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부무의 이민 및 시민권 정책 부서가 신규 유입 이민자들에 대해 일정 기간 지방 지역에 거주하도록 비자 규정 변경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이를 담당하는 연방 시민권 및 다문화부의 알란 터즈(Alan Tudge) 장관.
내무부, 지방 거주 의무화 내용의 신규 비자 규정 검토 중
앞으로 호주로 이주하는 신규 이민자들의 경우 대도시에 정착하기 전, 일정 기간을 지방 지역에서 의무적으로 거주해야 할런지도 모른다.
금주 화요일(15일), 데일리 텔레그라프(Daily Telegraph)는 자사 취재를 통해 “연방 내부무(Dept of Home Affair) 이민 및 시민권 담당 부서에서 신규 이민자들이 곧바로 대도시에 정착을 제한하는 새 비자 규정을 검토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Regional(Provisional) visa’라 하더라도 호주에 도착한 이후 지방 지역에 머물러야 할 의무는 없다. 지난해의 경우 약 19만 명에 달하는 호주 유입 신규 이민자 가운데 호주 주요 도시 외 지역에서 정착한 이들은 7천여 명에 불과하다.
내부무 이민 및 시민권 정책을 담당하는 데이빗 윌든(David Wilden) 차관보는 “우리는 이들이 비자체류 기간 동안 지방 지역(regional area)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긍정적인 정책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단순히 더 큰 도시로 이주해 정착하기 전 중간 기착지로서의 목적만이 아니라 해당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통합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윌든 차관보는 이어 “우리(내부무)가 종종 신규 이민자 스폰 회사로부터 받는 불평 중 하나는 이들(신규 이민자들)이 영구거주 이민자이기 때문에 설령 지방 거주에 서명을 했다 해도 법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권 및 다문화부의 알란 터즈(Alan Tudge) 장관은 “일단 영구 비자를 받은 후에는 지방 지역에 오랜 시간 머물지 않은 ‘많은 이민자들’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언급한 뒤 “이들(신규 이민자들)은 호주로 이주하기 위해 일단 각 지방 지역의 스폰서 회사를 구해 영주비자를 취득하지만 비자가 확정되면 스폰서 회사들이 원하는 만큼 오랜 기간 체류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터즈 장관은 이어 “이런 문제에 대해 지방 지역 스폰서 회사들과 함께 고민해 왔으며, 이는 지방의 노동력 부족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지방 지역에 정착하는 이들을 위한 비자 프로그램에는 두 가지의 숙련기술자 비자(skilled migration visa)가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이 두 가지 비자 프로그램을 통해 호주로 유입된 이들은 7,176명에 달한다.
하지만 이 비자를 받은 이들이 지방 지역에 의무적으로 체류하도록 강제화할 수 있는 규정은 없는 실정으로, 내부무는 “현재는 지방 정착을 목적으로 발급하는 두 가지 비자 프로그램을 통해 영구 거주를 승인 받은 이들의 거주지 이동 상황을 기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NSW 주 인구는 향후 20년간 매년 10만 명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증가 인구 가운데 40%는 해외에서 유입되는 이민자들이 차지한다.
연방 내부무의 비자 규정 검토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닉 제노폰(Nick Xenophon) 상원의원의 ‘Nick Xenophon Team’이 창당한 ‘Centre Alliance Party’ 소속 렉스 패트릭(Rex Patrick) 상원의원은 “일정 기간 지방 지역 정착을 의무화하는 비자 규정이 만들어질 경우 이를 지지할 것”임을 밝혔다.
데일리 텔레그라프는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면서 “이는 최근 호주가 받아들이는 이민자 수를 줄여야 한다는 정치권의 기류 속에서, 이에 대한 논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알려진 사실”이라며 이와 관련해 또 다른 논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