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자유 및 일국양제 훼손 우려 제기
▲ 홍콩 달러가 미국 달러 대비 0.05% 하락해 7.7539 홍콩 달러를 기록했다. (사진=scmp)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변인이 이번 양회에서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관한 의안이 포함되었다고 밝히면서 홍콩 달러화 환율이 급락했다.
양회 개막일 전날 밤인 21일(목), 전인대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관한 의안이 포함됐다고 예고했다. 중국 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양회에서 제기될 홍콩 국가보안법에는 홍콩의 기본법, 홍콩 정부의 국가보안법 제정 능력 여부, 국가에 대한 배반·분열·반동·전복·반란 선동 금지 규정 등이 포함되었다.
홍콩 국가보안법 추진 움직임에 일각에서는 홍콩의 기본 권리와 자유가 제한되고 일국양제 원칙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러한 우려가 환율 시장에 즉각적으로 반영되면서 홍콩 달러화 가치가 급락했다.
전인대의 발표 직후, 홍콩 달러가 미 달러 대비 0.05% 하락한 7.7538 홍콩 달러에 거래돼 홍콩 달러 가치가 지난 5월 5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는 지난 22일(금)에 개막해 일주일간 열린다. 이번 회의에 약 3천명에 달하는 인민 대표가 참석해 정치 및 경제 정책에 대한 포괄적인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홍콩 인민 대표단은 이번 회의에서 중국 국무원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HKMAO)의 샤바오롱(Xia Baolong) 주임, 장칭리(Zhang Qingli) 중국인민정치협의회 부주석과 함께 공식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이번 회의 기간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대한 논의를 거쳐 오는 28일 폐막일에 결의안이 의결될 전망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중국과 미국 정부 간의 긴장감이 고조됨에 따라 중국 정부가 홍콩 국가보안법을 추진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재작년부터 미중 무역 갈등을 겪고 있으며 최근 코비드19 책임론을 놓고 충돌하면서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전인대 개막을 앞두고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보건, 국방, 대만, 5G 등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정책과 정권을 비난하며 중국 정부가 홍콩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지난해 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홍콩 인권민주주의법이 통과되면서, 미 국무부는 홍콩의 자치 수준을 매년 검증해 미 의회에 보고해야 하는데 만약 홍콩 국가보안법이 제정된다면 이달 말에 예정된 평가보고서에 따라 홍콩에 부여한 경제 및 통상 등의 특별 지위가 박탈될 수 있다.
그동안 홍콩 경제 성장 둔화와는 대조적으로 홍콩 달러 통화가 높은 탄력성을 보였다.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홍콩으로 유입되는 자금에 힘입어 홍콩 달러는 지난 한 달 동안 환율 거래 밴드 상한선 부근에 거래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