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링턴에서 백인 경찰이 비무장 흑인을 사살하는 사건이 발생, 흑인에 대한 경찰의 인종차별적 과잉대응과 비무장 용의자에 대한 총기남용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 7일(금) 새벽, 알링턴의 20번 고속도로와 사우스 콜린스 도로(South Collins Street)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클래식 뷰익 GMC(Classic Buick GMC) 딜러샵에 도난경보가 울렸다. 당시 자동차 매장 안에는 용의자로 보이는 흑인 남성이 있었다. 
출동한 두 명의 경찰관 중 현장훈련이 채 끝나지 않은 수습경관 브래드 밀러(Brad Miller)가 용의자로 보이는 흑인 청년을 향해 총을 발사했으며 흑인 청년은 현장에서 숨졌다. 
숨진 흑인 청년은 안젤로 스테이트 대학 풋볼 선수인 크리스찬 타일러(Christian Taylor, 19)로 사건당시 무장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경찰의 인종차별적 과잉대응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경찰이 밝힌 사건 정황에 따르면 도둑으로 보이는 용의자가 금요일 새벽 1시께 GMC 매장 유리창을 깬 뒤 쇼룸으로 들어갔고 신입경찰이었던 밀러 경관은 동행했던 상관에게 보고하지 않은 채 매장 내로 진입했다. 
이후 밀러 경관은 타일러를 발견하고 그를 향해 바닥에 엎드리라고 명령했으나 타일러가 이에 응하지 않고 달아나려하자 총기를 발사했다. 
현장에 있던 밀러의 상관인 존슨 경관은 당시 타일러에게 테이저 건을 발사했다. 존슨 경관은 밀러 역시 테이저건을 발사한 것으로 믿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세 발 이상의 실탄을 발사한 밀러 경관에 의해 타일러 군은 결국 사망했다. 



경찰당국이 밝힌 사건전모에 대해 타일러 군의 가족들은 “경찰국이 사건조사를 정확하게 하고 있지 않다”며 “흑인 청년이면 무조건 범인으로 놓고 보는 인종차별적 시각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라고 비난했다. 



타일러 군의 형인 죠수아 테일러(Joshua Taylor)는 “무장하지 않은 동생이 경찰에 의해 사살당한 과정이 담긴 카메라 기록이 없는 상황에서 경찰은 무작정 총을 발사하기 보다는 검거하는 식의 방법을 썼더라면 목숨을 잃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일러 군의 가족들도 “흑인이 아니라 백인이었더라도 사살부터 했겠느냐”며 “무장하지 않은 사람에 대한 총기남용”이라고 비판했다. 



무장하지 않은 흑인청년이 경찰에 사살당해 미 전체에 큰 이슈가 됐던 미주리주 퍼거슨 사건이 1년이 되는 시점에 비슷한 사건이 또 발생하자 여론은 악화되고 있다. 
알링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웨스트 텍사스에 위치한 안젤로 스테이트 대학교에서 풋볼선수로 활약중인 타일러 군이 범죄현장에 있었다 해도 무장하지 않은 청년에게 발포한 백인경찰의 행위는 정당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현재 자동차 딜러샵 내부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한 CCTV 자료가 없는 상태다. 때문에 기록으로 남겨진 비디오 자료라고는 딜러샵 주차장에 찍힌 타일러 군의 모습이 전부다. 



경찰당국도 당혹한 표정이 역력하다. 비록 타일러가 자동차 매장안에 무단으로 침입했다고 하지만 어떠한 흉기도 소지하지 않은 청년에게 무작정 발포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명백한 과잉대응이라는 점을 경찰 또한 인정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찰이 현장에 출동할 당시 사건현장 출동시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 보디캠(Body Cam)도 장착하지 않아 사건현장이 촬영된 영상이 존재하지 않은 것에 대한 대중적인 비난도 피해가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경찰당국은 사건 초기 밀러 경관에 대해 2개월동안 행정적 정직 처분만 내렸으나 여론이 악화되자 최종적으로 해고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악화된 여론이 잠잠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밀러경관의 총기발사가 과잉대응이 아니라는 여론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왜 밀러 경관이 해고당해야 하느냐”며 “그는 그의 업무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옹호하고 나섰다. 
또 “무장하지 않았다고 해서 위험한 것이 아니다”며 흑인청년들을 향한 편견적 발언도 서슴치 않게 나오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밀러 경관이 백인이 아니라 흑인이었다고 해도 경찰국이 해고조치라는 특단을 내렸겠느냐며 오히려 역차별”이라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뉴스넷] 안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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