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즐랜드 공과대학(Queensland University of Technology) 창조산업 학부(Creative Industries Faculty)에서 진행한 ‘젊은이, 섹스, 사랑 그리고 미디어’(The Young People, Sex, Love and the Media) 프로젝트 조사 결과 사랑과 섹스에 대해 부모에게 조언을 구하는 10대는 5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들, 자녀의 성 문제에 엄격한 도덕적 잣대 들이밀어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로 인해 부모와 10대들(Teenagers) 간의 성(sex)에 관한 사고방식의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포로노와 섹스가 자녀들에게 위험하다고만 판단, 디지털 시대에서 남녀간의 기본 관계에 대해 조언을 바라는 자녀들의 욕구를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퀸즐랜드 공과대학(Queensland University of Technology) 창조산업 학부(Creative Industries Faculty)에서 진행한 ‘젊은이, 섹스, 사랑 그리고 미디어’(The Young People, Sex, Love and the Media) 프로젝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랑과 섹스에 대해 부모에게 조언을 구하는 10대는 5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 보고서는 지난 달 말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자녀들의 성 문제를 우려하는 대부분의 부모들은 이에 대해 너무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밀거나 성급하게 최악의 상황까지 내다보고 있었다. 반면 10대들은 학교의 성 교육이 너무 생물학적 관점에 치중해 있거나 성 문제로 인해 불거질 수 있는 위험에 대한 예방 전달에만 중점을 두고 있어 실망을 느끼고 있었다.
맥콰리 대학(Macquarie University)의 캐서린 럼비 (Catharine Lumby) 교수는 어떤 미디어가 10대들의 행동과 태도를 성 관계 쪽으로 관심을 갖도록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하이스쿨 학생들을 포커스 그룹(focus groups. 시장 조사나 여론 조사를 위해 각 계층을 대표하도록 뽑은 소수의 사람들로 이뤄진 그룹)에 참여시켰다.
그리고 이 그룹을 조사한 결과, 10대들의 성 생활에 인터넷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페이스북(Facebook), 인스타그램(Instagram), 유투브(YouTube) 등이 10대의 관계 탐색에서 큰 도움이 얻는 것으로 확인됐다.
럼비 교수는 “우리가 10대들에 말하는 많은 것들이, 사실은 그들 사이에서는 관심이 없거나 화제가 되지 않는다”며 “부모들이 자녀 성 문제에 걱정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자녀들과 섹스 문제에 대해서는 충분한 교감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13-17세의 10대들은 그들이 끌림을 받는 사람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진심으로 알기를 원했다. 한편 교사들은 학생들과 디지털 시대의 섹스에 대해 토론을 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토로했다.
NSW 대학교(The University of NSW)와 NSW 주 가족계획부(Family Planning)는 공동 프로젝트로 소셜 미디어를 통해 10대 본인의 삶을 기록하고 서로 노골적으로 성적인 이미지를 주고받거나 온라인에서 포르노를 보는 10대들의 태도를 교화시키고 안전한 성관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교육의 일환으로 교사들, 건강 전문가 및 젊은 계층의 근로자들을 위한 워크숍을 추진 중이다.
럼비 교수는 “10대들은 인터넷 상에서 성인 세계에 관한 정보를 이용하는 데 있어 필터링이 없는 상태”라며 “젊은이들은 섹스의 메카니즘에 대해 해박한 반면, 아직까지 사랑과 관계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는 서투르다”고 지적했다.
10대들은 상당히 어린 나이에 이미 성물학적 성 지식을 꿰뚫고 있지만 ‘이성 관계를 어떻게 맸는지’, ‘이성 관계에 대해 어떤 사람에게 물어봐야 하는지’, ‘이성과 어떻게 관계를 끊어야 하는지’, ‘이성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스스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충분히 질문하고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
럼비 교수는 “10대들은 인터넷을 통해 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보다 구체적인 것은 인간관계에서 배워야만 한다”며 “이들이 실질적으로 궁금해 하거나 필요한 것들은 현실세계에서 부딪히고 연습하면서 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여학생들은 성 문제로부터 압박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학생들은 온라인 범죄자들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었고 성에 대해 헛된 기대를 갖게 하는 포르노 경험이 없었으며 남학생들이 재미있는 이미지를 보내면서 섹시한 셀피(selfie. 스마트폰이나 웹 카메라 등으로 자신의 얼굴 사진을 촬영해 SNS에 올리는 행위)를 보내달라는 요청도 거부한다고 말했다.
한편 10대들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성 고정관념으로 인해 좌절당하거나 욕구 불만을 느꼈다. 또한 프로젝트에 참여한 남학생들은 모두 포르노를 본다고 인정했지만 “여자를 미워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뿐 아니라 남학생들은 “섹스에 대한 집착, 잠재적인 범죄자 등과 같은 많은 감정을 가지고 있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럼비 교수는 “대다수의 남학생들은 여학생을 두려워한다”며 “남학생들은 여학생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실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에게 저지르는 잘못된 행동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 10대 소년은 “포르노에서의 섹스는 현실 세계에서의 섹스와 같지 않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수의 성 교육 전문가들은 하이스쿨 학생들에게 ‘올바른 포르노 사용 능력’을 가르쳐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런 교육을 통해 10대들이 자신의 삶, 관계, 정체성과 포르노물이 적합한지를 스스로 인식하게 해야 하고, 포르노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해서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 성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청소년 복지 사업(Youth Wellbeing Project)의 국가 지도자 리즈 워커(Liz Walker)씨는 “아동들은 프로노가 어떻게 관계를 붕괴시키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면서 “온라인 포르노 시대에 교사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적절한 성교육을 해야 하는지는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학생들은 좋은 섹스에 대해 규정해 줄 것을 요청하는 인터뷰에서 “여학생들이 즐거워하는 것”이라고 선뜻 대답했다. 뿐 아니라 이성 상대에게 성적 쾌락을 제공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한편 여학생들은 본인들이 성적인 표현을 하거나 성적인 행동을 취할 경우, 다른 사람들에게 난잡한 여성으로 보이는 것에 대해 수치스러워 하거나 두려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10대 남녀 모두 동성애 관계에 대해서도 매우 개방적이었다.
럼비 교수는 “10대들이 섹스를 하게 될 시기가 왔을 때, 이에 대해 권위자와 이야기 하는 것을 힘들어 했다”며 “대신 또래의 조언을 듣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섹스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가지고 있으며,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럼비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나는 네가 원할 때 언제나 네 곁에 있고 너를 지지할 것이며 너를 판단하지 않는다’라는 메시지를 자녀들에게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섹스에 관한 자녀와의
올바른 대화법은...
그런 한편 전문가들은 “부모는 취학 전 아동들의 섹스 관련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해야 하며, 자녀들이 성적 학대로부터 안전하고 또 신체가 완전하게 성장하길 원한다면 그들의 생식기 이름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가르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이들의 성 개발서 ‘Pants Aren't Rude’의 저자 팜 링케(Pam Linke) 작가는 “부모가 자녀와 성에 대해 대화하지 않는다면 다른 아이들로부터 잘못된 정보를 얻게 되거나 놀림을 당하게 된다”며 “뿐 아니라 자신감을 잃게 되고 삶의 자연스러운 부분에서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족들은 음경과 질에 대한 명칭을 속어로 쓰고 있었다. 이와 관련, 링케 작가는 “아이들에게 생식기에 대해 정확한 용어를 알려줘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이로 인해 아이들이 성 학대로부터 조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성과 관련된 문제가 생기면 어른들에게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말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취학 전 아동들의 성에 대한 대부분의 질문은 ‘아기는 어디에서 오는 것’이며 ‘어떻게 해야 생기냐’, ‘엄마 신체의 어디에서 아기가 나오는 것이냐’는 등이다.
이에 대해 링케 작가는 “부모들은 질문에 대해서 정직하게 답해줘야만 한다”며 “부모와 아이가 편안한 감정을 느끼며 섹스나 생식기에 대해 기꺼이 이야기 한다면 자녀들과 섹스에 대해 꼭 이야기해야 될 순간, 자녀들도 솔직하게 이야기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링케 작가는 또한 부모들이 섹스에 대해 자녀들의 질문에 답변할 때 지나치게 흥분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때때로 섹스에 대해서 아이들이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싶어 하지 않음에도 불구, 부모들이 너무 많은 얘기를 해야만 한다는 의무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부모는 되도록 간략하게 대답을 해준 후, 아이들이 섹스에 대해 더 많이 듣고 싶어 한다면 부모는 더 자세한 내용을 말해주는 게 좋은 대화법이라는 조언이다. 또한 아이들이 섹스에 대해 왜 알고 싶어 하는 지에 대한 질문을 가장 공들여서 해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유미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