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역 19개, 올해 30곳 지정 신청... '성공' 예측은 아직 일러
 
▲ 미국내 시골 병원을 지원하는 연방 프로그램이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은 플로리다주 올랜도시 소재 '올랜도 헬스 사우스 세미놀' 응급센터 현판 모습.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미국 농촌 병원들이 지속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동남부권을 중심으로 새로운 형태의 병원이 서서히 뿌리내리고 있다. 연방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현재 상당수 시골 병원들은 기존의 입원환자 병상을 폐쇄하고 연중무휴로 응급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연방정부는 각 병원에 매년 30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지원하고 메디케어 보상액도 더 높게 책정해 주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병원 문을 연중 오픈하기가 쉬워진 대신 이 같은 시스탬이 시골지역 의료서비스가 직면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가령 농촌 지역 주민들은 폐렴이나 코로나19와 같이 입원이 필요한 질병에 대한 치료를 위해 먼 곳 병원으로 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새로운 운영 형태로 전환한 병원의 경우 주민들이 어떤 종류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 혼란스러워한다.

게다가 시골 병원들은 전환에 따른 위험 부담에 대한 대책이 없기 때문에 주저하고 있다.

캐리 코크란-매클레인 전국농촌보건협회 정책실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가장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는 시설들이 위험을 감수할 여유가 없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시골 병원에서는 처방약에 대한 연방 할인 프로그램과 같은 특정 서비스와 혜택을 포기해야 한다.

연방 정부가 지난해 1월 농촌 응급 병원 옵션을 만든 이후 미 전역에서 19개 병원만이 농촌 응급 병원 지정을 받았다. 응급 병원들의 대다수는 남부에 있고 일부는 중서부에 있으며 최근 네브래스카와 플로리다의 병원들이 이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조지 핑크 헵스 센터 농촌건강연구 프로그램 부소장은 "이번 지정은 매우 특정한 인구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며 "이미 입원 치료를 받는 사람이 거의 없는 가운데 폐쇄 직전에 처한 농촌 병원들"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설립된 시골 응급 병원인 조지아주 오실라의 어윈 카운티 병원(Irwin County Hospital)이 이런 경우다. 지난해 2월 1일 새로 문을 연 이 병원은 응급병원으로 전환하기 몇 주 전 직원 고용을 위한 용도로 카운티로부터 최소 100만 달러의 신용 지원을 받았다.

병원의 CEO인 쿠엔틴 휘트웰은 "새로운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어떤 긍정적인 영향이 있는지 아직 파악 중이긴 하지만 시골 응급병원으로 바뀐 것이 일단 이 병원을 변화시켰다"고 덧붙였다.

중환자는 대도시로 이동... 재정지원도 아직은 최소 수준

오실라의 오랜 거주자인 트레이시 하퍼는 아직 자기 동네의 응급 병원이 긍정적 역할을 할 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1년 전 그녀는 척추 수막염을 위한 응급 치료를 위해 그녀의 아들을 병원으로 급히 보냈으나, 하루 만에 다른 시설로 보내졌고, 3일 후 다시 두 시간 거리의 플로리다 잭슨빌의 한 병원에서 필요한 치료를 받게 됐다.

지난 2월에 문을 연 네브래스카의 첫 번째 시골 응급 병원인 워렌 메모리얼 병원은 조금은 괜찮은 경우다.

병원이 재정적 어려움에 닥치자 병원을 소유한 시는 직원들이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신용 한도를 연장하기 시작해야 했는데, 이 때문에 주요 도로 보수 프로젝트가 지연되기도 했다.

이 병원의 임상 서비스 및 품질 담당 부사장이자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에이미 딤은 "지난 여름 우리는 거의 문을 닫을 지경있다"라고 말했다. 결국 주민들은 9월 타운홀 미팅에서 응급 병원 서비스의 중단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대책을 세우도록 요청했다.

론 테 브링크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에게는 농부와 목장 주인, 그리고 한 시간 동안 차를 몰고 가서 관리를 받을 시간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 농촌 의료는 우리와 같은 많은 네브래스카 지역사회에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결국 워렌 메모리얼 병원은 농촌 병원으로 지정되면서 첫 번째 연방정부 긴급 지원금 27만 달러가 3월 5일 도착해 서비스를 계속하게 되었다.

지역 주민들은 "이 정도 지원금으로는 정말 말도 안 된다"라며 "아직 에베레스트 산이 남아있고, 아직도 우리 앞에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라면서 "농촌 병원으로 지정된 것만으로도 구세주가 아니라 생명줄이다"라고 말했다

미시시피주 홀리 스프링스에 있는 얼라이언스 헬스케어 시스탬(Alliance Healthcare System)은 지난해 3월 시골 응급 병원으로 승인된 지 몇 달 만에 부적격 병원이라는 판정을 받은 경우다.

병원의 CEO인 케네스 윌리엄스 박사는 AP 통신에 정부가 멤피스에서 한 시간도 채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시골 병원으로 인정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는 "얼라이언스 병원이 4월까지 완전한 서비스로 복귀해야 하지만 대부분 은퇴자들로 이루어진 지역 주민들은 이 병원이 문을 닫았다고 믿고 있다"라면서 "환자 수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연방정부의 급여가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면 병원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한 의료시스탬 전문가는 "연방정부의 농촌 병원 지정 프로그램이 성공적인지 알기에는 너무 이르다"라면서 "내 직감이 맞다면 아마도 일부 지역사회에는 잘 작동할 것이고 다른 지역사회에는 잘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브록 슬라바흐 국립농촌보건협회 최고운영책임자는 AP통신에 "올해 30개 이상의 시설이 농촌 응급병원으로 전환하는 데 관심이 있다"라면서 "이 프로그램이 진화함에 따라, 더 많은 사람들이 그 가치를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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