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 시드니의 8천여 아파트가 재개발 가능성이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NSW 도시미래연구센터에 따르면 재개발 비용과 그에 따른 수익을 감안할 때 시드니 동부, 로워 노스쇼어(lower north shore), 남부 해안(southern beach) 지역의 경우 비용과 수익 면에서 재개발 가능성이 충분하다. 사진은 상공에서 본 시드니 로워 노스쇼어의 주거지역.
UNSW 도시미래연구센터 조사... 비용 등에서 가능성 ‘충분’
광역 시드니 주거지역에 있는 8천 개 이상의 노후한 아파트가 철거, 재개발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NSW 대학교의 한 건축환경 연구소가 작성한 ‘Renewing the Compact City’는 주로 시드니 동부(eastern suburbs) 로어 노스쇼어(lower north shore) 및 남부 해안지역(southern beach suburbs)의 오래된 아파트의 경우 철거를 통해 도시 주거환경을 새롭게 단장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대학 연구원들은 1990년 이전에 세워진 두 채 이상의 유닛에서 100채의 아파트 블록에 이르기까지 총 1만7,367개의 건물을 조사했다.
이 가운데 2600채 정도의 아파트는 리프트가 없는 저층의 아파트로 재개발될 수 있으며, 5700여 아파트의 경우 고층으로 다시 건축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했다.
아울러 로워 노스쇼어(lower north shore) 및 동부 지역(eastern suburbs)은 고층 주거단지로의 개발이 가능한 지역으로 꼽혔다.
그 외 3300여 아파트는 건축물 관련 규제에서 벗어날 수 없을 만큼 취약해 재개발이 불기피할 것으로 조사됐다.
NSW 대학교 도시미래연구센터(City Futures Research Centre)의 빌 랜돌프 교수는 “우리(연구원)는 아파트 블록 재개발 가능여부 조사 연구에서 매입 비용, 관리비용, 개발에 따른 20%의 수익 등과 같은 복합적인 요소들을 우선 고려했으며 이어 블록의 크기, 현재의 공간 규모와 고도제한 등 지역별 요소들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도시미래연구센터는 이번 조사를 통해 일부 지역의 경우 재개발 시점이 된 반면 다른 지역은 이미 업그레이드 시점이 지났음을 확인했다.
랜돌프 교수는 “주택구입 능력을 감안할 때, 예를 들어 카브라마타(Cabramatta)와 같은 일부 지역의 경우 많은 이들이 부동산 시장에 진입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새로운 주거지를 건축하면서 이익이 발생되지 않을 경우 낡은 건물을 헐거나 사들이지 않는다”며 “일부 지역에서 낡은 아파트 블록에 대한 재개발이 없는 것은 부동산 가격 문제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점에서 재개발 가능성이 아주 높은 지역으로 도시미래연구센터는 시드니 동부(eastern suburbs)와 로워 노스쇼어(lower north shore) 및 크로눌라(Cronulla) 지역을 꼽았다.
“이들 지역의 경우 재개발이 이뤄질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는 랜돌프 교수는, 모스만(Mosman)을 예로 들면서 “새로 건축하는 주거지의 가치를 높이고자 재건축 프로젝트에 안간힘을 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만큼 주거지로서 수요가 많기 때문에 재건축을 한다 해도 개발업자는 충분힌 이익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부동산 개발 로비그룹인 ‘어번 타스크포스’(Urban Taskforce)의 크리스 존슨(Chris Johnson) 대표는 이번 보고서를 반기며 “한물 간 아파트 블록의 철거는 시드니 지역 주거지 재건축 붐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기회는 엄청나다고 본다”는 존슨 대표는 “말 그대로 낡고 한물간 건물을 허물고 현대식 아파트로 대체할 아주 좋은 기회이며 각 지역마다 활기를 되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만약 개발업자에게 3층의 아파트 블록을 현대적 디자인의 6층 아파트로 재개발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그만큼 주거지 공급을 늘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존슨 대표는 조만간 개정될 재개발 관련법에서 ‘아파트 블록의 재개발을 위해서는 각 블록 아파트 소유자 75%가 동의할 경우 허용’할 것인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 규정은 아파트 블록의 모든 소유자가 개발업자에게 아파트를 판매하겠다고 동의할 경우에만 재개발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지역개발과 관련된 시민단체 ‘Save Our Suburbs’의 토니 렉세이(Tony Recsei)씨는 “고층 아파트 건설을 위해 기존 아파트 블록을 철거한다는 제안은 지역사회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민들은 고층 아파트 블록으로 인해 급격히 늘어난 주민 수, 교통체증 문제 등으로 이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가능한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신교 주택을 건설하고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기를 바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한편 NSW 대학교 도시미래연구센터는 이번 조사에 이어 주택구입 능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