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호주영화 1).png


조지 밀러(George Miller) 감독의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Mad Max: Fury Road)의 한 장면. 올해 호주 영화는 지난 20년 이래 박스오피스 집계에서 최대 흥행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지원 영화제작 규정 관련, 배우와 제작자 간 논쟁

 


올해 호주 영화산업이 호주 현지 박스오피스 집계에서 지난 20년 이래 최고 기록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호주 영화의 흥행을 이끈 작품은 호주 감독인 조지 밀러(George Miller)의 블록버스터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Mad Max: Fury Road)로, 멜 깁슨의 출세작이었던 ‘매드 맥스’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인 이 영화는 호주 극장에서 2천1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려 역대 호주 영화 흥행 순위에서 9번째를 기록했다.

 

러셀 크로우(Russell Crowe) 주연의 ‘워커 디바이너’(The Water Diviner) 또한 1천500만 달러의 수익으로 호주 영화의 부흥을 알렸으며, 지난 해 제작해 올 1월 개봉한 저예산 어린이 영화인 ‘종이비행기’(Paper Planes) 또한 예상 외로 1천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려 영화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 8월3일, 국영 ABC 방송은 “하지만 호주 국내 제작의 호주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지원은 상당히 변덕스러운 편”이라고 언급하면서 정부 지원 제작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7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영화계를 선도했던 호주 영화산업은 지난해의 경우 40년 이래 두 번째 최악의 해로 기록됐다.

 

올해 호주 영화는 제작 측면에서 외국인 배우들이 주연으로 등장했으며, 이들에 대한 비자 발급 또한 크게 늘어났다.

현재 호주 배우 조합인 ‘Media Entertainment & Arts Alliance’는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작품에 출연하는 외국인 배우들의 경우 반드시 비자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많은 호주 영화들이 세제 혜택과 함께 호주 영화산업 진흥을 위한 ‘Screen Australia’(연방 정부 기구)를 비롯해 주 정부 산하의 다양한 기관으로부터 보조금을 받고 있다.

 

‘호주 영화제작자 협회’(Screen Producers Association. SPA)는 배우 조합의 이 규정이 완화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SPA의 매튜 디너(Matthew Deaner) 회장은 “호주에 들어와 영화 제작 일을 하는 모든 이들에 대해 조합이 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문제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호주의 다른 산업 분야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이런 일이 있는 것인가’라는 점”이라며 “이에 대한 대답은 ‘아니다’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SPA는 “절차상의 비용, 시간 허비 및 불필요한 요식 행위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현 시스템을 지지하는 배우들은 이것이 특히 납세자의 기금으로 ‘호주’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로 제작하기 위해 10년 전에 확립된 시스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 시스템의 변경을 반대하는 배우 조합 소속의 호주 배우 제프 모렐(Geoff Morrell)씨는 지금의 규정은 호주 영화산업 진흥을 위한 것이라며 “단기적 이익만을 고려한다면 호주 영화산업의 미래는 정말로 위태로운 지경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규제를 완화하거나 외국인의 호주 영화 제작 제한을 없애는 것은 호주 영화산업을 위해 위험한 발상이라는 것이다.

 

현재 지원금을 받아 제작되는 호주 영화의 경우 최소 50%가 호주인 배우의 역할로 채워져야 하며 조연의 경우 75%가 호주인 배우여야 한다.

모렐씨는 박스오피스 집계로 나타난 올해 호주 영화의 인상적인 흥행 이면에는 호주 영화산업의 취약성이 감추어져 있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 배우들은 확실히 호주 영화산업이 위기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일부를 제외하고 국제적으로 이름 있는 배우라 해도 10만 달러의 출연료를 받으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모렐씨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 영화산업의 낙관을 어떻게 전망할 수 있으며 또 호주는 물론 전 세계 관객을 위한 영화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이런 상황에서 제작자들의 바람대로 외국인 배우의 자유로운 고용을 허용하는 것은 호주 영화산업을 위해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모든 배우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배우인 로이 빌링(Roy Billing)씨는 “호주의 영화산업은 이미 성장해 있다”면서 “외국인 배우를 제한하는 자금지원 기구에 의해 견제와 균형이 이미 갖추어져 있다”고 진단했다.

 

“개인적으로 규제 완화를 찬성한다는 입장”이라는 그는 배우 조합이 이를 더 허용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어 빌링씨는 “현재의 시스템은 현 영화제작의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질적으로 규제는 이미 완화되었다”고 말하는 그는 “이는 낡은 보호주의 사고방식이며, 우리는 영화제작에 있어 글로벌 개념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빌링씨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이들이 자본력으로 경쟁하고 있으며, 영화제작에 투자하는 이들은 투자금의 안전한 회수를 보장받기를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기 위해 흥행 보증수표가 필요하다”며 “그런 스타를 출연시키지 못하게 될 경우 제작자는 그 역할에 적합한 다른 옵션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호주 영화제작과 관련된 연방 정부의 최종 검토 보고서는 올해 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 역대 호주영화 ‘Top 10’은...

전 세계에서 최초로 장편영화를 제작했던 호주 영화의 저력은 아직 남아 있는 듯하다. 올해 호주 영화의 흥행이 지난 20년 이래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만 해도 박스오피스 집계는 지난 40년 이래 두 번째 ‘최악’으로 나타났지만 ‘매드 맥스’ 시리즈 4편의 개봉, 러셀 크로우 주연의 ‘워터 디바이너’, ‘종이비행기’ 등의 흥행으로 올해 박스오피스 집계는 호주 영화의 부활을 보여주는 듯하다.

올해 선보인 작품에 이르기까지, 역대 호주 영화 중 흥행 톱 10을 기록했던 영화를 알아본다.

 


1. Crocodile Dundee(1986년)- $47,707,045

호주 밀림지대에 거주하는 악어 사냥꾼 믹 던디(Mick Dundee)가 세상 밖으로 나오면서 겪는 이야기를 유머러스하게 전개시킨 이야기로, 폴 호건(Paul Hogan)을 ‘호주 영웅’의 아이콘으로 부각시킨 영화이다. 호건은 이 한 편의 영화로 호주는 물론 전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으며 엄청난 흥행 수익으로 억만장자 대열에 올라섰다.

1편에 이어 미국 버전으로 제작한 2편에서는 호주에서만 사용하는 속어들을 크게 없애 호주만의 맛은 없어졌지만, 2편 또한 큰 성공을 거두었다.

 


2. Australia(2008년)- $37,555,757

호주 출신의 유명 감독 바즈 루만(Baz Luhrmann)이 호주의 정체성을 그려낸 이야기로, 역시 호주 출신의 세계적 배우인 니콜 키드먼(Nicole Kidman)과 휴 잭맨(Hugh Jackman)을 주연으로 내세웠다. 그야말로 호주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같은 호주 이야기를 다룬 서사극으로, 호주의 광활한 자연과 원주민들의 정신세계, 백인 정착민들에 의해 저질러진 원주민 동화정책 등을 보여주며 일본의 다윈 폭격 등 아픈 현실에서 피어난 아름다운 사랑을 그리고 있다.

루만 감독은 이 영화 촬영에 앞서 영화의 현실성을 높이기 위해 오랜 시간을 들여 퀸즐랜드 주 등 영화 촬영지를 직접 물색했다.

 


3. Babe: The Gallant Pig(1995)- $36,776,544

딕 킹 스미스(Dick King-Smith)의 소설 ‘The Sheep-Pig’을 원작으로 제작된 감동적 동물 이야기인 ‘용감한 돼지 베이브’는 어린이 영화로 제작됐지만 모든 연령층을 사로잡았다. 올해 개봉된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를 연출한 조지 밀러(George Miller)감독의 작품으로 영화가 촬영되는 동안 30여 마리의 돼지가 주인공 ‘베이브’로 출연했다.

 


4. Happy Feet(2006)- $31,786,164

이 작품 역시 호주 의사 출신의 영화감독 조지 밀러(George MIller)의 작품으로 남극 펭귄을 주인공으로 한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영화이지만 오락적 요소에 남극의 기후 변화를 삽입하며 환경 문제를 담아냈다.

 


5. Moulin Rouge(2001)- $27,734,406

바즈 루만 감독의 명성을 빛낸 또 하나의 작품으로 니콜 키드먼(Nicole Kidman)과 이완 맥그리거(Ewan McGregor)를 주연으로 내세웠다.

지상에서 가장 화려한 밤의 세계, '물랑 루즈' 최고의 뮤지컬 가수 샤틴과 영국의 낭만파 시인 크리스티앙의 운명적 사랑과 거역할 수 없는 인연을 그린 작품으로, 영화를 제작한 루만 감독은 이 작품의 첫 상영장소로 고향인 NSW 북부의 작은 도시 타리(Taree)에서 개봉했다. 당시 극장을 찾은 이는 250명이었다고 한다.

 


6. The Great Gatsby(2013)- $27,383,762

주요 장면 대부분을 호주에서 촬영한 바즈 루만 감독의 또 하나의 히트작으로, 스콧 피츠제럴드(Scott Fitzgerald)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사랑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슈퍼 부자가 된 한 사내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나 영화평론가들은 소설 원작에는 충실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7. Crocodile Dundee 2(1988)- $24,916,805

1986년 작품에 이어 속편으로 나온 두 번째 영화로 미국 버전이라 할 이 작품에서 던디는 콜롬비아 마약 조직과 싸우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1편에 비해 10분 정도 짧은 분량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노던 테러토리(Northern Territory)와 뉴욕에서 촬영됐으며 당시로는 엄청난 1천400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여됐다.

 


8. Strictly Ballroom(1992)- $21,760,400

‘물랑루즈’, ‘Australia’, ‘위대한 개츠비’ 등 히트작 제조기인 내놓은 바즈 루만 감독이 1992년 저예산으로 제작, 크게 성공한 작품이다. 호주 영화사에서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대표적인 로맨틱 코미디 작품. ‘Pan-Pacific Grand Prix Dancing Championship’ 우승을 위해 자신의 댄스 스타일로 고군분투하는 볼룸댄서 스콧 해스팅(Scott Hastings. Paul Mercurio 분)의 이야기를 코믹하면서도 감동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마지막 장면은 실제 볼륨댄스 챔피언십 대회 날, 점심시간을 이용해 촬영했다고 한다.

 


9. Mad Max: Fury Road(2015)- $21,606,347

‘매드 맥스’ 시리즈 3편에 이어 20여년 만에 나온 작품으로 이 시리즈 가운데 가장 호쾌한 액션 장면을 자랑한다. 핵 전쟁으로 멸망한 22세기, 얼마 남지 않은 물과 기름을 차지한 독재자 임모탄 조가 인류를 지배하는 가운데 아내와 딸을 잃고 살아남기 위해 사막을 떠돌던 맥스(Tom Hardy 분), 임모탄의 폭정에 반발한 퓨리오사(Charlize Theron 분)가 연합, 임모탄과 치열한 전투를 벌인다. 조지 밀러 연출.

 


10. Red Dog(2011)- $21,467,993

지난 2011년 제작된 가족 영화로 동물을 사랑하는 호주인들의 정서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1979년 트럭 운전기사로 일하는 토마스(Thomas. Luke Ford 분)가 서부 호주 댐피어(Dampier)에 도착한 뒤 우여곡절 끝에 알게 된 병든 개 ‘레드 독’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니엘 탭리츠(Daniel Taplitz)가 쓴 ‘레드 독’ 이야기를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Australian Film Institute (AFI) 최고작품상, Australian Academy of Cinema and Television Arts(AACTA)의 회원이 고른 최고영화상 등을 수상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anherald.com.au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1163 호주 “높은 주택가격, 외국 투자자 탓 아니다” 호주한국신문 15.09.03.
1162 호주 ‘그린 스퀘어’ 옛 도심지역, ‘타운센터’로 조성 호주한국신문 15.09.03.
1161 호주 자료유출 파문... 애슐리 매디슨 대표 사임 호주한국신문 15.09.03.
1160 호주 한국교육원, ‘2015 한국어 문화공연’ 대회 개최 호주한국신문 15.09.03.
1159 호주 NSW 주 재무부 매트 킨 정무차관, 9월초 방한 예정 호주한국신문 15.09.03.
1158 호주 ‘애슐리 매디슨’(Ashley Madison) 가입자 정보 유출 호주한국신문 15.08.27.
1157 호주 애보트 정부의 정책, 지난 50년래 가장 더뎌 호주한국신문 15.08.27.
» 호주 호주 영화산업, 지난 20년 이래 최고 활황 호주한국신문 15.08.27.
1155 호주 “성 노예 피해 신고자, 보복 위험성 크다” 호주한국신문 15.08.27.
1154 호주 ‘주택구입 능력’에 대한 걱정, “여성이 더 많다” 호주한국신문 15.08.27.
1153 호주 NSW 주 해안 상어공격 늘어, 각별한 주의 요구 호주한국신문 15.08.27.
1152 호주 HSC 시험 수험생들, 시험장 ‘애플 와치’ 반입 금지 호주한국신문 15.08.27.
1151 호주 ‘외국인 불법 부동산 투자 처벌’ 강화, 새 법안 도입 호주한국신문 15.08.27.
1150 호주 해외 유학생들, 호주 달러화 약세에 ‘활짝’ 호주한국신문 15.08.27.
1149 호주 엘리자베스 베이 호화 주택, 1천4백만 달러 매매 호주한국신문 15.08.27.
1148 호주 ‘임대주택 거주’가 주는 다섯 가지 행복 호주한국신문 15.08.27.
1147 호주 호주 부동산 동향- 시드니 주택 소유자들, ‘매매시장’ 돌진 호주한국신문 15.08.27.
1146 호주 NSW 주 대학 서중석(경제학) 교수 타계 호주한국신문 15.08.27.
1145 호주 스트라필드서 한인 연루 패싸움, 1명 칼 찔려 중태 호주한국신문 15.08.27.
1144 호주 정정호 작가, 호주사진센터 개인전 ‘Fragments’ 개최 호주한국신문 15.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