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부터 3월까지 호주 전 지역 해안의 바다표면 온도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호주가 엘니뇨의 타격을 받을 조짐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사진은 호주의 한 해안 풍경.
지난해 기록 근거... 15-16년경 ‘엘니뇨’ 타격 예상
호주 주변의 바다온도 변화가 심각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후 전문가들은 지난해 전 세계 기록과 호주 주변의 기록을 분석, 올해나 내년도 큰 타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달(3월) 퀸즐랜드(Queensland) 산호해의 바다표면 온도는 0.12도가 상승했다. 바다온도는 본래 육지보다 열(태양 등의)에 안정적인 현상을 보여왔다. 기상청(Bureau of Meteorology)에 따르면 호주 전역 해안의 기온 또한 지난 달 높아진 것으로 기록됐다.
기상청 기후학인자 브라간자(Braganza) 박사는 “이는 지난 1993년 이후부터, 또는 더 오랫 동안 우리가 보아온 패턴”이라고 말했다.
퀸즐랜드 케이프 요크(Cape York)에서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 더 멀리 브리즈번(Brisbane) 남부 지역을 포함하는 산호해(Coral Sea. 호주 북동부의 바다)의 경우 지난 1월부터 3월까지의 평균 바다표면 온도는 29.16도로 0.73도가 높아졌다. 이는 가장 뜨거웠던 3개월 기간이라고 기상청은 밝혔다.
지난 달 기상청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태평양의 엘니뇨 현상에 의해 호주 해안은 가장 따뜻한 이상 기온을 보였다.
NSW 대학 기후연구소 소장인 앤디 피트먼(Andy Pitman) 교수에 따르면, 만약 이 같은 엘니뇨 현상이 이어질 경우 기후변화에 따른 온난화는 자연 변화를 더 가속화할 것이며, 지난해의 가장 뜨거웠던 기록은 단명 가능성이 높았던 1880년대로 되돌리고 있다.
피트먼 교수는 “만약 우리가 극심한 엘니뇨를 겪는다면 이 기록도 깨어질 것”이라며 “기후 변화를 주도하는 가장 큰 요인은 이산화탄소”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해의 경우 따뜻한 기온도 태평양에서의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것과 유사하다”면서 “이는 올해 말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적 대응을 위한 기후변화 협상의 중요한 배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피트먼 교수는 “만약 각국 정부가 주요한 일련의 기후관련 재해 이후 파리(기후변화 국제회의)에 참석한다면 이들이 논의하는 기본은 온난한 기후에서 이들이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보다 심각한 내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금주 화요일(14일) 엘니뇨 현상에 대한 전망을 수정했다. 지난 달 말 예상에 따르면 올해 이 현상이 발생될 확률은 반반(50:50)이다. 이는 미국의 기상 당국이 예측한 70%보다 낮은 수치이다.
태평양의 엘니뇨는 전형적으로 호주 동부 지역에 평소보다 건조하고 뜨거운 기온을 몰고 왔다. 호주 대륙에서 동부 쪽으로 비를 몰아치는 현상과는 정반대이다. 호주 기상청의 브라간자 박사는 “결국 이 현상은 몬순(monsoon) 기후를 보이는 NSW 및 퀸즐랜드 내륙 지역 입장에서는 결코 좋은 소식이 아니다”면서 “여름철 극히 적은 강수량을 가져오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기상청의 예측은 올해 중반 우리(호주)가 엘니뇨 현상의 타격을 받게 된다는 강한 메시지”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타스마니아 대학 해양생물학과의 네이선 빈도프(Nathan Bindoff) 교수는 “북부 호주 전역에 걸쳐 발생되는 비정상적인 온도 상승은 전형적인 엘니뇨 현상”이라고 단언했다. 빈도프 교수는 지난 2년간 각 정부간 패널에 기후변화 평가 보고서를 제출한 선임 저자이기도 하다.
빈도프 교수는 “호주 동부 산호해의 3월 기온은 꽤 좋지 않은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바다 표면 온도를 보여주는 글로벌 지도를 봐도 전체적으로 기온이 상승하고 있는 비슷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일부 호주 해안 지역의 경우 전 세계 평균보다 2-3배 높았다”고 언급, 기상청 브라간자 교수의 말을 뒷받침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