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보수 의원들 견제 거셀 듯... 매카시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 약속
보통 다수당 대표가 하원의장으로 선출되는 것이 관행이지만, 공화당 내 강경보수파를 중심으로 약 20표의 이탈표가 나와 매카시 의원을 곤경에 빠뜨렸다. 하원은 결국 매일 재투표를 이어갔고, 개회 4일째인 6일에도 과반 득표자를 내지 못하다가 자정을 넘긴 7일 새벽, 15번째 투표 끝에 매카시 대표를 당선자로 확정했다. 미국에서 하원의장 선출을 위해 10차례 이상 투표를 한 것은 16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하원의장은 대통령 유고 시 승계 서열이 부통령 다음인, 권력 서열 3위에 해당하는 자리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7일 매카시 신임 의장 선출을 축하하는 성명에서 “공화당과 함께 일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초당적인 협력 의사를 밝히고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매카시 의원이 결국엔 하원의장이 됐지만, 앞으로 험로가 예상된다. 이번 하원의장 투표 과정을 통해 공화당 내 강경파와 온건파의 분열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프리덤코커스’ 소속의 강경파 의원들은 매카시 대표가 바이든 대통령을 견제하고, 자신들을 이끌 만큼 충분히 보수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매카시 의원은 투표 과정에서 강경파의 지지를 얻기 위해 이들과 여러 차례 만나고 이들의 요구 일부를 수용하기로 했다. 우선 매카시 대표는 이들과 하원의장 해임 절차를 완화하는데 합의했다. 기존에는 지도부만 해임 결의안을 제출할 수 있었지만, 이제 의원 1명으로 가능해 지도록 한 것이다. 만약 하원의장의 정책적 입장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해임을 결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매카시 의장이 앞으로 공화당 강경파를 이끌고, 동시에 민주당을 상대로 정국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관련하여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가 성명을 내고 하원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슈머 대표는 “매카시가 꿈꾸던 직업이 미국인들에게 악몽이 될 수 있다”고 꼬집고는 “매카시 의원이 당내 극단주의자들에게 양보함으로써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공화당이 통제하는 하원이 국가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정부 셧다운이나 채무불이행 사태(디폴트)를 초래할 가능성이 훨씬 더 커졌다”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우려 속에 매카시 의장은 7일 새벽 의장 선출 후 첫 연설에서 “상황이 이렇게 될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라면서 “이제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견제와 균형을 맞출 때”라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공세에 나설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매카시 의장은 향후 의정활동과 관련하여 연방 정부 부채 해결과 중국 문제 대응을 우선 과제로 언급했다. 그는 “중국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중국에 넘어간 수십만 개의 일자리를 다시 가져올 방법을 조사할 것”이며 “중국과의 경제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카시 의장은 국내 문제와 관련해서도 “남부 국경과 에너지 정책, 학교에서 이뤄지는 워크(Woke), 즉 차별 반대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감수성을 주입하는 것 등의 문제를 시정할 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원, 또 미 연방수사국(FBI)의 ‘무기화’와 관련한 조사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정부 기관에 관한 조사를 하겠다는 선언이다. 하원 법사위 안에 이른바 ‘연방 정부 무기화 특별소위원회’가 신설될 예정이다. 하원은 조만간 이 특위 구성 결의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으로, 공화당 내 강경파가 요구한 이 특위는 법무부와 FBI가 정치적 편향성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해당 위원회가 발족하면 특검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등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
로그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