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캐나다 영주권 획득 홍콩인 1210명으로 반환 이후 최대
-중국의 정치적 간섭, 경제적 영향...이민의 주된 원인
-홍콩인들이 떠난 자리에 몰려오는 중국 본토인
다수의 홍콩인이 고향을 떠나 이민을 가고 있다. 중국 중앙정부의 간섭을 피해 해외 이민을 떠난 홍콩인들의 빈자리는 대륙에서 건너온 본토인으로 채워지고 있다.
▲홍콩인은 이민을 가고 그들이 남기고간 자리에는 본토인이 몰려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3일 작년에 캐나다 영주권을 취득한 홍콩인이 1210명으로 홍콩 반환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영주권을 획득한 홍콩인이 지난 2014년에는 585명, 2015년에는 630명이었던 것에 비해 작년에는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에도 이미 660명이 영주권을 취득해 연말이 되면 작년의 수치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많은 홍콩인은 20년 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됐던 무렵에도 캐나다를 비롯한 서방국가로 이민을 결정했다. 영국에 영향 아래서 민주주의를 배우고 자유시장 경제의 중심이 됐던 홍콩에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중국이 들어오면 홍콩이 망할 것이라는 불안함 때문이었다.
그러나 중국은 홍콩에 ‘일국양제’를 약속했고 지난 20년간 홍콩 사회 전반을 안정화하려 노력했다. 따라서 이민을 선택했던 다수의 홍콩인이 마음을 돌려 홍콩으로 돌아오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하나의 중국’을 외치며 간섭을 심화하고 있는 시진핑 주석 취임 이후 홍콩 전반에서는 ‘일국양제 훼손’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왔고 이는 홍콩인의 불만을 증폭시켰다.
최근 홍콩 내에서 벌어진 ‘민주파 입법위원 자격정지’나 ‘서구룡역 일국양제 훼손 논란’, ‘대학 대자보 전쟁’ 등 크고 작은 정치적 사건은 중국 중앙정부의 간섭과 압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 자본의 유입으로 홍콩 부동산 가격이 세계 최고수준으로 폭등한 것도 기존 홍콩인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중국의 영향력이 홍콩에 확대될수록 홍콩인들은 다시금 홍콩을 등지고 이민을 떠나기로 결심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홍콩에서 캐나다로 이민을 떠난 30대 여성은 SCMP와의 인터뷰에서 “우산혁명에 많은 기대를 걸었지만 우리는 이길 수 없었다”며 “누가 홍콩의 행정장관이 되던 홍콩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아이들 교육을 위해서라도 홍콩을 떠나야 했다”며 홍콩을 떠난 이유를 밝혔다.
홍콩인들은 홍콩을 떠나고 있지만 중국 본토인들의 홍콩 유입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배우자가 홍콩 영주권을 가지면 자신도 홍콩 영주권을 취득하게 되는 제도, OWP(One-Way Permit)’에 따라 매일 100여 명의 본토인이 홍콩 영주권을 취득하고 있으며 연간 약 3만 6500명의 본토인이 홍콩으로 유입되고 있다.
홍콩 정부에 따르면 홍콩 인구 720만 명 가운데 10%에 조금 못 미치는 62만 명이 중국 본토 출신이다. 홍콩인들이 떠나버린 터전에 수배에 이르는 본토인이 몰려와 정착하고 있다.
[홍콩타임스 한병철 기자]
http://www.hktimes.co/n_news/news/view.html?no=22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