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즐랜드(Queensland) 주 동부, 프레이저 아일랜드(Frazer Island)에서 딩고들이 캠프 트레일러에 침입, 자고 있던 아이를 물고 가려던 사건이 발생했다. 휴양지인 프레이저 아일랜드에서의 딩고 공격은 올 들어 세 번째이다.
퀸즐랜드 주 프레이저 아일랜드서... 올 들어 세 번째 공격
두 마리의 야생 딩고(Dingo. 호주 야생 들개의 일종)가 프레이저 아일랜드(Fraser Island) 유롱 리조트(Eurong resort) 인근의 캠프 트레일러에서 자고 있던 아이를 물고 가려 했던 사건이 또 일어났다.
14개월 된 아이는 두개골이 골절됐고 목과 머리 뒤쪽이 깊게 찢어지는 상처와 함께 두피에도 작은 열상을 입었다.
지난 주 금요일(19일) A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18일(목) 밤 12시경 아이의 부모는 아이가 심하게 우는 소리에 잠이 깼으며, 아버지가 아이를 확인했을 때, 아이는 트레일러에서 수 미터나 떨어져 있었다.
응급대원인 벤 두 토잇(Ben Du Toit)씨는 통신 연결이 극히 미약한 지역임에도 아이의 부모가 간신히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에서 “아이는 딩고에 물려 몇 미터나 끌려나간 상태였다”며 아이 부모에게 들은 말을 전했다. 아이의 아버지가 밖으로 나갔을 때 딩고가 아이를 끌고 가던 참이었다는 것이다. 당시 아이의 아버지는 두 마리의 딩고 근처에 여러 마리의 딩고들이 있는 것을 알았다.
두 토잇씨는 이어 아이의 아버지가 딩고들과 싸워 아이를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아이를 발견한 즉시 달려들어 아이를 안고 딩고들을 쫒아낸 것이다.
아이 아버지의 구조 요청을 받은 두 토잇씨는 헬기 응급환자(Lifeflight) 수송을 위한 헬기를 요청한 뒤 그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헬기는 밤 12시30분경 도착했다.
아이는 생명이 지장이 없는 상태에서 허비베이 병원(Hervey Bay Hospital)으로 후송됐다가 아침 8시경 브리즈번(Brisbane)에 있는 ‘퀸즐랜드 아동병원(Queensland Children's Hospital)으로 옮겨졌다.
‘Lifeflight’ 조종사인 프랭크 버톨리(Frank Bertoli)씨는 “부모의 빠른 대처가 아니었다면 아이는 더 심각한 상해를 입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긴급 전화를 통해 구조 요청을 듣는 일이 종종 있어 안타깝다”면서 “딩고들이 사람 주변을 맴돌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프레이저 아일랜드의 캠프 트레일러에서 딩고에 물려 수 미터나 끌려갔던 14개월 된 아이가 구조 헬기로 옮겨지고 있다.
퀸즐랜드 환경부는 두 마리의 딩고가 트레일러 안으로 들어갔으며, 현재 공원 관리를 맡은 레인저(ranger)들이 이 딩고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 후 프레이저 아일랜드에는 레인저들이 캠핑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면서 아이들과 같이 붙어 다닐 것, 여러 명이 모여서 돌아다닐 것, 식량은 텐트 바깥에 놓고 쉽게 열지 못하도록 할 것 등을 당부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유롱(Eurong)에서는 지난 1월에도 6개월 된 유아가 딩고에 물리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 또 2월에는 9살 된 소년과 어머니가 공격을 받는 등 야생 딩고에 의한 피해가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국에 따르면 9살 소년과 어머니가 차에서 내렸을 때 한 무리의 딩고를 발견했고 두려움에 차량 뒤쪽으로 달아나자 딩고 무리가 이들 모녀를 쫒아 공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