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가 온두라스와의 대륙간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내년도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호주는 통산 5회, 2006년 이래 4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사진은 후반 9분 호주가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키커로 나선 주장 마일 제디낙(Mile Jedinak).
시드니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 짜릿한 승리
주장 제디낙, 세트피스로 해트트릭 기록... 총 5회 본선 올라
통산 5회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린 호주가 아시아 및 대륙간 플레이오프(Play-Offs)를 거치는 험난한 여정을 극복하고 러시아 행을 확정했다.
호주 사커루(Socceroos)는 금주 수요일(15일) 저녁 8시 올림픽파크(Sydney Olympic Park) ANZ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온두라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대표팀 주장인 마일 제디낙(Mile Jedinak)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3대1의 짜릿한 승리를 거두었다. 지난 주 토요일(11일) 아침(호주 동부시간) 온두라스에서 벌어진 1차전을 무승부로 끝내고 호주로 돌아온 사커루는 이날 승리로 아시아 지역에 배정된 4.5장의 마지막 티켓을 거머쥐게 됐다.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이 확정되었을 때까지만 해도 호주의 본선 진출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던 게 사실이었다. 당시 호주는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과 B조에 속했지만 예상과 달리 뚜렷한 선두가 없이 경기 때마다 순위가 뒤바뀌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결국 호주는 최종 예선 10경기에서 승점 19점(5승4무1패)으로 사우디아라비아(6승1무3패)와 같은 승점이었으나 골득실에서 밀려 아시아 지역 A조와의 플레이오프에 이어 북중미 4위팀과 PO를 거쳐야 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팬들의 우려는 더욱 높아졌다.
이런 우려는 첫 플레이오프 상대국인 시리아와의 경기에서 곧바로 나타났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우위였지만 1차전이 시작되면서 시리아의 공격도 만만치 않아 중립지역에서 열린 첫 경기는 1대1로 비겼다. 이어 홈 경기로 펼쳐진 2차전에서 연장 끝에 2대1로 간신히 승리했고, 다시 북중미 팀과 대륙간 PO를 치러야 했다.
온두라스를 3대1로 물리치고 러시아 행을 확정 지은 사커루(Socceroos)가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마지막 관문인 온두라스와의 PO는 코치진은 물론 선수들에게도 큰 고난이었다. 온두라스와는 17시간의 시차가 날 뿐 아니라 이동거리도 만만치 않았다. 호주는 이들을 위해 엄청난 비용을 들여 전세기를 지원했고, 1차전은 0대0 무승부라는 ‘기본’은 이루었다.
그리고 수요일(15일) 저녁, 올림픽파크의 마지막 경기는 물러날 수 없는 한판이었다. 전반 시작부터 호주는 경기를 주도했지만 온두라스의 ‘수비 우선’과 거친 몸싸움, 호주 선수들간의 매끄럽지 못한 패스가 이어지면서 후반을 맞이했다.
경기 균형이 호주 쪽으로 기운 것은 후반 9분 호주가 얻어낸 프리킥이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주장 제디낙이 오른발로 찬 공은 상대 수비의 몸에 맞고 약간 굴절,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이후 호주는 온두라스 수비의 페널티에 이어 핸들링 반칙, 로비 크루즈(Robbie Kruse)가 얻어낸 페널티 찬스를 제디낙이 연이어 성공하면서 팬들의 우려를 씻어냈다.
이날 플레이오프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면서 호주는 통산 5회 월드컵 본선 진출을 기록하게 됐다. 호주는 지난 1974년 한국을 꺾고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나갔으며, 이후 2006년 독일 대회부처 4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올랐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