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짙은 안개가 끼고 잔뜩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제 29회 캘거리 프라이드 퍼레이드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퍼레이드는 다운타운 6th Ave를 따라 오전 11시부터 시작됐으며, 약 180개의 그룹이 걷거나 춤을 추고, 롤러 스케이트를 탄 채 퍼레이드에 참가했다. 캘거리 프라이드 측에 의하면 퍼레이드를 관람한 이들은 8만 명에서 11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다.
올해 퍼레이드의 마샬은 지난 NDP 주정부에서 성소수자들의 성적 취향 전환 치료를 금지하는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 설립했다가 UCP에 의해 해체된 실무그룹의 구성원들이 맡았다. 이 구성원 중 하나인 브랜든 비반은 자신이 13세가 되었을 때 조부모가 자신에게 전환 치료를 받도록 했다면서, 자신에게 전환 치료를 실시했던 남성이 아직도 캘거리에서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비반은 자신이 받았던 치료에 대한 트라우마를 고백하면서, 여전히 아이들이 자신과 같은 고통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 아프다고 덧붙였다.
캘거리 프라이드 위원회 회장 숀 티슬은 “이번 퍼레이드 마샬을 전환 치료 실무 그룹 구성원들이 맡은 것은 우리 커뮤니티가 침묵하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다른 상징”이라면서 “우리는 여전히 일부 사람들이 다르게 취급받는 사회에서 살고 있지만, 사업체와 교육 기관 등에서 상황을 나아지도록 하기 위한 작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치인들은 퍼레이드에 참여하는 단체의 초청을 받는다면 퍼레이드에 함께할 수 있도록 허가됐으며, 이에 따라 NDP MLA들과 앨버타 자유당 대표 데이비드 칸, 자유당 MP 켄트 허 등이 행진에 참여했다.
하지만 UCP는 퍼레이드를 지켜보는 것만 허가됐으며, 티슬은 UCP 간부들도 퍼레이드 참가 신청을 했으나 주정부가 성소수자 커뮤니티와의 유대 관계를 보여주지 않고 있어 참가가 허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연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