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안에서 잠에 빠지는 이유는 크게 자동차 여행 중이거나 술을 마신 후이다. 호주 연방법에는 도로변이나 주택가 또는 공원 등에 차를 세워두고 잠을 자는 것에 대해 ‘불법’이라고 명시되어 있지만 않지만 각 주(state) 또는 지방정부가 자체 규정을 두고 이를 단속하거나 벌금을 부과하기도 한다.
지역마다 다른 규율 미리 알아보는 것 필수
차 안에서 잠을 자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이다. 자동차 여행 중이거나, 피곤해서 운전을 하기 힘든 경우다. 늦은 시간 대중교통은 없고, 택시요금은 비싸고, 우버(Uber) 차량은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면... 차 안에서 한 숨 자고 다시 출발하는 수밖에.
그런데 잠깐, 차 안에서 잠을 자는 것은 합법일까?
사실 호주 연방법에는 ‘차 안에서 수면을 취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조항이 없다. 다만, 각 주(states)와 지방(region) 정부마다 규칙이 달라 차가 주차된 장소에 따라 결과 또한 달라진다.
먼저, 캠핑을 목적으로 차 안에서 잠을 자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일반적으로 차 안에서 잠을 자는 것은 불법은 아니지만, 관광지에만 적용되는 예외적인 규칙들이 있다.
캠핑용 밴(camper van)를 타고 제대로 여행하든, 개인 소형 자동차를 타고 조금 불편하게 여행하든, 여행 도중 차 안에서 잠을 자며 숙박비를 아끼고 싶은 것은 누구나 다 같은 생각이다.
다시 말하지만, 연방법에는 차 안에서 잠을 자는 것이 불법이라는 법 조항이 없어 잠을 자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 아니다. 그러나 호주 내 일부 지역 카운슬이 내부 규정(by-law)으로 ‘거리에 차를 세워두고 잠을 자는 행위’(street camping)에 대해 벌금을 부과하기도 한다.
한 예로, NSW 주 북부 유명 관광지 중 하나인 바이런 베이(Byron Bay)의 경우 해당지역 관할 카운슬은 ‘캠핑금지 구역’(camping is prohibited)이라는 표지판이 부착된 지역에 주차하고 자동차 안에서 잠을 자는 경우 상당히 많은 액수의 벌금을 물리고 있다.
주 공원(state park) 또는 국립공원(national park)에서 차를 세워두고 잠을 자다가는 순찰하던 경비원에게 걸려 한밤중에 특정 지역으로 쫓겨나는 수가 있다.
따라서 차를 세우기 전, 해당 지역의 규칙과 규정을 미리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대개 공원 관리자(Ranger)들은 경고를 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것을 권고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간혹 벌금으로 숙박비보다 더 큰 돈을 지출하느니 먼저 정보를 수집하는 게 좋다.
자동차 여행 도중 공원이나 공용 주차장 등에 차를 세워놓고 잠을 자거나 밤을 보낼 의도가 있을 경우 지역에 따라 벌금이 부과되며 또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라는 명령을 받을 수도 있다.
음주 후 차 안에서의 수면은?
이것 하나만 확실히 해두자. 음주운전은 엄연히 불법이다. 호주법이 정하고 있는 혈중 알코올 수치 0.05를 넘기고 운전할 경우 엄중한 벌금 및 벌점(demerit points)이 부과된다.
그런데, 만약 술은 먹었으나 운전은 하지 않고 차 안에서 잠만 잤다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대에 앉거나 차 키만 소지해도 불법으로 취급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술을 너무 많이 마셔 운전을 할 수는 없는 상황에 자동차 운전석에 골아 떨어져 운전을 할 용의가 단 1%도 없었다고 해도 여전히 법적 공방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한 상당한 법적 판례도 있다.
만약 차 뒷자석에서 잠을 청했을 뿐 차의 시동도 걸지 않았다고 해도 자동차 열쇠를 소지하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불법으로 취급되기도 한다.
호주의 도로교통법은 주(state) 및 테리토리(territories)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음주운전법은 전국적으로 거의 유사하다.
따라서 호주 어느 곳을 가든 술에 취한 채 차 안에서 잠을 자는 것은 위험하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