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 보험 없이 호주를 방문하는 이들의 의료비용으로 NSW 주가 낭비하는 예산이 연간 3천만 달러에 이르자 브래드 하자드(Brad Hazzard) NSW 보건부 장관이 방문자들에게 보험 가입 후 입국해 줄 것을 당부했다.
무보험 체류자들 병원비로 한해 3천만 달러 주 예산 낭비
NSW 주 보건부가 호주로 입국하는 해외 방문객들에게 ‘보험’에 가입할 것을 당부했다.
지난 31일(목) NSW 주 보건부 브래드 하자드(Brad Hazzard) 장관은 미디어 캠페인을 통해 “호주에서는 병원비가 무료라는 잘못된 생각을 가진 여행자들이 많다”면서 “개인 보험이 없는 방문객들의 응급치료 비용으로만 NSW 주 예산 가운데 한해 3천만 달러가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 보건부에 따르면 NSW 주에서만 매년 약 1만6천명에 이르는 환자들이 메디케어(Medicare) 없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관광객 환자 또는 여행자 보험 가입자들에게 청구된 진료비 1억 달러 가운데 약 7천만 달러만이 납입되고 있으며, 나머지 3천만 달러는 호주 국민들의 세금으로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중 대부분은 병실 비용이며, 또한 의족-의안-의치-보철과 같은 보건기기, 방사선 검사 서비스 및 전문의 진료비용도 포함된다.
호주에서 보험이 없는 경우 의료 서비스 비용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과거 여행자 보험을 들지 않은 한 관광객이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NSW 주의 한 응급실과 병실을 두 번 이용한 바 있으며, 이 환자에게 청구된 비용은 무려 17만5천 달러에 달하기도 했다.
또 다른 예로, 가족과 함께 호주로 여행 온 한 여성은 갑자기 몸이 아파 6개월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당시 이 여성은 여행자 보험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보험이 적용되지 않았으며, 이 여성에게 청구된 병원비는 27만 달러였다.
브래드 하자드(Brad Hazzard) NSW 보건부 장관. 사진 : aap
하자드 장관은 데이빗 콜먼(David Coleman) 연방 이민부 장관에게 ‘NSW 주를 여행하는 방문객들은 적절한 보험에 가입한 뒤 입국해 달라는 당부 메시지를 공표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자드 장관은 “NSW 공립병원은 응급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돌려보내지 않는다”며 “그러나 호주 국민들의 세금이 메디케어가 적용되지 않은 환자들의 병원비용에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상호의료서비스협약(Reciprocal Health Care Agreement)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상호의료서비스협약’(RHCA)은 해외 방문객이 호주에서 또는 타국을 방문한 호주인이 해당 국가에서 필수불가결한 의료 서비스 비용을 보장하는 제도이다. 호주는 11개 국가와 해당 협약을 맺고 있다. 이들 국가는 영국(북아일랜드 포함), 아일랜드 공화국, 뉴질랜드, 네덜란드, 벨기에,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슬로베니아, 이탈리아, 말타이다.
지난해 9월 하자드 장관은 연방과 주(state) 및 테리토리(territory) 보건부 장관들에게 서한을 보내 모든 임시 거주비자 소지자들이 건강보험에 가입하는 것을 의무화할 것을 제안했다. 장관은 이어 그해 10월 열린 ‘호주정부협의회’(Council of Australian Governments. COAG) 회의에서도 같은 사항을 안건으로 제기한 바 있다.
당시 해외여행자 업무를 담당하는 일부 커뮤니티 기관들은 해당 제안에 환영 의사를 표했으나 호주 관광산업 관계자들은 “호주로 입국하는 해외여행자들은 이미 호주 경제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며 반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현재 호주 임시 체류자들에 대한 건강보험은 학생비자와 같은 일부 비자 소지자들에게만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솅겐 지역’(Schengen Area. 국경 통제를 폐지한 유럽 26개 국가)처럼 많은 국가들이 비자 소지자들에게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다.
임시 거주 비자를 가지고 호주 내 직장에서 일하는 1명의 근로자에게 들어가는 의료 서비스 비용은 한 달에 약 120달러로, 여행자들에게 소요되는 비용보다 적은 수준이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