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한 우편조사 권장 마감일인 지난 주 금요일(27일)까지 조사 참여자를 집계한 결과 총 1천600만 명의 조사 대상 유권자 가운데 응답자는 약 77%인 1천230만 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시드니에서의 동성결혼 ‘Yes’ 캠페인 거리 행진에서 한 남성이 동성결혼 지지를 표시하는 무지개 깃발을 들고 있다(사진).
참여율 77%... ‘브렉시트’(영국)-동성결혼 국민투표(아일랜드)보다 높아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한 국민적 의견을 묻는 우편조사(Postal Survey) 최종 마감일(11월7일)을 10일 앞둔 지난 주 금요일(27일) 현재, 호주인 77%가 이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편조사를 담당하는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BS)이 우편조사 권장 마감일(10월27일)을 기해 집계, 금주 화요일(31일) 공개한 것이다.
ABS에 따르면 총 1천600만 명의 조사 대상 유권자 가운데 약 77%인 1천230만 건의 우편 응답을 받았다.
이를 투표율로 비교하면,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의 56%, 아일랜드 동성결혼 국민투표 참여율 61%,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 국민 여론 조사 참여 72%에 비해 크게 높은 참여 비율이다.
ABS 발표에 따르면 권장 마감일을 앞둔 지난 한 주간, 우편조사 접수 물량은 40만여 건이 한꺼번에 몰렸다. 이번 우편조사의 최종 접수는 다음 주 화요일(7일) 오후 6시까지이다.
ABS가 내놓은 우편조사 참여율에 대해 ‘평등 캠페인’ 측의 티어넌 브래디(Tiernan Brady) 대표는 “경이로운 수치”라면서 “이는 결혼평등을 이루고자 하는 호주인 대다수의 열정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No’ 캠페인 측의 라일 쉘튼(Lyle Shelton) 대변인은 이번 우편조사에서 찬성이 많든 아니면 반대가 우세하건 동성간의 결혼을 반대하는 우리의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주 통계청이 진행하는 우편조사 최종 마감일은 11월7일 오후 6시이다.
집권 여당에서 턴불(Malcolm Turnbull) 총리와 함께 동성결혼 합법화 찬성 의사를 밝혀온 줄리 비숍(Julie Bishop) 외교부 장관은 이날, “표결을 따르는 법안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Yes’ 캠페인 측의 활동이 성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동성결혼 평등법’ 초안은 작성된 상황이다. 딘 스미스(Dean Smith) 상원의원이 마련한 이 법안의 내용 중 ‘동성결혼 반대는 모든 이들의 종교와 양심의 자유를 적절히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 들어 있는 가운데, 동성결혼 반대 의사를 표명해 온 자유-국민 연립 여당의 보수주의자들은 이를 집중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턴불 총리는 올해 연말 안으로 동성결혼 합법화 문제를 처리하기를 바라는 입장이다. 총리는 현재 마련된 입법 안건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성결혼 합법화에 찬성 의견을 보여온 노동당은 스미스 의원의 법안에 지지를 표하고 있다. 이번 우편조사에서 ‘Yes’ 측의 승리를 예상하는 노동당은 이번 조사 결과가 동성결혼 법안의 상하 양원을 통과할 통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우편조사를 실시하기 이전은 물론 동성결혼 합법화 캠페인 기간 중의 국민적 반응은 이의 합법화에 대한 찬성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난 상황이다. 하지만 ‘No’ 캠페인 측은 현 상태, 즉 동성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침묵하는 다수’에 호소하고 있다.
한편 우편조사가 실시된 이후 나온 일부 여론조사 결과는 젊은 유권자들의 조사 참여가 낮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지만 권장 마감일 집계에서 ABS는 연령별 우편조사 참여 비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