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반도핑기구 자격정지 유지는 정치적 결정”
2018 FIFA 러시아월드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결정
모스크바=김원일 칼럼니스트
국제반도핑기구(WADA)가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의 회원자격정지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은 2018 러시아 월드컵에도 악영향(惡影響)을 줄 것이라고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가 우려했다.
이즈베스티야는 17일 이번 결정이 러시아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월드컵 개최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즈베스티야 웹사이트>
신문은 “RUSADA의 자격정지는 실질적으로 이 기관과 모스크바반도핑실험실이 2018년 6월 14일부터 7월 15일까지 러시아에서 펼쳐질 월드컵 축구대회에 참가할 러시아 선수들의 도핑 샘플 채취와 분석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면서 서울회의 종료 후 리디 WADA 회장은 샘플 분석을 러시아에서 할 수 없는 것이 차기 월드컵의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전임 FIFA 부회장인 뱌체슬라프 콜로스코프 러시아축구협회 명예회장은 이즈베스티야와의 인터뷰에서 “리디 회장의 말은 근거가 있다. 다음 WADA 총회는 5월에 개최된다. 그때 RUSADA의 복권이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대회 시작 3주를 앞두고 러시아가 월드컵 기간 중 해야 할 업무량을 감당(勘當)해내도록 우리 기관과 실험실을 기술적으로 준비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외국 실험실이 업무를 담당할 것이고 그것은 로잔의 실험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술적으로 이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 말하기는 아직 어러우며 FIFA 도핑위원회가 세부사항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USADA는 2015년 11월 리처드 파운드 독립위원회 보고서 발표 이후 WADA 규정에 부합되지 않는 조직으로 규정되었다.
WADA에 따르면 러시아는 RUSADA 복권을 위한 모든 조건을 이행하지 않았다. 특히 맥라랜 독립위원회의 보고서를 인정하지 않았고 모스크바반도핑실험실의 전 대표 로드첸코프의 제보 조사를 위해 러시아연방수사위원회 증거물이인 도핑 샘플에 대한 접근권을 허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러시아가 도핑과 관련한 국가차원의 개입 혐의를 인정하지 않을 것임은 명백했다. 이는 지난해 내내 무트코 부총리, 주코프 러시아올림픽위원장, 콜로브코프 스포츠부 장관 등 러시아 체육계의 주요 인사들도 주장해 왔다. 주코프 위원장과 콜로브코프 장관은 WADA 서울회의에 참석한 후 WADA의 결정이 정치적 성격을 지니며 스포츠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며 의견을 같이 했다.
RUSADA 복권 로드맵에 어떻게 등장하게 되었는지를 상기(想起)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는 위원회의 활동 결과를 분석하고 공개적으로 그것을 반박하기 위해 리차드 맥라랜과 WADA를 제소하지 않았다. 하지만 맥라랜은 2차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어느 누구도 나의 결론에 대해 논박(論駁)하지 않았고 이는 그것들이 옳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2017년 8월 WADA는 로드맵을 발표했고 그 첫 번째 요구조항은 러시아 스포츠부와 올림픽위원회 및 RUSADA가 맥라렌 보고서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었다.
러시아 선수들을 변호하고 있는 스포츠 법률가 아르툠 파체프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법조항상의 충돌로 연결된다고 분석한다. “맥라렌은 다소 교활하게 자신의 결론이 반드시 이행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견해이자 조언이며 그 수용 여부는 결정을 내리는 기관들의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맥라렌의 주장에 반박하기 위한 법적인 대응조치를 취할 수가 없었고 그의 보고서가 적시하고 있는 혐의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판결이나 제재조치가 내려질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이미 맥라렌 보고서에 근거하여 제명당한 알렉산드르 레코프를 대표로 하는 러시아 스키선수들의 경우가 그러했다. 언제 그들이 공식적으로 대응을 시작할 수 있을지 아직 불분명하다. 11월 1일에 결정이 내려졌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인 사유를 문서로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데니스 오스발트의 IOC 조사위원회의 결정으로 러시아 대표팀은 4개의 2014 소치올림픽 메달을 잃었다. 아직 소치올림픽에 참가했던 20명 러시아선수들에 대한 조사가 계속되는 중이다. IOC는 동 위원회의 결론에 근거하여 해당 러시아 선수들의 평창올림픽 참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올림픽 챔피언출신 알렉산드르 티호노프 러시아바이애슬론연맹 위원은 “어떠한 경우에도 올림픽 참가를 거부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여러 사람이 우리가 평창올림픽에 개인자격으로 참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어느 누구도 선수들에게 올림픽에 참가하기 원하는지를 물었던 사람은 없다. 두 번이나 세계 챔피언이었던 피겨 선수 예브게니야 베드베데바의 예를 들어보자. 피겨 선수의 수명은 매우 짧아 2-3년 후 그녀는 은퇴할 수 있다. 평창올림픽은 올림픽 챔피언이 되어 역사에 이름을 남기기 위한 그녀의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수상대에 섰을 때 국가가 울리지 않는다고 미국인이라고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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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러시아 평창올림픽 참가 어려워질듯 (2017.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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