치가 안 되는 가구를 사용하고 싸구려 장식품을 사용하더라도 마음이 편하다.
■ 만족스러운 정원 꾸미기= 내 집을 갖고 있을 당시, 우리 집 정원이 다른 이들의 눈에 좋게 보이도록 꾸미기 위해 몰두하곤 했다. 현재 임대 주택의 정원은 충분히 만족스럽다. 약간의 채소를 기르고 필요할 때만 정원에 물을 줬다. 그리고 기분 내킬 때만 잡초를 뽑았다. 나무나 꽃을 심어 정원이 지금보다 더 멋져져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정원을 단순히 즐기게 됐다.
■ 책임 없는 자유= 올해 임대를 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큰 책임감이나 헌신 없는 삶을 살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임대는 말 그대로 ‘구입 전에 시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다. 다른 환경에 놓이면서 나뿐 아니라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이해하게 됐고, 이 부분이 임대가 가지고 있는 단점을 보완해 줬다. 임대할 집을 찾기 위해 치열했고 하루살이 같았지만, 집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친절한 집 주인을 만난 건 행운이다. 또한 집을 살 수 있는 여력이 있지만 임대 경험은 내가 해볼 수 있는 색다른 시간이다. 주택을 사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살고 싶지 않다. 임대는 내 인생에서 퇴보가 아니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임대’ 주택에서 오는 혜택을 즐길 계획이다.
지유미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