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미국 한미훈련, 북한 괌 미사일 발사 동시 중단해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워싱턴포스트>는 8월 11일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에 북한군은 괌에 대한 포위사격 계획 발표로 대응하는 등 북미 간 곧 전쟁이 터질 듯한 ‘말폭탄’이 교차되고 있지만, 미국 국방부와 미군은 계속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고 보도하면서, 트럼프의 말폭탄은 ‘허풍’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말폭탄이 허풍이라는 근거는 우선 조지프 던포드 미국 합참의장이 한반도의 긴장 고조에도 불구하고 한중일 3국 순방계획을 취소하지 않은 채 예정대로 8월 13일 한국 방문을 강행한 사실에서 드러난다. 또한 로널드 레이건 항모도 칼빈슨 항모와 함께 일본과 한반도 주변에서 머물며 북한을 강하게 압박해왔는데 지난 9일 일본 요코스카 기지로 돌아가, 현재 한반도에는 미국 항모전단이 없다는 것도 이를 뒷밭침한다. 칼빈슨 항모전단은 지난 5월 29일 북한이 500km 동쪽 동해바다에 ‘초정밀 지대함 탄도미사일’을 발사, 성공시키자 그 가까이에서의 작전을 중단하고 슬그머니 자취를 감춘 바 있다.

 

또 북한 선제타격의 핵심무기라는 B-1B 랜서 전략폭격기를 갖춘 태평양사령부도 별다른 전쟁 준비 작업이 없다는 사실, 거기에 미군과 그 가족들을 포함한 수십만 명의 미국인들의 철수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 등도 트럼프의 말폭탄이 허장성세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폴리팩트, “트럼프의 말 69%는 거짓”

 

트럼프의 말 중 69%가 거짓(폴리티팩트 Politifact 7월 16일 발표)으로 역대 최고의 거짓말쟁이 미국 대통령이라는 사실은 그의 지지도를 38%로 낮추는데 작용했다. 그럼에도 그가 미군 통수권자라는 막강한 위치 때문에 그냥 ‘허풍선이‘라며 무시할 수만도 없으니 딱한 노릇이다.

 

미국의소리(VOA) 8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북한과의 협상에 대해 “때가 됐다. 누군가는 해야 한다”면서도, 최근 자신의 ‘화염과 분노’ 대북 경고가 ‘충분치 못했던 것 같다. 북한은 자신부터 잘 추스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어떤 나라도 겪지 못했던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고 또 말폭탄을 날렸다.

 

한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8월 14일 김락겸 북한군 전략군사령관으로부터 받은 화성-12형 괌 포위사격 계획 보고서에 대해 “미국놈들이 우리의 자제력을 시험하며 조선반도 주변에서 위험천만한 망동을 계속 부려대면 이미 천명한 대로 중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나, 비참한 운명의 분초를 다투는, 미련한 미국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면서 “망신을 당하지 않으려면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정확히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의 이 발언은 며칠 후 시작되는 을지프리덤가디언 한미합동군사훈련의 중단 여부를 지켜 본 후 괌 포위사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 된다.

 

북한 전략군은 지난 8월 9일, 화성-12형 4발 동시 괌 포위사격계획안을 작성,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고했었다. 북한군은 을지프리덤가디언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시작되는 8월 21일을 며칠 앞두고 미군의 최대 군사기지 괌 주변(괌에서 30km~40km 떨어진)을 겨냥한 미사일 화성-12형(최대사거리 8500km) 4발 동시 발사를 예고, 괌 현지는 물론, 미국의 각계 인사들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미국의 고민은 초속 3km, 사거리 700km, 요격고도 600km인 미국의 함상배치 요격미사일 SM-3, 사드 등 현재 미군의 요격체계로는 600km 고도에서 초속 5km로 비행하는 북한의 화성-12형 2단 추진체가 너무 빨라 막을 방법이 없다는 데에 있다.

 

중국 관영 CCTV 보도를 보면, 트럼프와 시진핑이 8월 12일 전화통화 중 트럼프에게 대북 군사 행동을 엄포하는 등의 '언행'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시진핑과 통화 후 트럼프는 언제 내가 대북 강경발언을 했느냐는 듯 자세가 완전히 바뀌어 최근에는 다시 북한 측에 온건한 발언을 시작하는 등 그의 변덕은 끝이 없다. 이는 괌을 향한 북한 미사일 발사 계획발표가 자신의 ‘화염과 분노’ 발언에 따른 것임을 깨닫고 뒤늦게 트럼프가 후회한 데서 온 발언일 수도 있다.

 

북한의 대외 의존도 겨우 5%, 유엔 제재 안 먹혀

 

미국의 대북한 적대시정책, 그에 따르는 유엔제재 등이 계속되는 것은 오늘날 미국이 북한의 군사력을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고, 특히 북한 자체의 지구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데서 오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중국이 유엔안보리에서 가끔 미국의 비위를 맞추는 이유는, 두 나라의 대외 의존도(수출입 등)가 60%인 탓이다. 반면, 북한은 대외 의존도가 고작 5%다. 그러니 어떤 형태의 대북유엔제재가 북한에 먹혀들겠는가.

 

95%의 자력으로 거의 대부분의 국내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북한의 힘은 미국이 한국전쟁 휴전 후 오늘까지 핵무력으로 끈질기게 북한을 벼랑 끝으로 몰아붙인 데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써 온 결과이다. 미국은 이를 너무도 잘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고 있을 뿐이다.

 

미국마저 겁을 내고 있는 북한의 비대칭 군사력이라면, 양국 간 전쟁이 났을 경우, 세계패권국가라 해서 미국이 별 피해 없이 꼭 승리한다는 보장은 없다. 100% 승리에 자신이 없다면 미국이 지금 같은 대북적대시 정책 보다는 상대를 인정하며 평화를 목표로 한 대화부터 시작하는 게 미국의 체면도 덜 깎이고 서로가 윈윈(Win-Win)하는 아름다운 결과를 가져 올 것이다.

 

트럼프가 8월 21일부터 시작되는 을지프리덤가디언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전면 중단시키고, 그 조건으로 북한의 괌 포위사격 계획도 백지화시켜 평화의 대화를 시작하는 일이 급선무다. 트럼프의 오판으로 한미 합동 훈련이 예정대로 치러진다면, 북한의 괌 주변 포위 미사일 발사 계획도 실현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전쟁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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