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2일 영국의 권위 있는 의학 학술지 ‘더 란셋 (The Lancet)’ 지가 기대 수명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학술지에 영국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 팀은 2030년에 태어나는 선진국 몇 개국, 특히 한국 여성의 기대 수명(espérance de vie)이 90세를 넘고, 남성은 85세를 넘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임페리얼 칼리지 연구 팀의 마지드 에자티 교수는 ‘최근까지만 해도 많은 인구 전문가들이 인간의 기대 수명은 90세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기대 수명은 선진국에서 계속 연장될 것이며, 2030년에 태어나는 한국 여성들의 기대 수명이 90세를 넘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국 다음의 장수국은 프랑스, 그 다음은 일본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는 신빙성이 상당히 높은 새로운 인구 추이 모델을 개발하여, 여기에 첨단 수학 방법을 응용하여 계산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영국의 인구문제 연구팀들이 오랜 시간과 세계적인 차원에서 실현한 미래의 기대 수명에 대한 21개의 예측 모델을 합성하여 얻은 결론이라고 설명한다.
세계보건기구 (WHO)가 2016년에 발표한 세계 각국의 2015년생 기대 수명을 보면, 한국 여 85,5세, 남 80,5세 ; 프랑스 여 85,4세, 남 79,4세 ; 일본 여 86,8세, 남 80,5세다.
즉 2015년에 태어난 한국 여성들이 평균 85,5세까지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더 란셋’ 보고서에 따르면 15년 후인2030년에 태어나는 한국 여성들은 평균 90,82세까지 살 수 있다는 것이다. 15년 사이에 수명이 5,3세 연장되는 셈이다.
과거의 테이터로 미래를 예측한다
임페리얼 칼리지 팀은 3단계를 거쳐 야심찬 방법론 합성을 실현했다. 이들은 우선 선진국 35개국의 1985~2013년 사이 기대 수명에 관한 통계를 수집했다. 1985~2000년 사이 수집된 데이터로부터 21개의 모델을 매개변수(paramètres)로 지정했다. 2001~2013년에 35개국에서 기록된 실제 숫자에 기초하여 각 국이 제공한 예측을 비교했다.
그들은 여러 모델들을 분류하여 각 모델에 특수한 무게를 부여했다. 이것이 제2단계다. 이것으로 그들의 합성 모델을 수립하여 그 모델에 큰 무게를 부여했다. 현실에서 거리가 먼 것은 무게가 적은 모델이다. 이렇게 수립된 새로운 구조를 2017~2030년에 적용했다. 여기서는 주어진 기대 수명이 실질적인 것이 되도록 매번 확률을 계산했다.
전체적인 논증을 ‘과거사에 의거한 추론(inférence bayésienne) 이라고 평가했다. 확률적 통계 논리로 과거의 데이터로부터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한국인 여성의 기대 수명이 86,7세 이상이 될 가능성이 90%이고, 90세를 초과할 확률이 57%라고 한다. 결과적으로 이 연구 보고서가 밝힌 수치는 확률이 50%인 것이다.
한국이 미래의 세계 최장수국
이 방법에 의거해 임페리얼 컬리지 팀은 주목할 만한 결과를 발표했다. 2030년에 한국에서 태어나는 여성의 기대 수명은 90,82세, 남성은 84세로 한국이 세계 최장수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의 세계 최장수국은 일본(여성 86,8세)과 오스트레일리아 (남성 81,3세)다.
2010년~2030년 사이에 태어나는 한국 여성의 수명이, 여러 국가들 중 가장 많은 6,6세 연장되고, 남성은 7세 연장된다.이 기간 동안 남성은 헝가리가 7,5세로 가장 많이 연장된다.
2030년 태생의 기대 수명이 가장 긴 한국 여성 (90,82세) 바로 뒤에 프랑스 여성 (88,5세), 그 다음 제3위에 일본 여성(88,41)세다. 그 뒤를 이어 멕시코, 포르투갈, 슬로베니아 여성들이 많은 진전을 볼 것이라고 밝혔다.
남성은 한국(84세), 오스트레일리아(84세), 스위스(83,95세)의 순위다. 프랑스 남성은 그 훨씬 뒤인 제17위로 81,74세다. 20년 동안 프랑스 남성들의 기대 수명은 3,8세 연장된다. 덴마크, 아일랜드, 중앙 유럽 3국 슬로베니아, 폴란드, 슬로바키아 남성들의 수명이 크게 연장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미국 여성들은 25위에서 27위로, 미국 남성들도 23위에서 26위로 밀려난다.
마지드 에자피 연구팀장은 “보건 의료면에서 각국은 강점과 약점들이 있다. 프랑스는 비만이 낮고, 교통사고 사망률이 줄었고, 다른 곳보다 음주가 덜하다. 꼬한 프랑스의 사회 보장은 모두에게 혜택을 준다. 그러나 프랑스의 금연 정책은 오스트레일리아에 비해 별로 좋지 않다.” 반면 “미국인들은 거의 대부분의 항목에서 나쁘다. 비만이 많고 진료 혜택이 나쁘고, 급사율이 높고, 환경 정책도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기대 수명 감소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 공공 보건학 재이 올샨스키 교수는 이들 연구 결과가 미국인들에게는 아직도 듣기 좋은 말이라고 평가한다. 그는 최초의 연구자 중 한 사람으로 10년 전에 미국인들의 기대 수명이 낮아질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그는 인구의 사망률 곡선보다는 미국인들의 위생 상태, 특히 비만의 대폭적인 증가에 비중을 두었다. 그후의 사실들이 그의 학설이 옳았다는 것을 입증했다.
4년 전부터 미국의 기대 수명은 증가하지 않고 오히려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어린이들의 위생 상태, 아편 소비의 대폭적인 증가, 마약의 과다 복용 등의 이유로 기대 수명 감소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샨스키 교수는 임페리얼 칼리지 연구팀의 발표에 대해 “이 보고서에서 연구자들은 생물학적 현상만을 언급한다는 것을 간과하지 않으면 안된다. 대중의 위생 상태에 관한 관찰은 완전히 잊고 있는데, 대중 자신들의 몸 속에 미래의 사망률이 들어 있는 것이다.” 라며 “이런 연구는 마치 운전자가 백미러만 쳐다 보면서 운전을 하는 것과 같다. 한 개가 아니라 여러 개의 백미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자신이 있는 것으로 느낀다. 그러나 그들은 곧 절벽 아래로 떨어질 것이다. 미국 보건 당국은 15년 전에도 꼭 같은 실수를 범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가짜 과학’의 표본?
재이 올샨스키 교수의 반대론자이면서도 기대 수명의 연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믿는 프랑스 인구학자 장-마리 로빈INSERM 연구 주임도 영국 팀의 발표에 비판적이다. 그는 이 보고서를 ‘가짜 과학(fausse science)’의 표본이라고까지 혹평했다.
“그들은 절대적인 방법을 발견했다고 믿는다. 그러나 터무니없다. 하나의 모델은 하나의 지평선에 불과하다. 미래가 과거와 유사할 것이라는 투영(projection)에 불과하다. 그러나 아무리 잘 수립한 모델이라도 이것이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한다는 생각은 투영의 역할만 믿는 근본적인 몰이해다.”라고 말했다.
또한 로빈 연구원은 자신의 주장을 이렇게 비유했다. “한국이 기대 수명에서 지연된 것을 만회한다는 것은 일본이 20년 전에 한 것과 유사하다. 그런데 오늘날 일본의 기대 수명 연장이 발목을 잡혔다. 즉, 둔화되고 있다. 한국이 또 언제 그렇게 될 것인지 알지 못한다.”며 “30년 전에 일부 인구 학자들은 기대 수명에 한계를 정했고 한계에 곧 도달할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기대 수명 연장은 계속되었고 오늘날은 인구 학자들 모두가 기대 수명 증가가 계속할 것이라고 믿는 경향이다. 그러나 아마도 우리는 이 가설에 속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진명 / jinmieungl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