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가 워킹홀리데이 및 태평양 도서민(Pacific Islanders) 임시노동자들의 체류기간 연장 및 비자신청 연령 상향 조정 등 호주 농가의 일손부족 해결을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 사진은 호주 공중파 ‘채널 7’ 방송의 뉴스 화면 캡쳐.
연방 정부, ‘워홀러’ 체류기간 연장-신청연령 상향 조정 등 비자요건 변경
각 농장 지역 부족한 일손 지원 차원... ‘워홀’ 비자 신청 연령 35세로 높여
호주 정부가 워킹홀리데이 및 태평양 도서민(Pacific Islanders) 임시 노동자들의 비자 조건을 완화키로 했다.
금주 월요일(5일) 호주 언론들 보도에 따르면, 연방 정부는 농업분야의 부족한 일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임시 노동자로 근무하는 태평양 도서지역 주민들의 체류기간을 3개월 연장하고 워킹홀리데이 비자의 최대 신청 연령을 35세로 상향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한 농장에서 6개월 이상 근무할 수 없었던 기존의 비자 조건을 폐지하고 원하는 만큼 한 곳의 일자리(농장)에서 근무할 수 있으며, 농장에서 추가로 근무할 경우 3회까지 비자 연장도 가능하게 됐다.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워홀러’)들이 최대 3년까지 체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호주 북부 지역에서 일하도록 지정한 ‘의무 비자조건’도 폐지해 일자리가 가능한 지역이 호주 전역으로 확대됐다.
이날(5일) 모리슨(Scott Morrison) 총리는 퀸즐랜드(Queensland) 남동쪽에 위치한 딸기 공장을 방문해 이번 계획을 발표했다. 호주 미디어 ‘News Corp Australia’의 브리즈번(Brisbane) 일간지인 ‘쿠리어 메일’(Courier Mail)에 따르면, 모리슨 총리는 “호주의 일자리가 호주 국민들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사항이지만,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 수확되지 못한 농작물이 썩어 살길이 막막한 농가를 보호해야 한다”며 백패커(워홀러) 비자 요건 완화 배경을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자유당과 연립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국민당(The Nationals)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신규 농업비자(agricultural visa)가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 상황에서 모리슨 총리가 실업수당 수혜자들에게 과일농장에서의 근무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제안했으나 이것마저 반대에 부딪히자 이번 계획안이 고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당의 앤드류 리(Andrew Leigh) 의원은 정부의 백패커 비자 변경안에 대해 “단기적인 시각”이라고 비난하면서 “정부가 농장 임시 노동자들에 대한 임금착취 실태를 해결하고 농업분야에서 보다 많은 호주인들의 일자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당 대표인 마이클 맥코맥(Michael McCormack) 부총리는 이번 계획과 관련, “농가의 수확시기에 맞춰 특정 농업비자를 적시에 승인하는 것은 어렵다”며 농업비자의 비현실성을 인정하면서도 “농장의 요청대로 노동력을 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향후 농업비자의 실현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지난 10년 간 호주 농업분야의 가치는 두 배 가까이 상승해 634억 달러가 됐다. 작년 한 해 호주에 입국한 백패커는 41만9천 명이며, 이들이 지출한 금액은 9억2천만 달러다.
모리슨 총리는 “임시 노동자들(워홀러, 태평양 도서민 등)은 호주에서 벌어들인 수입을 호주에서 지출하고 있다”며 백패커 유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영국 가디언의 호주 인터넷판 보도에 따르면 전체 백패커의 약 3분의 1이 시간 당 12달러 미만의 임금을 받고 일해 온 것으로 밝혀져 이들에게 지급되지 않은 체불임금이 수십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노동당 앤드류 리(Andrew Leigh) 의원은 스카이 뉴스(Sky News)와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이 같은 임금착취 실태의 해결방안과, 농업분야에서 보다 많은 호주인들의 일자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한 뒤 이번 비자 변경안에 대해 “단기적인 시각”이라고 비난했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